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에서 최대 50% 세일 프로모션을 진행하자 일시적으로 매장 앞에 구매를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
중국 내 소비자의 럭셔리 제품 구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2015년도 중국 럭셔리 제품 시장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럭셔리 제품 시장 규모는 113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13년 최대를 기록한 이래 2년 연속 규모가 줄어들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휴고 보스’ 11개, ‘살바토레 페라가모’ 7개 등 럭셔리 브랜드의 매장 철수 소식이 이어졌다. 피에르 루이지 이탈리아 ‘로로피아나’ 총재는 “중국 정부가 부패방지 정책을 표명한 이래 중국의 럭셔리 시장 성장 속도가 크게 저하됐다”며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 등 시장 불확실성도 럭셔리 제품 소비 심리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도 중국 럭셔리 제품 시장이 지속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소비자 1500여 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럭셔리 제품 구매 장소에 큰 변화가 감지됐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비교를 시작한 것.
그 결과 2015년 럭셔리 제품의 해외 구매가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일본에서 럭셔리 제품 구매가 크게 늘어 전년대비 20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이외에도 한국, 유럽, 호주 역시 위안화 강세를 통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중국 소비자의 럭셔리 제품 구매장소로 부각됐다. 반면 홍콩, 마카오에서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의 럭셔리 제품 규모는 전년대비 25% 이상 감소했다.
최근까지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왔다. 그런데 초기 가파른 성장세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시장 분석을 거치지 않고 과도하게 늘린 매장이 오히려 부메랑이 된 양상이다. 특히 내륙에 자리한 도시 정부는 상권 형성 기간에 럭셔리 브랜드를 유치하며 많은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런데 정부의 지원책이 끝나자마자 비용대비 수익이 크게 줄어 매장을 철수할 위기에 봉착한 것.
리셔우르 전자상거래 플랫폼 ‘세쿠’ 창립자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 진출 초기 여러 도시에 한꺼번에 많은 매장을 오픈했다”며 “과도한 규모의 럭셔리 매장은 해당 도시의 경제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럭셔리 제품의 주요 소비층은 여전히 여성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2015년 럭셔리 제품 소비 중 남성복 매출이 12% 감소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남성제품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복 소비는 10% 증가했고, 주얼리와 화장품도 각각 7%, 5%씩 매출이 상승했다.
각 브랜드는 럭셔리 제품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가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노세일 정책을 고수해온 것과 달리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부 상품에 대해 ‘샤넬’ 20%, ‘구찌’ 50% 등 상당한 폭의 세일 행사가 진행됐다. 이들 브랜드는 세일 프로모션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매장 앞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한 것. 이는 프로모션 전의 고객 발길이 드물게 이어지던 모습과 큰 대조를 이룬다.
중국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오던 ‘프라다’ 또한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가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지자 ‘프라다’는 원가를 줄이고 각 대륙의 소비자가격을 조정하는 전략을 도입했다. 유럽 지역 소비자 가격을 높여 기존 35%에 이르던 중국 소비자가격과의 격차를 10~15% 차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일례로 지난해 6월부터 의류, 신발, 화장품을 포함한 14개 품목에 50%의 관세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관세는 럭셔리 제품 판매가의 10%가량을 차지해 전문가들은 세금 감면 정책으로 소비자가격이 5~8% 가량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2015년 12월에는 감세 범위가 더욱 확장됐다.
출처 : 방직복장주간
번역 : 유효만 정리 : 박상희 기자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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