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광고계의 숨은 이야기, 진실 혹은 거짓
2006-09-22함민정 기자 

한 편의 광고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수많은 산고를 겪는다. 한 편의 패션 광고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애환이 배어들어 가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촬영 과정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직접 뛰는 광고 제작자들로부터 들어봤다.

모델캐스팅은 즉흥적(?)
광고업계에서 모델 섭외는 매우 중요하다. 모델 캐스팅을 잘해서 브랜드가 뜨는 경우가 많기 때문. 하지만 이런 모델 섭외가 간혹 즉흥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B브랜드의 L모델 발탁도 그 좋은 예다. TV 드라마를 시청하던 이 회사 사장 눈에 그날 그 모델이 눈에 들어온 것. 드라마에서 보였던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가 브랜드와 잘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패션광고에서 신인 모델은 매력도 있지만 위험 부담도 크다. 잘만 하면 광고 효과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기할 수 있지만 잘못되면 모든 책임이 그리로 몰리기 때문.

몇 시즌 째 자체 제작을 하고 있는 H 브랜드는 이번 시즌 신인인 K양을 기용했다.
어린 나이에 비해 광고 이미지를 잘 소화해 촬영을 무사히 마쳤지만, 문제는 이후. 그 모델의 TV 활동이 뜸해진 것이다. 이에 제작을 담당한 대행사는 광고 효과 불똥이 혹시 자신에게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돈은 아꼈지만 …
신인 모델을 기용해 애를 먹은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특히 이들의 미숙함에 애를 먹어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부지기수. 쇼핑몰 광고 대행을 많이 하는 엔터는 한 쇼핑몰의 ‘친구·함께 놀러 다니기” 라는 테마로 광고 진행했다. 광고 제작 기간이 길지 않고 비용적인 부담도 있어, 결국 신인 모델들로 6명을 쓰기로 해, 오디션을 통해 뽑았다. 촬영 경험 없이 전무한 모델들이라 촬영은 순조롭지 못했다. 촬영을 하지 않을 때는 활발한 모델들이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과 몸이 바로 굳어버리는 것. 결국 1~2시간이면 끝난 일을 한나절 내내 해야 했다고.

그래서 비싼가
제작 스탭과 관련된 일화도 많다. 특히 기대치 않은 포토그래퍼의 협조(?)로 촬영과 비용을 절감한 경우도 있다.

폴햄은 이번 시즌 마돈나 ‘섹스’ 화보를 촬영해 유명해진 스티븐클레이를 포토그래퍼로 섭외해 촬영을 했다. 비용은 2배 이상 비쌌지만, 퀄리티를 위해서 그러한 결정을 한 것.

하지만 촬영 중 그 금액을 뽑았다고. 당초 계획과 달리 촬영이 길어졌고, 예정된 시간이 넘어간 것.

우리나라에서야 이 경우 작업이 끝날 때까지 연장 업무는 당연시되지만, 원 데이 근무(정시에 출근해서 정시에 퇴근)가 공식화된 외국이라. 결국 촬영 스탭들은 다들 장비를 챙겨 가버린 것. 그런데 스티븐이 촬영을 계속 요구한 것. 심지어 장치· 세트 등 촬영 스탭들까지 직접 불러, 그 날 촬영은 예정시간을 4시간 넘겨 끝났다. 이번 시즌 폴햄 광고의 완성도는 혹시 이 때 나온 것은 아닐지….

전주가 ‘무섭긴 무섭네’
촬영장의 불청객이지만 광고주는 간혹 스탭들의 없는 힘까지 생기게 하나 보다.
H 브랜드 광고 촬영 현장. 예정에 없던 오너가 나타난 것.

눈에 띄는 행동 변화는 포토그래퍼에게서 먼저 나타났다.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것. 렌즈 초점을 맞추고 모델의 포즈를 주문하고, 빛의 정도 등을 꼼꼼히 살피며 분주하다. 한 컷을 위해 심사숙고(?)하던 조금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프로는 달라
P 기획사는 국내 유명 배우 L양 덕을 봤다. 고전적이고 여성스런 이미지의 그녀와 브랜드 이미지가 잘 맞다는 생각에서 이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이후 그녀의 하체가 모델로는 저주(?)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도 이를 알았는지 필사적인 다이어트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촬영은 예상대로 진행됐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니 얘기와 달리 그녀는 슬림한 핏의 스커트와 팬츠를 무난히 소화한 것.

하지만 촬영이 끝날 무렵 그녀의 걸음이 다소 불편해 보인 것. 나중에 알려진 사실에 의하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