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브랜드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장기 불황과 변덕스런 날씨탓에 대부분의 브랜드 매출이 30%가량 하락했지만 자기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을 펼친 브랜드들은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스크」와 「폴햄」은 비수기인 지난 8월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오다노」 「티비제이」 등 볼륨 브랜드도 트렌디한 아이템을 적절히 섞어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관된 홍보와 전략 아이템으로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트렌디한 아이템을 적시에 출시하는 등 전략적인 상품기획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폴햄」은 지난 8월 10개 매장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강남역 매장은 2억5천만원어치를 팔았고, 롯데 부산점도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냈다. 현대 신촌점에서는 1억2천2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유니섹스캐주얼 중 선두에 올랐다. 8월 오픈한 매장을 제외하면 전체 매장의 1/4이 1억원을 넘긴 셈. 이 달에는 충장로, 청주, 목동 현대, 롯데 잠실 매장이 합류해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부장은, “보통 8월에는 평월보다 30% 가량 매출이 떨어지는데, 우리는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매출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팔 티셔츠를 가을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변덕스런 날씨와 맞물려 매출을 극대화시켰다. 티셔츠에 이어 가을상품으로는 트렌디한 재킷과 데님, 미니스커트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폴햄」은 올 가을 슈퍼바이저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해 효율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이미지관리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애스크」도 8월 마지막 주말 이틀 간 70개 매장서 6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9월 첫째주 주말에는 75개 매장서 8억5천만원어치를 팔았다. 「애스크」는 백화점 매출이 특히 높은 편. 9월 8일까지 집계된 매출에 따르면 38개 백화점 매장 중 33개 매장이 1위를 달리고 있다. 명동점과 인천 신세계는 주말 매출 3천을 넘겼으며 동성로, 롯데 부산, 영플라자, 청주점 등 6개 매장도 주말 이틀 간 2천만원어치 이상을 팔았다. 인기 아이템은 스트라이프 재킷과 데님. 가죽도 반응이 좋으며 디즈니 캐릭터 티셔츠는 캐릭터 붐을 타고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런칭 초부터 출시해온 캐릭터 티셔츠는 트렌드에 따라 스타일에 변화를 줘 변화와 일관성의 조화를 유지하고 있다. 볼륨 브랜드도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한 브랜드는 오히려 매출이 오르고 있다. 「마루」 「클라이드」 「니」 등 대부분의 볼륨 브랜드가 평월대비 10% 이상씩 빠졌지만 「지오다노」는 오히려 상승했으며, 「티비제이」도 예년 수준을 지키고 있다. 「지오다노」는 치노팬츠와 피켓 티셔츠 대신 5, 6만원대 데님과 컬러풀한 헬리넥 티셔츠를 주력 아이템으로 내놓아 매출을 끌어올렸다. 「지오다노」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중. 롯데 잠실, 현대 코엑스 등 주요 매장서 많게는 전년대비 40%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오다노」는 올 가을 총 20가지가 넘는 청바지와 워싱을 해 빈티지 느낌이 나는 재킷을 주력 아이템으로 내놓아 여세를 지속시키고 있다. 「티비제이」도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티비제이」 역시 세번수의 고급 소재를 사용해 감도를 높이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올 가을에는 헬리넥 티셔츠와 카고팬츠에 데님 등의 아이템을 더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