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전성시대, 여명기 시작되나?

2024-04-15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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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YOY). 풋웨어 시장은 글로벌 스니커즈 매출 실적이 2021년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로 급감한 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자료: Euromonitor/BoF  



미국과 유럽에서 운동화 시장의 황금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패션업계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오브패션이 올 초 2024년 1월에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스포츠 운동화 시장의 양대 거물 브랜드인 나이키(Nike)와 아디다스(Adidas)가 매출 부진에 따른 재고 물량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연말인 2023년 12월, 나이키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운동화 시장에서 매출 부진을 이유로 정리 해고와 경영 합리화 선언을 하자마자 이튿날 뉴욕 증시에서 나이키의 주가는 12% 하락했다. 뒤따라 아디다스와 푸마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각각 주가가 6.6%와 6.9% 하락하며 스포츠 풋웨어 시장의 전성기가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암울한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 스포츠화의 양대산맥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매출 급감


운동화 구매 감소 현상은 미국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Euro monitor)에 따르면, 지난 약 10년여 동안 글로벌 운동화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오던 나이키의 ‘덩크’ ‘에어포스‘ 같은 인기 시그니처 빈티지 라인과 아디다스의 Trae 농구화와 가젤 모델이 주도된 대형 운동화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 추세가 2022년을 기점으로 꺾일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사정은 뉴발란스(New Balance), 반스(Vans), 컨버스(Converse), 스케쳐스(Skechers), 언더아머(Under Armour)도 마찬가지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 매출 하락을 보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고비로 전 세계 운동화 시장 매출은 2021년에 전년 대비 19.5% 증가로 최고점을 찍은 후, 이듬해에 2.7% 증가해 증가율이 대폭 줄었다. 그 같은 추세는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3.6%라는 완만한 매출 증가율을 보일 것이나 거시적 시점에서 완만한 감소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 글로벌 풋웨어 업계의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운동화 매출이 시들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2023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 보편적인 소비 감소와 연관돼 있다.


첫째, 중국 시장 내 운 동화에 대한 수요가 식고 있다. 대(對) 미국 및 유럽 무역 관계 불화와 냉각 분위기 덕분에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토종 브랜드로 눈을 돌리면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중국 시장 매출 부진과 과잉 재고량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둘째,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매장 위주의 리테일에서 e-커머스로 급전환한 이후 미국 스포츠웨어 업계는 e-커머스의 지속적 성장을 기대했으나 매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미국 나이키 경영진들은 보고했다.


셋째, 운동화를 수집하고 재판매하는 스니커헤드족(sneakerheads)과 스니커즈 리셀러들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제품에 지루함과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해오던 대량 생산 판매 방식은 운동화 수집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엔 제품 공급량이 너무 많아진 것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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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의 양대 산맥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 : 쿠알라룸푸르 The Fourheads 슈프림 매장 / 박진아



◇ 대담하게 튀는 디자인 눈길, 스니커 대세는 ‘어글리’


물론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포함해 뉴발란스, 컨버스를 포함한 빅네임 스니커즈 브랜드들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사이 반대급부로 떠오른 수혜 브랜드들도 있다.


가령, 스니커헤드족들은 뻔한 운동화 브랜드에서 눈을 돌려 아식스(ASICS)와 미즈노(Mizuno) 러닝슈즈, 머렐(Merrell)과 살로몬(Salomon) 등산화, 온(ON) 러닝슈즈 등 디자이너 콜래보를 단행한 비주류 브랜드에서 새로운 소장 가치를 발굴하는 추세다.


이를 입증하듯, 온라인 빈티지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스톡X(StockX)에서 프랑스의 러닝슈즈 전문 브랜드 호카(HOKA)가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운동화 브랜드 2위에 올랐고, 프랑스 등산화 브랜드 살로몬 운동화가 원가의 2,000%에 달하는 가격으로 재판매되면서 인기 있는 스니커즈 브랜드 순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어패럴 업계의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운동화를 신었을 때처럼 편안하면서도 더 격식있어 보이는 낮은 굽의 이른바 ‘맨발로 걷는 듯 낮고 편한’ 구두가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인다. 가령, 프라다, 로에베, 더로우 등이 출시하기 시작한 모카신, 슬립온, 로퍼 슈즈는 업계에 어떤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인가?


스포츠 운동화 시장의 하강 그리고 편안한 드레스 슈즈에 대한 니즈 사이에서 그 틈새를 이을 운동화와 구두의 오묘한 퓨전의 시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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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토종 스니커즈 브랜드 리닝(Li-Ning). 선전하는 비주류 마이너 스니커즈 브랜드들이 공유하는 디자인적 특성은 다름아닌 대담하게 선보인 기상천외한, 이른바 ‘어글리’ 미학이다. 사진: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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