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요. 패션업계에 타격은 물론이고 영세한 국내 디자이너들은 어떻게든 살 길을 찾고자 국내외를 동분서주하죠. 저도 회장이기 이전에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어요. 취임 이후 저희 연합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CFDK)의 3대 회장으로 선출된 송지오 디자이너는 임기 2년 동안 이뤄나가야 할 목표를 설정해나가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올해 설립 4년째로 340명의 디자이너들이 소속돼 있다.
송 회장은 신진 디자이너부터 경력 10년차 이상 베테랑 디자이너들까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하나로 모아 정부, 단체와 진행하는 패션 사업에 의견을 전달하고, 개선점을 함께 고민한다. 디자이너가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면서 지치지 않도록 독려하는 것 또한 하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세계적인 인재를 많이 배출하고 있어요. 디자이너 지원자의 대다수는 해외 디자인스쿨을 졸업해 ‘아르마니’ ‘랄프로렌’ ‘알렉산더 맥퀸’과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온 학생들이죠. 그 중 일부만 자신의 이름을 건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고 디자이너만의 리그를 넘어 글로벌 기업, 국내 대기업 사이에서 치이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당장 팔릴 옷만을 생산하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인거죠.”
디자이너들의 현 상황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송 회장은 K-패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CFDK는 디자이너 활동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패션산업의 발전 방향도 모색 중이다.
그 일환으로 그는 해외 컬렉션과 선진 비즈니스 사례들을 연구 중이다. 서울 컬렉션과 패션코드로 K-패션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현재 서울 컬렉션의 경우 CFDK가 공동 주관을 하고 있진 않지만 진행에 적극 개입해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컬렉션의 표면적인 부분만 모방하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비즈니스가 이뤄져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최대의 수혜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발전하는 게 목표다.
이러한 목표로 다음 시즌 패션코드도 기획하고 디자이너패션산업 발전기금 마련을 위해 행사도 진행했지만 재원이 목표한대로 쓰일지, 방안에 현실가능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CFDK가 재작년부터 경기도, 포천시와 함께 ‘K-디자인빌리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그 목적과 방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빌리지’를 기반으로 타운이 활성화되고 디자이너를 위한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면 CFDK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겠지만 저마저도 계획과 목적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고 있어요. 단체가 이권개입이 될 경우 논란의 여지가 많고 우선 회원사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구체적으로 방향이 잡히게 되면 그 가능성을 다시 판단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는 디자이너 패션산업에 CFDK 존재의 유무가 달려있기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K-패션의 이슈를 강화하고 디자이너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모색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다.
“모두들 K-패션에 대해 말하지만 현 실정은 단순히 한국 디자이너가 보이는 패션,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요. 드라마, 영화 등의 미디어를 통한 한류 열풍으로 K-패션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을 뿐 영향력이 미미하죠.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K-패션을 만날 수 있고 젊고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국내 디자이너들이 많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또 그런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CFDK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주관한 패션코드 2016 F/W는 패션쇼와 함께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비즈니스 장을 구성했다. |
패션코드 2016 F/W |
이연희 기자
lyh@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