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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왼쪽)와 베르사체의 2025 봄/여름 컬렉션 |
이탈리아 럭셔리 그룹 프라다가 카프리 홀딩스가 소유한 라이벌 베르사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사실 콜라보레이션은 럭셔리 업계에서 데세다. 실제로 LVMH의 펜디는 3년 전 베르사체와 협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일명 '프라다체(Pradace)'로 불리는 프라다와 베르사체의 협업은 현재까지는 디자인과 함께 해야 하는 관계 중 하나다.
프라다가 지아니 베르사체가 설립한 유서 깊은 이탈리아 하우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카프리는 지난해 10월 태피스트리에 85억 달러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법원에 의해 저지되고 두 회사가 이탈리아 LVMH가 되려는 계획을 포기한 이후 어려운 미래에 직면해 있다. 현재 카프리는 베르사체를 매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8년 마이클 코어스 소유주가 베르사체 가문과 소수 주주인 블랙스톤 그룹으로부터 브랜드를 인수했지만, 이러한 자산이 시장에 나오는 경우는 여전히 드물다. 베르사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즉각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 중 하나다.
한편 프라다는 현재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라프 시몬스가 합류한 미우치아 프라다의 창의적인 비전에 최고 경영자 안드레아 구에라가 이끄는 최고 경영진이 힘을 보태면서 놀라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최고급 고객 서비스 등 명품 판매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부분들이 개선되었다. 여기에 쿨 걸 스타일의 대명사가 된 프라다의 자매 브랜드 미우미우의 성공까지 더해져, 프라다는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이 꿈꿀 수 없는 매출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추정치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4년 매출은 54억 유로(약 8조 960억 원)로, 여전히 케어링의 구찌보다 30% 정도 작다.
올해 8억 4,600만 달러(약 1조 2,322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베르사체를 추가하면 프라다가 경쟁사에 근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미우미우의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할 경우 추가 수익원은 유용할 것이다.
프라다는 우아한 의류로 유명하며, 의류는 여전히 베르사체 비즈니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 동력인 핸드백과 신발 분야에서 프라다의 강점은 베르사체의 가죽 제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 이는 아직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베르사체의 가죽 제품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두 이탈리아 브랜드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이 조합은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꽤 많다. 카프리는 2018년에 베르사체에 21억 달러(약 3조 587억 원)라는 거액을 지불했다. 처음에는 매출이 확대되었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올해 3월까지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명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베르사체는 전 버버리 그룹 CEO인 조나단 아커로이드의 지휘 아래 다시 안정을 되찾았지만, 시간과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베르사체의 화려함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룩이 아니기 때문에 프라다는 화려한 럭셔리가 다시 돌아오기 전에 이 부문을 발전시킬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중한 업무는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성공을 지속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 주니어 브랜드는 이미 LVMH가 크리스찬 디올 꾸뛰르의 매니징 디렉터로 영입한 베네데타 페트루조 CEO가 없는 미래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프라다는 미우미우에서 남성복을 선보이는 등 다른 기회도 있다.
프라다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마지막 인수 활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999년에 질 샌더와 헬무트 랭을 인수했지만 7년 후 이를 매각했다. 오늘날 프라다는 매우 다른 회사가 되었지만 다시 확장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베르사체의 화려한 스타일은 프라다의 미니멀리즘 시크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미우치아 프라다의 창의성과 베르사체의 이탈리아의 화려함, 놀라운 아카이브가 결합하면 패셔니스타들의 침샘을 자극할 수 있다. 프라다는 질 샌더와 헬무트 랭처럼 지나치게 비슷한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브랜드와 상호 보완적인 회사를 추가함으로써 더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미학을 혼합하면 옷장이 오작동할 위험도 있다. 그렇다면 지난 30년 동안 지아니의 유산을 관리해 온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어떤 위치에 적합할까?
다른 럭셔리 브랜드가 베르사체를 눈여겨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CEO는 몽클레르에 대한 투자에서 알 수 있듯이 턴어라운드 상황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베르사체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발렌티노의 대주주인 메이훌라나 사모펀드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케어링은 발렌티노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지만 구찌의 회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베르사체가 다시 살아날 여지는 있다. 하지만 프라다는 아니다.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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