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대 직장인 김아무개 씨는 최근 사무실에 앉아서 수제화를 맞췄다. 웹사이트에서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을 입력한 후 전화를 받고 약속을 정한 후, 담당자가 직접 김 씨가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발사이즈를 측정해갔다. 며칠 후 정성스레 포장된 김 씨 발에 딱 맞는 맞춤 수제화가 사무실에 배달됐다.
30~40대 남성들의 정장 구두 구매 풍경에 새로운 장면이 추가됐다. 사이즈를 알고 있는 가족에게 부탁을 하거나, 직접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는 일반적인 풍경에, 사무실이나 집에 앉아서 발사이즈를 잰 후 택배로 신발을 받아보는 모습이 더해진 것. 이러한 새로운 장면의 연출자는 바로 찾아가는 맞춤 수제화 서비스 ‘맨솔(Mansole)’이다.
‘맨솔’은 남성을 의미하는 ‘Man’과 구두 밑창을 의미하는 ‘Sole’의 합성어. 스타트업 기업 유아더디자이너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유통 플랫폼 사업이다. 이는 발 치수를 재는 ‘맨솔’의 전담 솔맨(sole man)이 직접 집이나 사무실로 찾아가 발길이, 둘레, 너비, 발등 높이 등의 사이즈를 재고, 구두 장인이 수제화를 제작해 배송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맨솔’ 홈페이지에 연락처 등을 입력하고 서비스를 신청하면 곧 전담 솔맨이 연락을 준다.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는 솔맨은 발 사이즈 측정은 물론 원하는 디자인의 샘플을 가지고 찾아간다.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현재 ‘맨솔’이 서비스하고 있는 주력 디자인은 요일별로 콘셉을 달리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월’ ‘화’ ‘수’ ‘목’ ‘금+주말’ 5종의 요일시리즈 제품과 매달 1종씩 추가되는 월 시리즈의 ‘1월’ 제품 등 총 6종. 이를 기본으로 다양한 컬러와 200가지가 넘는 고급 소재를 활용해 폭넓은 구두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주문한 모든 수제화는 30년 이상 경력의 성수동 구두 장인이 직접 제작한다. 완성 후 출고되는 제품에는 구두를 제작한 구두 장인의 사인이 담긴 편지형식의 품질 보증서가 동봉되어 소비자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맨솔’은 서비스를 개시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은 지난 2월에 이미 서비스 이용자가 3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2달여 만에 재구매 고객까지 나타나고 있을 정도.
현재 ‘맨솔’의 찾아가는 맞춤 수제화 서비스는 서울, 성남 판교 지역에 한해 실시 중이다. 하지만 지방은 물론 라오스, 싱가포르, 미국 등의 지역에도 이미 ‘맨솔’ 고객이 있다. 여행이나 출장 등 서울에 방문할 일이 있는 해외 고객에게는 스케줄에 맞춰 솔맨이 숙소 등에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마저도 곤란한 고객에게는 맞춤 수제화 제작에 필요한 수치 재는 법을 안내해 고객이 직접 측정한 데이터를 제공받아서 제품을 제작해 보내주고 있다.
박기범 유아더디자이너 대표는 “현재 수도권 일부에서만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지만 ‘맨솔’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니즈는 글로벌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국내 각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해외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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