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의 캐주얼 가을 MD개편은 메가숍 전략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를 개발하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방법이 ‘메가화’ 전략이다.
특히 지난 3월 부산 본점 멀티플라자를 메가숍으로 리뉴얼해 재미를 본 롯데가 이 전략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각 백화점들은 MD 개편을 앞두고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경기침체와 패션시장 흐름 변화에 따라 장기간 이익을 내지 못하는 브랜드가 늘면서 중단. 부도 브랜드가 속출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담당 바이어들은 볼륨을 유지하면서 부진 매장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층에 30∼40개 브랜드가 조밀하게 늘어서 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20개 가량 브랜드가 실평수 25∼50평에 이르는 대형으로 입점했다. 주위의 우려와 달리 개점 첫 달에 「리바이스」가 5억원대, 「엠엘비」가 4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확실한 바람몰이를 하며 지역 명소로 떠오를 만큼 효과를 봤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성공을 믿고 메가 전략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롯데 부산은 이미 주변 상권에서 랜드마크로 불릴 만큼 확실한 집객력을 자랑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기반이 충분했지만 전국 대부분의 상권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들도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설비용만 6천∼7천만원, 경우에 따라 1억원이 넘게 들 정도로 부담이 크고 매출부진에 따르는 압박은 오히려 이전보다 클 게 뻔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메가화 움직임과 더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경향은 기존 중저가 브랜드와 차별화된 브랜드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다.
패션 소비의 질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하나의 메가 트렌드에 지배받지 않는다. 다양한 자기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어디에가도 볼 수 있는 구성보다 백화점별로 상권 특성에 맞는 색깔을 분명히 해야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대 중후반 소비자들이 패션 소비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몇몇 브랜드가 발빠른게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지엔코의 「엘록」이 ‘테일러링 캐주얼’을 표방하며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MK트렌드의 「앤듀」도 같은 개념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지엔코의 「서스데이아일랜드」, 쌈지의 「쌤」 등은 이미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시장에 자리잡았다.
기존 중저가 캐주얼보다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확실한 브랜드 색깔을 바탕으로 저가 캐주얼 이미지를 벗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진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에서 가장 빠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분야가 캐주얼인 만큼 백화점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 효율을 높이는 정책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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