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까리 브랜드(?) 상종가
2006-08-31박찬승 기자 pcs@fi.co.kr
「비버리힐스폴로」 「에비수」등… 대리 만족에 가격도 좋아

#1.「비버리힐스폴로클럽」은 런칭 1년 만에 매장 수를 120개까지 늘렸고, 이번 시즌에도 추가로 30개 이상 낼 계획이다. 이중 20개여 개점은 30평 이상의 대형매장. 이 브랜드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내년 초에는 동명의 아동복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이 같은 행보는 어덜트캐주얼시장 성장과 함께 아이템별로 소사장제를 도입해 소싱 원가를 줄여 높은 대리점 마진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것 때문 만은 아니다. 유명 브랜드의 별도 라인으로 착각케 하는 브랜드 네이밍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2. 지난해 가을 런칭한「에비수」. 이 브랜드는 올 상반기 가두점을 중심으로 중저가 진을 제안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소위 뜨는 브랜드로 취급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에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50억 이상 높게 잡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전체 중 매출 증가액이 8번째로 높다. 이 브랜드가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 역시 소비자들이 일본에 있는 동명의 진캐주얼과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패션시장에서 소위 ‘아리까리 브랜드(?)’가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리까리 브랜드’는 유명 브랜드를 모티베이션한 브랜드, 경우에 따라서는 카피형 브랜드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브랜드는 소비자로 하여금 유명 브랜드와 같거나 별도 라인처럼 착각케 해서 후광효과를 얻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상반기 가두상권에서 화제를 낳았던「에비수」는 일본의 진캐주얼과 이름이 같지만 완전히 다른 순수 국내 브랜드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를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스타 베컴이 일본 입국 시 입고 들어와 유명해진 일본의 오리지널 브랜드와 같은 브랜드로 알고 있다.

또 매장 수 120개로 어덜트캐주얼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한「비버리힐스폴로클럽」과 명동에만 2개점을 비롯해 10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타미엑킨스」도 각각 ‘폴로’와 ‘타미힐피거’의 별도 라인으로 착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역시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국내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들이 패션업계에서는 ‘유사 브랜드’ 심지어 ‘짝퉁 브랜드’라고도 불리며 고유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 소비자로부터는 인정받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이들 브랜드가 오리지널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주면서 동시에 가격 만족도를 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유명 브랜드에는 필히 대리만족을 통해 욕구를 충족하려는 추종 소비자가 있다. 유사 브랜드는 비롯 오리지널이 주는 브랜드 가치는 주지 못할지라도 대신에 가격 만족을 주기에 찾는 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없이 오리지널 브랜드 후광만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마케팅 투자에 극도로 인색한 데 반해, 대리점 마진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있어, 경쟁 브랜드 사이에서는 시장 질서를 깨는 요주의 브랜드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에비수」는 캐주얼 브랜드 평균 마진 32~33%보다 높은 35%를,「비버리힐스폴로클럽」는 무려 40%를 대리점 마진으로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들이 독자적인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시장에서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크로커다일레이디스」와「폴햄」도 초창기에는 유사 브랜드와 모티베이션 브랜드 지적을 받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로 고유한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유사 브랜드로 지적 받는 브랜드는 특히 시장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