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캐주얼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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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캐주얼 시장 ‘본질’로 푼다

2013-01-03 오전 11:42:08

「지오다노」 「지프」 타산지석… 결국은 상품력



‘혁신, 모든 면에서?’
이 말은 애플사의 최신 노트북 광고 카피 문구다. 하지만 국내 패션업계, 특히 사면초가에 빠진 캐주얼 업계에게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하다.


올해 캐주얼 시장은 혹독한 혁신의 과정을 치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시 인정 받지 못하면 싸늘하게 시장에서 잊혀질 것이라는 절박감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리뉴얼,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으며 외형적인 변화는 없더라도 내부적인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 캐주얼 시장 전략의 핵심은 상품력 강화로 압축된다. 특히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핵심 아이템 개발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대의 베이직 상품은 「유니클로」를 필두로 한 글로벌SPA 브랜드들에게 내주다시피했고 패션성이 강한 상품은 인디 디자이너나 홀세일 브랜드들에게 잠식당했기 때문에 상품과 브랜드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연적인 혁신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업계는 「유니클로」에게 가장 큰 타격을 받아 한동안 하향 곡선을 그리던 「지오다노」가 위기를 넘어서 다시 부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오다노」는 새로운 것을 고객에게 보여주기보다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을 더 잘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리스크가 큰 부분은 과감하게 축소시켰다.


「지오다노」의 리모델링 전략은 간단하다. 다른 브랜드들이 '객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공을 덜 들이는 치노팬츠와 셔츠, 니트에 집중한 것이다. 아이템 수도 늘리고 품질도 업그레이드했다.
이 결과 소비자들에게 ‘베이직 상품은 지오다노’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유니클로」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세련된 핏과 뛰어난 품질로 승부한 결과 오히려 고객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게스」의 성공 사례에서도 꾸준한 상품력 강화가 주효했다는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직진출 이후 성장세를 탈 때만 하더라도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지난해 「게스」는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진캐주얼 최고 브랜드로 올라섰다.


이밖에 「지프」 「홀하우스」 「팬콧」 등 최근 캐주얼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들은 모두 경쟁 브랜드가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분명한 브랜드 캐릭터를 갖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김성민 홀하우스 대표는 “국내 캐주얼 시장은 가격 경쟁과 스피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최근 4~5년 동안 상품 개발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패션의 본질인 상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캐주얼 브랜드들이 상품력 강화를 위해 개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세정과미래는 미국에서 경력을 쌓은 이준혁씨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임명하고 2013 S/S상품 부터 새로워진 모습을 선보인다. 에이션패션은 셀렉트숍 『씨에클』을 맡고 있던 이경화 이사를 「폴햄」 CD로 발령했다.


「게스진」은 트렌드팀을 신설해 인원을 보강했다. 제일모직의 「후부」는 정구호 전무를 투입해 재도약에 나서고 「바이크리페어샵」은 서상영씨에게 맡겼다. 이밖에도 디자인실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중량감 있는 인물들에게 디자인실을 맡겨 새로운 상품을 만들겠다는 경영진의 의중이 담겨있는 전략이다.


김상오 게스코리아 상무는 “진캐주얼이라고 해서 데님 브랜드끼리만 경쟁하는 게 아니라 여성복, 아웃도어와도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트렌드팀이라는 조직을 신설했다”면서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이 상품 개발에 더 힘을 쏟는다면 글로벌SPA의 공세를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 전망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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