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대표 구본걸)이 「헤지스(HAZZYS)」를 중국에 진출시키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LG패션은 지난 25일 롯데호텔에서 “중국 3대 신사복 보유 업체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헤지스」를 중국에 진출시킨다”고 밝혔다.
구본걸 사장은 “중국에서 잘 키운 브랜드의 5년, 10년 뒤의 가치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일 것으로 본다.
이런 점을 고려해 현지 실정에 능통하고 브랜드 육성 능력이 뛰어난 ‘빠오시냐오’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오시냐오 그룹은 남성정장 「빠오시냐오」와 단체복 「빠오냐오」, 비즈니스 캐주얼 「프렌지션(Fransition)」, 이태리 남성복 「마우리치오 발다사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 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패션은 빠오시냐오와 제휴를 통해 중국 최고 수준의 생산 기반 시설을 활용하고, 소재 발굴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헤지스」는 올 하반기에 화동(華東) 지역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에 6~7개의 매장을 오픈한다. 아울러 원저우에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샵을 오픈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제품 판매가는 티셔츠 500~1000위안, 스웨터 700~1500위안, 코트 1800~3500위안, 바지 800~1200위안 등으로 현지 최고가 수준이며,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전개된다. 중국에서 판매될 제품은 중국에서 기획, 생산될 예정이다.
「헤지스」는 중국 출시 5년 후인 2012년까지 16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해 연 매출 7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본걸 LG패션 사장

"누가 더 강하게 키우냐가 중요"

LG패션은 해외시장 진출 1호 브랜드로 「헤지스」를 택했다. 구본걸 사장은 「마에스트로」 「TNGT」 등 남성복 브랜드도 있지만, 최근 중국 내수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착장 트렌드를 고려한 결과 「헤지스」를 ‘최적’으로 꼽았다. 구본걸 사장으로부터 중국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왜 「헤지스」인가
“패션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흐름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중국 소비자들은 ‘수트’보다는 ‘캐주얼’ 문화를 선호한다. 시장 역시 캐주얼 시장이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헤지스」는 고가 캐주얼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라이센스 방식 택한 이유는
“중국시장은 누구나 갈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누가 하는 것 보다는 얼마나 빨리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대해 상당한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시장에 직접 뛰어들기엔 부족하다. 시장조사에만 3년을 투자했으며, 라이센스 파트너를 찾는데 1년이 걸렸다.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진출방법을 찾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더했다. 파트너를 정할 때 무엇보다 「헤지스」란 브랜드를 누가 더 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느냐를 먼저 고민했다. 「닥스」를 20년간 전개하면서 쌓은 라이센스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영향을 끼쳤다.”

향후 중국시장 사업 계획은
“일단 「헤지스」를 안착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파트너를 통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중국시장을 배울 것이다. 이후 제2, 제3 브랜드는 직접 전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해외진출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아직 부족한 것이 적지 않으며,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헤지스」를 라이센스로 진행하는 것도 파트너를 통해 내수시장의 소싱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중국에서 한국 패션 매력은
“한국문화는 유럽이나 미국과 구별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 중국 기업들의 입장이다. 또 같은 동양문화권으로서 동질감도 높다. 패션은 문화이자 생활방식이기 때문에 독특한 매력과 동질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한국에 비해 면적이 넓고, 지역에 따라 기후와 체형,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LG패션이 추구하는 기업

정인기 기자
ingi@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