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협회의 초라한 중국 행(行)
2006-09-01정인기 차장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가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한국 패션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한 만큼 이들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문화가 다르고 깊이 있는 정보가 부족한 곳이다 보니 정부나 단체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많은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해 시행착오를 겪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패션협회의 중국위원회는 그 출발부터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한국패션’을 대표하는 협회라면 자연스럽게 중국복장협회나 중국상업연합회 등 중국을 대표하는 단체와 손을 잡아야 할 것 같은데, 한국패션협회의 파트너는 상하이복장협회였다. 명색이 한국 패션업체와 패션인을 대표하는 협회라는 것을 감안할 때 격(格)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국내 패션기업들의 관심도 낮았다. 중국위원회의 회원사로 참여한 기업도 8개에 불과했으며, 출범식에도 경영자들의 참여도는 낮았다. 그만큼 패션업체 경영자들을 참여시키기엔 명분이 부족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중국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면 구체적인 사업목표와 향후 계획이 명확히 제시돼야 할 것이다. 상근 직원 한 명이 지키는 사무실 한 칸 운영하면서, 개별 기업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고 한중 양국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원대연 회장의 인사말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한국 패션 브랜드는 아직도 중국시장에서는 상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한류(韓流)가 극성을 부리던 초기에 누렸던 무조건적인 프리미엄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중국의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를 인정해 주고 있다.

패션산업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가 중요한 산업이다. 개별 브랜드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한국이라는 전체 국가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하다. 한류라는 흐름도 결국 한국의 연예인과 드라마, 나아가서 한국이라는 전체 국가 이미지에 대한 로열티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이미지가 핵심인 패션 산업을 대표하고자 하는 협회라면 어떤 행사를 추진하기 이전에 명분과 산업에 대한 미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유사 단체에 비해 밀리는 것을 우려해 조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소수의 단체장들이 주최가 돼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위원회가 아닌 패션 기업 경영자들과 패션인들이 다같이 공감하고 호응할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협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