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는 브랜드의 조건
2006-09-01김정명 기자 kjm@fi.co.kr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캐주얼기업의 경영자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선택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 옷을 입고 행복해하고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현재 캐주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생각해봤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와 더 친숙해지고, 브랜드를 좋아해줄까 고민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경쟁브랜드를 누르고 1등을 차지할까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 우리 캐주얼 브랜드들은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경쟁브랜드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그대로 베끼는 짓(?)도 서슴지 않고 해왔다. 이것은 상도의 문제에 앞서 결국 소비자에게 ‘우리브랜드는 이렇게 몰지각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사랑 받기 위해서는 그만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 매력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봐야 한다.
지난 4월 삼성경제연구소는 ‘사랑받는 브랜드의 조건’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감성화가 진행되고 경쟁이 가중되면서 브랜드 관리의 목표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사랑(Loving)은 일시적 호감(Liking)이나 반복 구매 등 행동에 초점을 맞춘 충성도(Loyalty)를 초월한 절대적 감정이라고도 했다.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는 ‘사랑의 3대 특성’인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책임감(Commitment)를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친밀감이란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한 브랜드에 대한 친숙한 느낌을 말하고, 열정은 브랜드를 소유하거나 사용해보고 싶다는 동기를 유발하는 욕구를 말한다. 책임감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애정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을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요건이 충족되었을 때 브랜드와 소비자는 완성된 사랑(Consummation)을 나눌 수 있는 관계까지 발전하게 된다.

최근 브랜드조사 전문기관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06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는 스페인의 「자라」가 한 자리를 꿰찼다. 또 전세계 100대 브랜드 가운데 패션 관련 브랜드만 1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먼 나라의 얘기로만 들려온다.

그들은 어떻게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 해답은 ‘사랑’에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완벽한 시스템, 더 완벽한 디자인을 만들기에 앞서 소비자와 함께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기 위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소비자와 ‘완성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브랜드가 나오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