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서글한 외모, 재치 있는 말투의 이정찬 과장. 그는 “대학 재학 시절에는 리테일 MD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리테일 MD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입사했던 뉴코아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가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먼저 상품을 기획할 줄 알아야겠다”는 점이었다. “소재 기획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물론 ‘감각’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감각을 훈련시키고 계발하려는 ‘마인드’, 그리고 폭넓고 원만한 대인 관계, 시장을 보는 눈, 영어 실력 등의 ‘도구’다.” 이 과장은 “내가 맡고 있는 「피에르가르뎅」 「파코라반」과 같은 신사복 분야에서는 실루엣과 디테일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소재’가 더 중요하다”며 소재 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신사복 시장 전체가 침체기라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체만으로도 큰 만족을 느낀다”며 활짝 미소를 짓는다. 패션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 “앞으로는 패션에 대한 전문 지식을 지닌 사람의 역할이 더 커지고 활동 영역 또한 넓어질 것이다. 단순히 의상디자인을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패션이라는 커다란 전체를 볼 줄 아는 시야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를 다닐 때 패션 전반에 대한 기초를 튼튼히 해놓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충고를 잊지 않는 그. “9년 정도 계속 이 일을 하다보니 점차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며 “대학원에 진학해 디자인 계통으로 더 공부를 할 생각”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