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정신에 맞고, 고객이 행복한 세상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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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상현 대표, ‘플라잉타이거’ 도입으로 라이프스타일 마켓에 도전

2016-08-23 오후 3:09:46


도상현 위비스 대표가 덴마크의 디자인 스토어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을 도입하면서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심겨울 기자


도상현 위비스 대표가 또 한번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베이직하우스'를 공동 창업하면서 캐주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도 대표는 10년 전 "내가 잘하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야한다며 '지센'을 출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그는 덴마크의 유명 디자인 스토어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이하 플라잉타이거)'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마켓에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만약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만 했다면 절대로 못했을 선택이죠. 전혀 경험이 없는 영역에 뛰어드는 거니까요. 하지만 '내가 뭘 잘하는 것' 보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지금 시대 정신을 읽어내고 그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오는 26일 '플라잉타이거' 1호점 연다

'플라잉타이거'는 인테리어 소품, 가정용품, 장난감, 취미용품, 파티용품, 스낵, 전자제품, 패션 액세서리 등 다채로운 아이템 3000여 가지를 선보인다. 1인 가구부터 가족 단위 고객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키는 데다 1달에 1000여 가지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플라잉타이거' 매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객 만족도가 높다.

위비스는 국내 300여 개 경쟁사를 따돌리고 '플라잉타이거'의 국내 전개권을 따냈다. 2년 여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이 회사는 오는 26일 서울 롯데 영플라자 명동점에 '플라잉타이거' 국내 1호점을 오픈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국내 1호점은 롯데 영플라자 명동점 1층 절반에 가까운 약 330㎡(약 100평) 규모로 선보여진다. 또 오는 9월 2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2호점을 열며 연내에 약 4개의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도 대표 입장에서 보면 어려운 시기에 큰 결단을 내린 셈이다. '플라잉타이거' 도입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다. 이 브랜드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브랜드이기에 입찰 과정도 쉽지 않았고, 출시 시기도 예상보다 늦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 대표의 표정에서는 긴장감보다는 기대감과 여유가 넘쳐 흘렀다. '플라잉타이거' 론칭을 준비하면서 그에게 많은 변화가 일었던 모양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플라잉타이거'. 1주당 2~3개꼴로 신규 매장을 열고 있으며, 660번 째 매장을 한국의 서울로 택했다.

◇ 수평적 관계를 통해 창의력 높여

"재스민 어디갔니? 재스민 좀 오라고 해. 제이랑 제인도 부르고."
인터뷰를 진행하려 하자 도 대표는 직원들부터 찾았다. 그런데 부르는 호칭이 좀 색다르다. 직원들을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부르는 것이다. 게다가 뒤에 붙여 부르던 직함과 존칭어도 사라졌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도 대표는 '플라잉타이거'를 준비하며 직원들 호칭부터 바꿨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별명을 부를 것을 권했다. 그는 이왕이면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이름인 '존 코너'로 불렸으면 좋겠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달라진 호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위비스의 조직 관계는 수평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나이나 직급, 소속 부서에 상관없이 자유스럽게 의견을 제시하고 브랜드 운영에 반영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주저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변화한 조직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변화의 시작은 '플라잉타이거'를 론칭 준비에 착수하면서 부터였다. 물론 처음부터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아이템 넘버 매뉴얼을 요구하자 덴마크의 헤드쿼터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노 매뉴얼'. 스타일별, 컬러별로 상세하게 분류해 관리하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재차 요구해도 답은 같았다. '규칙을 정해버리면 틀에 갇혀버린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결국 직원들은 모두 모여 상품 카드를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아이템들을 어떻게 분류할 지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선 것이다. 초록색의 연필은 노트와 함께 스테이셔너리 카테고리에 포함시킬 수도 같은 계열의 아이템과 묶을 수도 있다. 절대적인 답은 없다.

"어제도 직원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했어요. 왜 덴마크 헤드쿼터와 우리(SC: 서포트 센터)의 사고 방식이 다를까. 그 친구들이 말하더군요. 그들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실존주의'에서 기인한 것 같다고. 예를 들어 하나의 영화를 보고 누구는 좋았다고 또 다른 이는 별로였다고 평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누구의 의견이 맞고 그르다 말할 수 있을까요?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고 한 번 해보는 거에요. 그러면 더 좋은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죠."

'플라잉타이거'에서는 16가지 카테고리의 3000여 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플라잉타이거'는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장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29개국에 진출했으며, 최근 몇 년간은 1주당 2~3개 꼴로 신규 매장을 오픈했을 정도다. 그런 그들이 660번 째 매장으로 한국의 서울을, 파트너사로 위비스를 택했다.

"왜 위비스냐고요? 아이고, 안그래도 그 질문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플라잉타이거'가 위비스를 파트너사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묻자 도 대표는 손사래부터 쳤다. 하지만 세간이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자금 두둑한 대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회사들이 입찰에 뛰어들었고 결국 '플라잉타이거'의 손을 잡은 것은 위비스다.

도 대표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플라잉타이거'가 내세우는 기업의 가치가 'Make People Happy'입니다. 그리고 위비스의 슬로건이 'Make Happy Time' 이지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양사의 밸류를 쭉 나열해봤더니 교집합니 꽤 많더라고요.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데서 일맥상통하는 거에요."

함께 자리했던 권지혜 씨도 설명을 보탰다. 헤드쿼터 관계자들과의 저녁 식사를 가졌는데 그들이 도 대표가 직원들을 스스럼 없이 대하는 모습, 직원들의 밝은 표정, 그리고 에둘러 말하기 보다는 원하는 바를 간결하고 강하게 어필하는 도 대표의 화법을 인상깊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지센' '컬쳐콜'  '지스바이' 등 다수의 브랜드를 프랜차이즈 및 직영점으로 전개한 이력을 보고 유통을 잘 전개해줄 거라 기대감을 품었다는 후문이다.

"내가 '베이직하우스' '지센' '플라잉타이거'를 선택한 기준은 같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그리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였거든요. 특히 '플라잉타이거'는 제게 브랜드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 브랜드는 '내가 원하는 세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자비에르 비달 '플라잉타이거' CEO는 권위의식을 내세우지 않았으며, 직원들은 상호간 존중했고 그 겸손한 태도는 고객들에게도 닿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리더의 상이었죠."

'직원도, 고객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는 도상현 위비스 대표. 확신에 찬 도 대표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자비에르 비달이 그에게 손을 내민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그에 방에 '지시보다는 존중', '방임보다는 책임', '통제보다는 자율과 창의'를 메모해두고 실천해 가는 도 대표의 모습에서 그의 세번째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직원도, 고객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는 도상현 위비스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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