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패션’은 30대부터 40대 이상의 넓은 타깃층을 보유한 미시 브랜드다. 사진은 ‘진패션’의 매장 진열 상품 |
이화연 대표의 ‘진패션’은 광희패션몰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브랜드다. 미시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진패션’은 다양한 색감과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30대부터 40대 이상의 넓은 타깃층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겨울 시즌에 맞춰 니트와 울 소재로 구성된 원피스와 아우터를 전개 중이며, 특히 몸매를 보정해주는 실루엣의 원피스는 ‘진패션’이 자랑하는 베스트셀러다.
‘진패션’의 모든 제품은 이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옷이다. 매 시즌 트렌드를 읽고 상품을 전개하기 위해 해외 유명 컬렉션을 방문하고 분석한다. 매장에서도 2014 F/W 시즌 트렌드 소재였던 파일직과 니트 종류의 립(Rib) 소재를 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무역회사에서 봉제와 나염제품을 접하게 된 계기로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시작 단계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타 브랜드와 달리 공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진패션’은 현재 국내에서 동대문 아트프라자, 광희패션몰, 신평화시장과 더불어 아웃렛, 백화점 기획 세일 상품 등 여러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진패션’은 리테일 브랜드로 전향하기 위해 백화점에 입점할 계획이었지만, 관리적인 문제에 직면해 현재는 수출 위주의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중국은 ‘진패션’의 수출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다. 90년대 후반 오로지 의지만으로 진출한 중국 시장은 국내와 달랐다. 당시 중국이란 나라의 실태를 알아야 공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 대표는 ‘문화로의 접근’이라는 방식으로 넓은 중국시장을 풀어나갔다. 언론 매체에서 비춰지는 패션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는 중국 시장에 발맞춰 상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했다. 현재는 수많은 바이어를 보유한 중국을 기점으로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또한 원가 절감을 위해 스웨덴과 같은 제 3의 루트를 개척하는 등 남다른 전략을 쓰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외 바이어를 유치하고 꾸준한 관리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불황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수기 속에서도 ‘진패션’은 긍정적이다. 오히려 보다 더 많은 디자인 전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한다. 품질 면에서는 국내에서 운영되는 3개의 공장은 물론이고, 외주작업 시에도 모두 검품 과정을 거치며 피드백이 이뤄진다. 필요하다면 직접 중국에 원단이나 부자재를 공수하러 간다.
이 대표는 “매 시즌 카피제품으로 트렌드를 뒤따라 가기보단 브랜드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자기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장성과 위험도 때문에 시장 안에서만 갇혀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진패션’의 2015년 목표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현재 수출사업을 유지하면서 국내외 유통망의 바이어 관리에도 계속해서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다양한 시장과 함께 해외 바이어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속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진패션’이 기대된다.
"중국시장과 온라인에도 과감히 도전해야죠"
Interview - 이화연 ‘진패션’ 대표

과거 여성들이 사업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대가 있었다. 패션시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재능이 있고 감각이 있어도 펼칠 수 없던 시대에 성공하기란 바늘구멍과도 같았다. ‘진패션’은 이와 같은 바늘구멍을 넘어온 하나의 브랜드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인정받고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0년 전 처음 무작정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막막했어요. 하지만 과거 무역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죠. 옷의 디자인이 좋고 나쁨의 판단은 제가 하는 게 아니었어요. 그 나라의 문화와 취향을 고려하면서 만든 디자인이 정말 좋은 디자인이었죠.”
이 대표에게 있어 패션에 대한 관점은 달랐다. 패션도 하나의 소통이라 판단해 문화를 읽고 시장을 공략하며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패션을 읽는 또 다른 방법이라 했다.
“브랜드를 진행하면서 경영공부는 빠짐없이 했던 것 같아요. 야간대학에 진학해 틈틈히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아갔어요.”
이 대표의 메신저에는 각국 바이어들과의 대화로 가득 차 있었다. 비즈니스적인 대화에서부터 일상적인 대화까지 여러 주제로 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었다.
“바이어들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에요. 서로 간의 신뢰는 한 순간으로 생기지 않아요. 오랜 시간 형성된 유대 관계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신뢰죠. 이런 신뢰감 있는 네트워킹을 가졌다는 점이 ‘진패션’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생각해요.”
현재 국내 도매시장과 중국 및 해외 수출 사업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대표는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강조했다.
“위험한 도전일수록 그에 따른 보상이 큰 거 같아요. 더 이상 내부 경쟁으로 서로 헐뜯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야 해요. 각 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경쟁력 있는 국내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 패션시장에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에요.”
‘진패션’은 올해 해외 수출과 함께 온라인 유통망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정용재 기자
jy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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