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개성공단 소싱’
가+
가-
중국·동남아 환경 갈수록 악화…최적의 내수 소싱처 평가

2013-12-10 오전 9:58:10

123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개성공단 전경. 이 중 섬유 패션기업은 72개사에 이른다.



개성공단이 내수 패션기업 최적의 소싱처로 재평가 받고 있다.


공단 폐쇄라는 극단적 조치 이후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중순 재가동에 들어간 개성공단은 ‘남북교류와 협력의 장’이란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많은 장점을 지닌 곳이다. 무엇보다 월 평균 인건비가 150달러 내외로 낮을 뿐 아니라 서울에서 거리가 가까워 원부자재 조달이나 생산 제품 반입을 위한 물류비가 적게 들고 단납기 소량 다품종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동남아 지역은 대량 오더 봉제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는데다 습도가 높아 옷이 후줄근 해질 우려가 있는 등 스마트한 제품 생산에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 많다.


◇ 물류·인건비 싸고 손재주 좋아


패션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등 생산 코스트가 상승하면서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의 소싱이 갈수록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우선 말이 통하고 손재주 좋고 근면성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탁월한 개성공단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개성은 근로자 인원 변동이 없어 완성도 있는 제품 생산에 적합한 숙련공으로 양성이 가능해 국내에서는 이미 단절된 봉제 기능공의 맥을 이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한·미 FTA 후속 조치로 역외 가공지역으로 인정되면 ‘made in Korea’를 부착할 수 있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또 개성공단이 활성화 되면 대구 섬유산지의 원부자재 업체에게 동반 상승효과가 나타나 이 지역의 수익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소싱 여건이 유리한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연 후 입주 기업의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지지부진하자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먼저 지난 2일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을 위해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토록 전자출입체계(RFID) 설비 공사에 착수했다. 또 인터넷 연결을 위한 남북 당국자간 교섭에 나서는 한편 근무 직원의 휴대폰 소지도 허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의류協, 개성공단 방문단 파견


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의류산업협회(회장 최병오)는 관련 업계의 인식 변화를 위해 지난 5일 개성공단 방문단을 구성, 산업 시찰을 다녀 왔다. 내수 브랜드(형지·GSGM·파크랜드 등)와 수출 밴더(군자·팬코·태평양물산 등), 인터넷 쇼핑몰, 봉제 업체 포함 42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은 개성공단의 생산 시설, 가동 현황 등을 둘러본 후 현지에서 비즈니스 오더 수주 상담회를 가졌다.


방문단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개성공단은 입지적 여건이 좋고 품질관리에 용이할 뿐 아니라 해외 소싱처 보다 낮은 임금 등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충분하다”면서 “현지 생산 여건과 발전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입주 기업과의 상담회를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눈 의미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신규 진출 하려는 곳도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기존 입주 기업 한 곳과 공장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세정은 봉제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협회는 이번 방문단 파견이 성과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개성공단 시찰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북핵 문제가 걸려 있는 개성공단이 여전히 불안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미국·중국 등 주변국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누구도 개성공단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장담 어렵지만 또다시 폐쇄는 없을 듯


그러나 살얼음판을 걷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옥동자’로, 남한은 ‘평화의 마중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앞날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과거 천안함 폭침 사태나 연평도 폭격 때도 개성공단은 가동을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단언할 수 없지만 개성공단에서 연간 9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이 또다시 폐쇄라는 극단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한 예로 지난 9월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북한 당국이 잘못을 뉘우쳤던 모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북한이 14개 지역을 산업특구로 지정한 것을 보더라도 그들의 대외 전략이 개방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우현 기자
wh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