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마케팅 시대
2006-09-22박찬승 기자 pcs@fi.co.kr

광고특집을 재작년 캐주얼 시장이 호황일 때 하고, 2년 만에 다시 기획했다.
지난해 거른 이유는 광고 마케팅에 대한 독자들의 요구가 크지 않았고, 게다가 업체들의 관심사가 좋은 유통망 확보와 원가 낮추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패션 시장의 침체 원인이 ‘브랜드 가치 제안 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광고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광고특집은 이 때문에 한 게 됐다.

이번 특집을 위해 관련 업체를 밀착 취재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광고대행사 중에서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실력을 인정받는 곳도, 격세지감이 느껴질 만큼 위상이 추락한 곳도 있었다. 또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며 미래를 개척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며, 잦은 이직과 관리 부재로 구태를 반복하는 업체도 있었다.

패션전문 광고대행사가 패션업계에 본격적으로 명함을 내민 것은 외환 위기 무렵인 1999년경이었다. 광고마케팅에 적극적인 캐주얼 브랜드가 다수 등장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본지의 이번 광고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모스」「유스컴」「안테나」「핀&컴퍼니」도 그 무렵에 등장했다.

흔히 광고는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으로 치부돼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고 한다. 광고주의 사업 전개 능력에 따라 빛을 보기도 하고, 묻혀 버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광고의 평가 잣대는 극도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잘 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남 탓’으로 돌려지곤 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패션 광고의 경우 더하다. 전문성을 인정받기는 고사하고 패션업체의 하청업체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다. 기획과 제작, 대행이라는 광고 대행의 삼박자는 고사하고 상당수 업체가 제작 대행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몇몇 진취적인 업체에서 이러한 한계성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당수 업체에서는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고 있기도 했다. 오너의 경영능력 부재도 잦은 이직과 창업을 부추기고 있었다. 오너 중에는 경영자로서 자신을 망각하고 크리에이티비티로 자신을 포장해 자랑하는 이도 있었다.

광고주인 패션 업체들의 광고대행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했다. 많은 패션업체는 아직도 광고대행사를 필요한 부분을 위해 돈 주고 사는 용병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전문영역인 촬영 조차 광고주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심지어 비전문가라 할 수 있는 브랜드 홍보 담당자의 주관에 의해 전문성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패션사업의 조력자이자 파트너로 보는 시각은 극히 적었다.

결론적으로 패션광고업계가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자기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누가 옥이고 석인지’ 가려져야 한다. 여기에 유능한 업체의 경우 그들이 전문성을 갈고 닦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패션 업체들의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이러한 배려는 광고대행사를 위한 것도 아니다. 브랜딩을 위해 조력자를 찾는 패션 브랜드 자신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