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흔히 브랜드 시대라 부를 정도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브랜드와 마주한다. 특히 브랜드의 천국인 백화점에는 매 시즌 마다 새로운 브랜드들이 고객들에게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다양한 브랜드만큼이나 이름 안에 들어있는 의미 또한 천차만별이다. 최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판매 직원들의 상품 설명능력을 키우기 위해 의류와 잡화 상품군 500여개 브랜드의 어원을 담은 ‘브랜드 사전’ 을 발간했다. 브랜드 사전에 따르면 「파카」 는 두산그룹이 만든 우리나라 첫 화장품 「박가(朴家)분」 의 영문표기에서 따온 것이다. 「샘소나이트」 는 성경에 나오는 삼손처럼 튼튼하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해외 화장품 브랜드 「SK-Ⅱ」 는 맑고 투명한 피부 를 위한 ‘비밀의 열쇠’ (Secret Key)의 줄임말에 20년이 넘은 장수 브랜드라는 의미의 Ⅱ를 붙였다. 「지오 다노」 는 홍콩 본사 사장이 여행중 들른 식당 이름에서 따왔다. 가격에 비해 음식의 맛과 질, 서비스가 훌륭한 것이 자신이 추 구하는 브랜드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본뜬 것이다. 「까르뜨 블랑슈」 는 불어로 백지 수표라는 뜻인데 당신의 패션을 책임진다는 의미. 「까르벤정」은 디자이너 정영자씨가 유학했던 프랑스 지명을, 「부르다문」은 대표가 젊을 때 즐겨보던 독일 패션잡지 이름을 각각 딴 것이다. 의류 브랜드 「닥스(DAKS)」는 DAD(아버지)와 SLACKS(바지)를 합성한 것이고, 신발 브랜드 「닥터 마틴」은 신발을 개발한 박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아동복 「빈」은 세자빈에서 나온 말로 고객에 대한 극존칭을 담은 것이며 유아동복 「무냐무냐」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뭐야뭐야’ 라는 말에서 착안해 지은 것이다. 「MCM」도 창시자인 미하일 크라머(Michel Cromer)와 그의 고향 뮌헨(Munich)을 합친 이름으로 시작해 한국 기업 성주그룹에서 인수하면서 모던 크리에이티비티 뮌헨(Modern Creativity Munich)으로 바꾸었다. 또한 「MCM」은 로마 숫자로 ‘1900’을 뜻하는데 이는 전세계에 현대식의 여행과 이동성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던 시기이며, 로고도 승리를 뜻하는 월계수로 꾸며져 있다. 「몽블랑」은 불어로 흰산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에 속한 알프스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를 지칭하는 이름 때문에 프랑스 브랜드로 오인받기도 하지만, 몽블랑은 독일 만년필의 장인 브랜드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르꼬끄스포르티브」. 르꼬끄는 불어로 수탉이라는 뜻이다. 갑자기 브랜드 이름에 왠 수탉? 이유는 수탉은 프랑스 국조이며, 프랑스의 123년 된 전통 브랜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국기의 3색을 이용한(붉은색, 파란색, 흰색) 수탉인형으로 매장을 디스플레이하는 것도 르꼬끄 매장의 특징이다. 또한 스포츠 브랜드 「SS311」의 SS는 식스데이 스포츠의 약자이며 311 숫자는 1년중 일요일을 뺀 나머지 일수를 얘기한다. 즉 언제나 스포츠를 즐기는 매니아들을 위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이라는 뜻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은것이다. 또한 많은 디자이너 및 창업자들이 딸의 이름을 브랜드로 짓기도 한다.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는 유명 구두 브랜드인 「세라」는 해당 구두업체의 사장 의 딸 ‘박세라’씨의 이름을 따라 지은 이름이며, 세계최고의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도 창업자의 손녀딸 이름이다. 「프랭키B」도 디자이너인 다니엘 클락의 딸인 프랭키와, 평소 나비(Butterfly)를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특성상 나비의 앞자인 B를 합쳐서 「프랭키B」가 탄생한 것이다. 「1492miles」는 1492년도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년도에 Miles이라는 거리 개념의 뜻을 붙여서, 신대륙 발견처럼 젊음을 향해 달린다는 뜻을 내포한 브랜드이다. 캐주얼 스포츠룩 브랜드인 「A6」는 복사용지에서 힌트를 얻었다. 톡톡튀는 제품 컨셉을 한번에 담을 이름을 찾으려 이 자료 저 자료 복사기 앞에서서 복사하던중 복사용지의 대명사처럼 불려지는 A4용지대신, 규격의 틀을 벗어난 A6용지를 만들어낸 것. 상상속의 용지이지만 개성이 넘치는 제품의 이미지를 복사하기엔 안성맞춤이었던 것. 인기브랜드 「나프나프」는 돼지의 꿀꿀거리는 소리를 표현하는 프랑스 의성어로 발랄하고 자유로운 제품 컨셉을 돼지의 꿀꿀거리는 소리에서 찾았지만 브랜드명을 "꿀꿀"로 지을 수는 없었다. 꿀꿀의 분위기를 멋있게 살려줄 단어를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프랑스말에서 찾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