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력을 갖춘 홀세일 브랜드들이 내셔널 브랜드 대형 매장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바이크 리페어 숍」 홍대점. |
# 친구와 함께 홍대를 찾은 박성하(19)양은 새로 생긴 「바이크 리페어 샵」 플래그십 스토어의 세련된 외관에 끌려 매장으로 들어갔다.
옷은 물론 신발, 문구, 비누, 가구 등 다양한 아이템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박양은 “인테리어도 예쁘고 여러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도 자주 들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홀세일 브랜드로 알차게 채운 대형 매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 6, 7월에 오픈한 「바이크 리페어 샵」 「시리즈」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330㎡이상의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이 두 매장은 편집숍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홀세일 브랜드를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의류, 잡화, 액세서리부터 가구, 문구, 아로마용품, 세탁용품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친 상품을 총망라해 소비자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러한 편집형 매장이 등장한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소비자들은 지난 몇년간 글로벌 SPA 브랜드의 대형 매장을 경험해오며 넓고 쾌적한 쇼핑 환경과 다양한 상품에 익숙해졌다.
이런 흐름에 따라 패션업계에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매장 대형화가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한동안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했다. 주로 66~99㎡ 규모의 매장만을 운영해왔던 터라 대형 매장에 대한 운영 경험과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홀세일 브랜드의 도입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대책안 중 하나다. 패션업계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숍이 과연 실질적인 매출 증대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리즈」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매출 추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집객력은 확실히 높은 편”이라며 “특히 특정 홀세일 브랜드의 아이템을 직접 보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꽤 많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매장의 신선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홍대의 新 랜드마크「바이크 리페어 샵」
2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바이크 리페어 샵」은 패션 거리인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하얀벽과 원목의 조화가 도드라지는 이 매장은 전체 5개 층 690㎡ 규모의 콘셉 스토어다. 현재는 3개층을 스토어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곳은 「바이크 리페어 샵」의 제품과 함께 16개의 홀세일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영국 슈즈 브랜드 「목스」, 플립플랍으로 유명한 「하바이나스」, 독일 필기구 브랜드 「라미」, 미국 디자인 노트 「필드노트」, 가구 브랜드 「아놀드 서커스 스툴」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윤성호 제일모직 「바이크 리페어 샵」 팀장은 “대학생들의 젊음과 트렌디함이 공존하는 홍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다양한 문화를 담아내는‘시리즈 코너’
「시리즈」는 이태원에 플래그십 스토어 ‘시리즈 코너’를 열었다. 「시리즈」를 비롯해 셔츠 라인인 ‘셔츠 바이 시리즈’, 업사이클링&리디자인 브랜드 「래코드」로 구성했다. 여기에 「시리즈」에서 직수입한 다양한 해외 브랜드와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 「굿핸드 굿마이드」, 아로마 멀티 브랜드 「레흐」 등이 함께 갖추었다.
‘시리즈 코너’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섹션은 팝업스토어다. 첫 번째 팝업스토어의 주인공이 된 것은 아이콘 서플라이다. 「허쉘」 「클레이」 「마샬아티스트」 「꼬떼씨엘」 등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이 회사는 여름 시즌에 맞춰 ‘서핑’을 테마로 꾸몄다. 이 공간은 매월 다른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며 차기 브랜드로는 현재 뷰티, 가죽 소품 전문 브랜드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9월부터는 문화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현재 김남규 앙상블 플래시 공연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캠페인팀 공연 등을 준비 중이다. 한경애 「시리즈」 상무는 “‘시리즈 코너’는 편집형 브랜드로 출발했던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신개념 스토어”라며 “매월 팝업스토어에 다른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여 고객들에게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패션과 문화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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