
홈페이지 가입 인원 수 30만명, 티모 클럽 가입 회원 수 15만명. 지난 주 스마트폰에 빠진 얼리어답터들이 아이폰4 덕에 새벽잠을 설친 것처럼 이들은 「티니위니」 가을 신상품에 열광한다.
이랜드에서 전개하고 있는 「티니위니」는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는 캐주얼 리딩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성공가도 뒤에는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15만명의 ‘티모(티니위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있다.
「티니위니」는 ‘베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키덜트 캐주얼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당초 24세가 메인 타깃이었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입는 브랜드가 되었다. 생명력 있는 캐릭터를 통해 고객들과 교감하고, 고객들은 캐릭터를 넘어 브랜드와 교감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후 애착이 쌓이면 ‘티모’에 가입하고 서로의 감성을 공유하며, 브랜드와 관련된 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게 된다.
캐릭터 개발의 힘
「티니위니」가 론칭한 해는 1997년이다. 당시에는 곰을 포함한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했다. 이랜드는 캐릭터 개발 팀을 별도 운영하면서 다수의 캐릭터를 개발했고, 곰이 가장 반응이 좋아 2001년 곰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캐릭터는 의류뿐 아니라 잡화, 액세서리로 확대되었으며, 향후 컬쳐숍, 캐릭터 비즈니스, 캐릭터 M&A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윌리와 케이트로 불리는 남매 곰 캐릭터는 매 시즌 스토리가 있고, 그 모습도 조금씩 달리해 고객들에게는 신선함을, 마니아들에게 콜렉터의 욕구를 자극한다.「티니위니」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어린이 성향의 소비를 원하는 ‘키덜트(kidult)’ 족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만나본 ‘티모’ 회원들 역시 곰돌이(회원들이 캐릭터를 부르는 명칭)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 애완동물과 같이 키우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문윤경 티모 회장은 “주위에 수많은 곰 캐릭터가 있지만 「티니위니」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들을 위한 캐릭터라는 생각인 든다”며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가방과 같은 아이템은 멀리하는 경향도 있지만 프리미엄 라인처럼 캐릭터를 즐기면서도 사회 활동에 부담이 없는 라인이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문화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코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하고 ‘자연사랑’이라는 주제로 캐릭터를 활용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당선된 작품은 상품에 반영되었고 판매 수익금은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브랜드에 대한 애착
캐릭터로 시작된 「티니위니」에 대한 관심은 차츰 브랜드에 대한 애착으로 발전되어 간다. 간담회에 참여한 회원들 중 일부는 속옷을 제외하고는 모두 「티니위니」로 구매할 정도다. 브랜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본사 측은 충성도가 높은 티모 회원들의 의견을 즉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한다.
프리미엄 라인, 아동 라인 등은 모두 티모 회원 등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지난해에는 고객 의견을 반영한 날개 하트 모양의 티셔츠가 정상 판매율 75%를 넘기며 대박을 기록했다. 당시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 역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마니아였다.
또 마니아 클럽인 티모를 통한 참여 마케팅을 활발히 실시한다. 고객을 모델을 내세우는 ‘티모스타’, 아프리카 학교건설 프로젝트, 구호키트 제작 봉사활동, 티모 큐레이터, 매장 오픈 이벤트 초청 등이 그것이다. 특히 매장 오픈 이벤트에 당첨될 경우 매장 오픈 전 쇼핑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최근 문을 연 강남점 오픈 행사에서 티모의 활동은 타 브랜드에 자극 그 이상의 것을 시사했다. 이날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미니 패션쇼를 기획하고, 동호회 5명이 자신의 콘셉을 「티니위니」 의상으로 표현하고 참석한 회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형태로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티모 회원들의 브랜드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상품을 조금씩 사 모으다 보니 콜렉터에 단계에 이르게 된다. 같은 아이템도 컬러별로 구매하게 되고, 가격택, 라벨, 사은품, 기프트 카드 등도 모으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고 있는 육소화 씨는 “트렌드가 지난 긴 바지를 짧은 바지로 리폼해 입기도 하고, 구멍난 양말은 캐릭터만 오려 방을 꾸미는데 사용한다”며 “방을 매장 처럼 꾸미고 싶다”고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회원들 간의 교감
「티니위니」는 홈페이지 가입 인원 수가 30만명에 이른다. 카페는 2002년 본사에서 만들었지만, 자체적으로 활성화되면서 5년 전부터 회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티모의 활동이 본격화된 것도 이쯤이다. 티모에는 중학생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가입되어 있다. 브랜드를 통해 같은 감성을 공유하다 보니 관심사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운영진들은 한 달에 1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정모는 본사가 주최하는 봉사활동 등이 있을 때 지원을 받아 열리게 된다.
중학교 2학년 때 티모에 가입해 대학생이 된 지금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혜리 씨는 “브랜드 이외에도 서로의 많은 부분을 교류한다”며 “진로에 대한 고민, 연애 스토리 등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
실재로 간담회에 참여한 5명의 운영진은 「티니위니」 이외에도 서로에 대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으며, 격의 없이 친해 보였다.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하다 보니 정이 쌓여간다고 했다.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모임도 건전하게 운영된다. 모임이 자연스럽게 술 자리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티모는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 운영진 중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는 회원이 있어 봉사 활동을 하거나, 매장을 방문해 상품에 대한 의견을 교류한다.
특히 봉사 활동은 티모엔젤스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티모엔젤스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10~20대까지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티모엔젤스는 서울 숲 가꾸기, 에코 리더스 캠프 등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김양민 기자
ky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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