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마세요, 패션에 양보하세요

2024-05-02 신광철 플러스앤파트너스 부사장 gdewa002@naver.com

신광철의 패션 ESG Biz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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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가죽은 윤리적인 패션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 출처: W Fashion



필자가 친환경 이커머스 플랫폼 ‘에코그램’을 런칭하기 전에 최소 10여개 브랜드의 입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인의 소개를 받아 국내 대표 친환경 브랜드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다. 대표 및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분들이 생각하는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과 실행, 런칭 스토리 등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다. 예상을 넘는 많은 사람들이 지구 환경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은 열정을 넘어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중에서도 애플레더를 사용해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 ‘마르헨제이’와 미팅을 할 때 비건가죽인 애플레더가 너무도 신기하게 다가왔고 식물성 비건가죽의 변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생각해 봤다. 우리가 먹고 남은 부산물을 가지고 식물성 비건 가죽을 만들 수 있다면 일거양득(一擧兩得) 아닐까?


◇ 2026년까지 연평균 48.1% 성장


우리에게 친숙한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화장품 광고 카피 문구가 이젠 피부를 넘어 패션에 양보할 차례인 것 같다. 2021년 2월 경영 컨설팅 및 시장조사 회사인 인피니엄 글로벌 리서치(Infinium Global Research)는 비건가죽 시장에 대한 시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가죽 시장은 2020년에서 2026년까지 연평균 48.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보고서는 파인애플 아남(Pineapple Anam Ltd), 데솔토(Desserto), 볼트 트레드(Bolt Threads Inc), 비제아(VEGEA SRL) 등의 비건가죽 회사를 소개했다.


식물성 비건가죽은 과일, 잎 또는 기타 식물성 성분을 안정제와 함께 산업적으로 가공하여 최종 소재가 동물 가죽의 시각적, 촉각적 특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비건가죽은 합성 피혁과 유사하게 하나 또는 여러 층으로 코팅된 기본 재료로 구성된다. 식물 기반 원료 성분의 등장으로 기본 재료 또는 코팅의 일부 합성 원료가 식물 기반 성분으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일부 합성 PVC/PU 코팅은 농업 폐기물로 대체될 수 있다. 사과가죽(Apple skin), 와인가죽(VEGEA), 선인장가죽(Desserto), 버섯가죽(MycoWorks), 키토산가죽(TomTex), 한지가죽(하운지)이 그 예일 것이다.


반면에 피나텍스(Pinatex)를 개발한 영국 아나나스 아남(Ananas Anam)사의 파인애플 가죽은 기본 재료로 파인애플 잎의 식물섬유가 PLA와 PU로 코팅 되어 좀더 자연친화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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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럼은 생산 과정에서 물이 소비되지 않는다.(출처: 미럼 홈페이지)



◇ 미럼, 100% 식물 및 기타 유기농 성분


비건가죽을 개발한 회사 중 100% 바이오 기반 및 플라스틱이 없는 비건가죽에 성공한 회사는 미국의 재료과학 업체 NFW(Natural Fiber Welding)사로 미럼(Mirum)을 개발했다.


신발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올버즈(Allbirds)는 친환경 가죽 개발을 위해 미럼에 2백만 달러를 투자해 플랜트 레더(Plant Leather) 소재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윤리적 패션을 선도하는 영국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2023년 F/W시즌 컬렉션에 미럼을 사용한 파라벨라(Falabella) 백을 공개했다. 파라벨라 백은 재활용 황동체인 핸들과 제로웨이스 자막(zamac) 매달,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안감 등이 적용됐다.


미럼은 생산 과정에서 물이 소비되지 않고 천연가죽보다 40배, 합성 피혁보다 17배 적은 CO₂ 배출량이 발생한다. 미럼은 천연 성분으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비건 가죽에 비해 분명한 이점이 있다.


미럼은 유기농 면을 기본 재료로 하며 코코넛 섬유, 코르크 및 식물 오일과 같은 다양한 원료로 구성된다. 코팅과 접착제가 본질적으로 합성되지 않고 100% 식물 및 기타 유기농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이 아닌 식물’이라는 모토에 따라 석유 사용을 없앴고 생산을 위해 화석 가스, 석탄 또는 석유 대신 바이오 제닉 원료만 사용한다. 또한 공정에서 PU 코팅과 합성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또한 미생물과 물리화학적 영향에 의해 자연 속에서 미럼이 분해될 수 있게 한 결과다.


◇ 변화의 시작


미럼은 ‘순환 설계에 의한 순환’을 목표로 하며 폐기된 재료는 퇴비화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비건가죽 시장은 환경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환경 파괴와 동물학대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천연 가죽산업에서 보다 지속가능성과 윤리적인 패션산업의 전환의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식물성 비건가죽은 단순히 동물가죽의 대안이 아니라 패션의 미래다. 결국 식물성 비건가죽은 소비자의 선택으로 보다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세상을 만들어 나아갈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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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럼을 사용한 파라벨라 백(출처: 스텔라매카트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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