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깽이 모델들, 퇴출 위기
2006-09-22 

말라깽이 모델들, 퇴출 위기
뉴욕 컬렉션에 이어 런던 컬렉션이 시작되었지만 이번 시즌 주요 5대 컬렉션의 이슈는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 아니라 모델의 신체 사이즈인 듯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된 ‘말라깽이 모델’ 논쟁은 언론과 사회 단체들이 가세하면서 패션업계 전체를 옥죄는 ‘원죄’처럼 확대되는 분위기인데 시기적으로 런던 컬렉션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 특히 말라깽이 모델을 무대에 세워 여성들의 다이어트 중독과 거식증 증상을 유발시키는 원흉으로 몰리는 디자이너들은 런던 컬렉션에서 컬렉션을 빛내줄 모델들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말라깽이 모델들의 패션쇼 퇴출이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파사렐라 시벨레스 컬렉션에 저 체중 모델 5명의 출연이 좌절되어 올 해외 컬렉션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스페인의 파사렐라 시벨레스 컬렉션 주최측은 패션쇼에 출연할 여성 모델들의 체형을 심사, 65명의 신청자 가운데 5명을 탈락시켰다. 탈락한 5명은 모두 키는 175㎝를 넘지만 몸무게는 55㎏이 되지 않는 모델들이었다. 이번 조치는 패션쇼를 후원하는 마드리드 시의회가 체질량지수(BMIㆍ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비만도 측정 지표) 18 미만의 깡마른 모델은 무대에 오를 수 없도록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마드리드 시의회는 비정상적으로 마른 패션모델들을 내세우는 패션쇼와 패션 매장 때문에 여성들이 깡마른 체형을 선호하고 잘못된 미의식을 갖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스페인 최고 모델인 에스더 카냐다스의 워킹은 이번 컬렉션에서 볼 수가 없었다. 카냐다스는 178㎝의 장신이지만 몸무게는 45㎏이 되지 않아 BMI 1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워낙 자유로운 영혼들이 몰려드는 패션 업계, 그것도 런던 컬렉션에 스페인의 파격적인(?) 조치가 영향을 미치기는 아직은 시기 상조인 듯 하다. 런던 컬렉션을 주관하는 영국패션협회(British Fashion Council) 측은 ‘깡마른 모델’에 대한 논쟁은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마른 모델을 무조건 무대에 못 서게 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며 디자이너들 편을 들고 있어 런던 컬렉션에서 체질량이 미달한- 즉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이 무대에 못 오르는 일은 없을 듯하다.

반면 영국의 건강 전문가들과 문화부장관 테사 죠엘은 “깡마른 모델을 무대에 서지 못하게 한 스페인의 전례가 여성 건강과 의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마른 모델에 대한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여론에 따른 조치인지는 몰라도 런던패션협회 측은 영국의 톱 모델들을 등장시켜 쇼 케이스를 벌이고, 포토 타임을 가지려던 계획을 취소하며 불필요한 ‘말라깽이 모델’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 마드리드 플랜의 충격
‘깡마른 모델 퇴출’이란 이슈를 만들어낸 일명 마드리드(Madrid) 플랜은 키와 몸무게의 비율, 체질량 지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말라깽이들을 패션쇼에 서지 못하게 해 과도한 다이어트에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 여성들을 구제(?)한다는 계획으로 전 세계 패션계를 긴장케 한 뜨거운 감자다.

모델들의 체중 논란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지난 달 남미출신 모델 루이젤 라모스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심장마비로 죽고, 그 원인이 극도의 다이어트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후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 되었다.

그녀는 체중을 줄이지 않으면 모델로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에이전시의 지적을 받았고 이후 석 달 동안 야채와 다이어트 콜라만 마셨고 캣워크 쇼에 서기까지 2주 동안은 완전 금식을 한 끝에 비극을 맞게 되었다.

이 사건 직후 스페인 컬렉션의 스폰서인 마드리드 시의회에서는 체질량 지수가 18 미만인 모델은 무대에 오르지 못하도록 금지했고 밀라노도 이를 수용할 계획인데다가 ‘에딘버러 패션페스티벌(Edinburgh Fashion Festival)’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거식증을 앓고 있는, 혹은 거식증을 유발하는 패션 모델과 마른 모델을 선호하는 패션계는 난처한 입장에 처한 셈이다.

일단 패션계는 식이 장애를 유발하는 말라깽이 모델 트렌드에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극단적인 마드리드 플랜 방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다수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영국의 매스벨류 브랜드「톱숍」은 과도하게 마른 모델은 자신들의 런던 컬렉션 패션쇼 무대에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다른 업체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리테일러들은 이미 옷의 사이즈 치수를 더욱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체형을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스페인에서 발휘된 ‘Anti Thin Trend' 논란은 이 같은 흐름을 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적 정서에 대한 강제적 규제?
물론 ‘反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