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핸드백 브랜드들이 면세 유통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과 해외 여행을 즐기는 국내 고객이 늘면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면세점이 매출 신장까지 거듭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면세 시장은 백화점 부진에 따른 새로운 돌파구”라며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규모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면세점 브랜드=비싸고 좋은 브랜드’라는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할 수 있다는 점도 면세 유통의 이점으로 꼽혔다. 또 “좁고 한정적인 공간에서 많은 브랜드가 구성되는 곳이 면세점인데, 새로 입점하려는 브랜드는 갈수록 늘기 때문에 앞으로 브랜드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면세 유통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MCM’.
국내 주요 면세점 19곳을 운영 중인 ‘MCM’은 올해 면세점 매출액만 무려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업계를 주목시키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80개의 매출액과 비슷한 액수다. 롯데 소공동 면세점에서만 한 달 매출액 50억원을 올린다. 올해도 매월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제이에스티나’는 인천공항 면세점 한 매장에서만 지난달 매출 3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잠실점, 코엑스점, 부산점, 제주JDC면세점 등 6곳의 국내 핸드백 면세 매장 모두 매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달 롯데 소공동 본점과 신라 서울점을 연달아 오픈하며 핸드백 부분의 면세점 진출을 본격화한다. 또 신라 제주점도 연내 입점할 계획이다.

동시에 해외 면세 비즈니스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내년 1/4분기에 베이징 공항, 상하이 공항 등 6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오픈한 하이난 산야면세점은 월 1억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정일 ‘제이에스티나’ 핸드백 사업부장은 “앞으로 더 매장을 늘리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 뒤 면세점 사업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까또즈’는 상반기 면세점 매출액이 10%(30억원) 늘어난데 이어 지난달까지 전년대비 면세점 매출이 12% 신장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이며, 올해 3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15개 매장을 운영 중인 ‘루이까또즈’는 내년 신라 제주, 롯데 제주 등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 많은 제주도에 면세 매장을 열 계획이다. 면세점 전용 상품을 늘리고, 특히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백팩, 맨즈백 등을 개발해 판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빈치스벤치’도 면세 유통에 뛰어들었다. 이 브랜드는 지난 9월 롯데 소공동 본점에 이어, 지난달 신라 서울점을 오픈했다. 연내 추가 오픈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면세 비즈니스를 점차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빈치스벤치’는 디자인부터 컬러와 소재 등 중국 고객을 위해 모든 것을 맞춘 면세 전용 가방, 지갑 등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재숙 에스제이듀코 해외사업본부 DF팀 팀장은 “‘빈치스벤치’는 면세 시장에 진입한 지 이제 2개월 차, 브랜드 입지를 다지면서 국내 주요 면세점부터 차근차근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롯데면세점이 ‘국내 잡화 브랜드를 후원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 밝혀 화제를 모았다. 롯데면세점 측은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해 정식 입점과 시장 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팝업스토어에서 판매 추이를 분석, 디자인과 제품 구성 등 마케팅 전반을 조언해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년간 국내 브랜드 46개를 매장에 소개했고, 매출액은 작년보다 40%나 늘었다.  또 올해 국산 브랜드 매장 면적을 80% 가량 넓혔고,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힐리앤서스’ ‘뽐므델리’ 등 국내 잡화 브랜드가 연달아 소공동 본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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