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독일의 베를린 주(州) 정부가 ‘패션 수도 베를린’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명문 패션학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통적으로 패션 산업이 강한 도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를린은 ‘트레이드 페어’를 중심에 놓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불과 6~7년 만에 명실상부 세계 패션 산업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베를린 패션위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래드&버터’ 전시회는 2003년 베를린에서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전시회다. 베를린 주 정부는 2006년 개최지를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옮겼던 이 전시회를 다시 베를린으로 옮겨오기 위해 2008년 폐쇄된 템펠호프 공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고 ‘B&B’는 2009년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B&B’라는 강력한 비즈니스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2월과 8월 한 달 내내 꽉 짜여진 4대 패션위크 기간보다 보름 가량 앞선 1월 중순, 7월 중순에 개최되더라도 바이어들이 몰려든다.
매 시즌 전세계 100여개 국에서 6만~7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집객력’ 덕택에 5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패션쇼를 개최하는 ‘메르세데스-벤츠 패션 위크 베를린’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같은 기간을 겨냥해 민간 주도의 다양한 전문 전시회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스트리트 패션을 소개하는 ‘브라이트’, 윤리적인 친환경 패션을 주제로 한 ‘라베라 쇼플로어’ ‘쇼플로어 베를린’ 등 모두 13개에 달하는 전문 전시회가 모두 성황리에 개최됐다.
뿐만 아니라 베를린 주 정부에 따르면 베를린 패션위크 기간 25만명이 방문객이 베를린을 찾고 3600개에 달하는 패션 기업이 베를린에서 활동할 정도로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ies)’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