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셀렉트숍들이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화한 매장 ‘아이덴티티’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근 『에이랜드』 『모옌』 『안티도트』 등 잔뼈가 굵은 셀렉트숍들은 명확한 숍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자 카테고리를 세분화한 ‘세컨드(2nd) 셀렉트숍’을 속속 오픈했다.
지난 4월 부산 광복동에 문을 연 『안티도트』의 『고사우스』를 비롯해 최근 오픈한 『에이랜드』의 『에이랜드 스토리』와 『모옌』의 『세인트 스토어』가 세컨드 셀렉트숍의 대표적인 케이스.
이들은 매장 구성뿐 아니라 운영 방식까지 기존 셀렉트숍과 차별화했다. 기존 매장이 라이프스타일 토털숍을 지향하거나 복종별로도 다양한 콘셉의 브랜드를 구분 없이 도입한 반면, 신규 셀렉트숍은 한층 체계적이고 세분화한 카테고리 형태로 진화했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의 비중’ 역시 높아졌다. 이전에는 가능한한 많은 브랜드, 다양한 아이템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판매처와 쇼룸의 개념이 강했다면 신규 셀렉트숍은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집중한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브랜드 슬로건과 상품에 담긴 메시지를 알리거나 브랜드의 정통성을 강조하도록 매장을 구성해 명확한 숍 아이덴티티를 다지고 있다.
◇『에이랜드』, 男心을 잡아라!
『에이랜드』가 지난달 명동에 오픈한 『에이랜드 스토리』는 남성용 아이템으로 카테고리를 집약한 편집 매장이다. 전 상품을 해외 정통 클래식&캐주얼 브랜드로 구성, 기존 매장과 차별화를 꾀했다.
『에이랜드』는 신사동·홍대 등 주요 상권과 백화점 입점 매장들을 의류부터 주방용품까지 상품을 확대하며 라이프스타일 토털숍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한편으론 일부 카테고리에 집중한 『에이랜드 스토리』를 통해 대중적인 트렌드와 소수 마니아 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랜드』가 본격적으로 라인을 다각화한 것은 작년 8월. 『에이랜드』는 기존 명동점과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에이랜드 세컨드 페이지』를 오픈했다. 『에이랜드 세컨드 페이지』는 『에이랜드』의 주 고객층인 20대 남성들을 위한 전문 편집숍. 『에이랜드』 매장에서 50%였던 남성 상품 비중을 100%까지 끌어올려 본격적으로 남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랜드 세컨드 페이지』를 통해 1년간 마켓 테스트를 거친 『에이랜드』는 지난 8월 별관을 신축하고, 남성 카테고리에서도 ‘정통 클래식&캐주얼’로 콘셉을 집중시킨 『에이랜드 스토리』를 오픈, 압구정 남성 셀렉트숍 한태민 대표를 바잉 디렉터로 영입하며 전문성까지 강화하고 있다.
◇ 100% 직바잉한 정통 브랜드 집합
부평 ‘문화의 거리’의 터줏대감, 남성 편집숍 『모옌』도 이달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중·저가의 클래식·캐주얼·스트리트 브랜드를 총 망라했던 기존 매장에서 하이엔드급의 100% 해외 전통 브랜드로 구성한 셀렉트숍 『세인트 스토어』를 오픈한 것.
『세인트 스토어』는 『모옌』을 통해 리테일 경험을 쌓은 서호상 대표가 전 상품 직바잉한 브랜드로 구성됐다. 『모옌』은 PB 「헨느 드 모옌」의 비중을 80%로 늘리고, 일부 잡화 브랜드에 한 해 사입하는 한편 『세인트 스토어』는 「노스프로젝트」 「니즈모」 등 특색 있는 유럽·미국 브랜드로 채워 브랜드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20~30대 남성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과 『모옌』 매장 내 숍인숍으로 전개 중인 『세인트 스토어』는 내년 상반기 중에 서울 상권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 서브 컬처? 어렵지 않아요
국내 유일의 서핑 컬처 셀렉트숍 『고사우스』는 스트리트 편집숍 『안티도트』의 야심작이다. 스트리트 패션을 통해 서브 컬처를 전파했던 김석관·서장현 공동대표와 허석환 매니저는 지난 4월 부산 광복동에 액션 스포츠에 기반을 둔 『고사우스』를 오픈했다.
『고사우스』는 액션 스포츠 중에서도 ‘서핑’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마니아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서핑복과, 보드, 장비를 취급함은 물론, 국제 서핑 대회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특히 『고사우스』 지하 1층은 액션 스포츠 문화가 농축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인테리어뿐 아니라「빌라봉」 「퀵실버」 「닉슨」 「리프」 등 브랜드 구성까지 마치 캘리포니아 해변의 매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습이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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