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컬쳐, 꿈을 모으고 이야기를 판다

2024-03-21 조윤예 기자 choyunye@gmail.com

빈티지 축구 유니폼으로 펼치는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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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풋볼컬쳐 대표



지난 2월 성수 EQL에서 성황리에 열린 ‘구미래플리마켓’, 빈티지 아이템 위주의 플리마켓에서 단연 최고 매출을 기록한 곳은 의외로 축구 유니폼(풋볼 레플리카)을 판매한 풋볼컬쳐였다. 마니아층만 대상이 될 듯한 아이템으로 기록적인 매출을 일으킨 서정호 대표를 만났다.


Q  /  구미래플리마켓에서 이번 실적은 기대 했었나?


전혀 예상치 못했다. 자체적으로 현재 매장이 있는 의왕에서 플리마켓 진행도 서너 차례 했지만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은 의외였다. 시기적으로 설, 졸업 입학 시즌 등으로 10대와 20대 주소비층들이 지갑을 열 수 있는 때였고, 접근성이 뛰어난 위치 덕을 본 것도 있는 것 같다.


Q  /  주요 소비층이 10대인가?


과거 마니아층보다는 연령대가 어려진 것도 사실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으로 축구를 접하기도 하고 은퇴한 레전드급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찾아보면서 관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본업이 사진작가여서 여자 모델들에게 입혀서 촬영을 하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싫어했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밤새도록 축구만 논해도 이야기가 안 끊길 정도다. 좁았던 마니아층이 조금 더 두터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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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래플리마켓 현장



Q  /  원래 축구광이었나? 어느 팀을 응원 했나?


어린 시절 안정환 선수를 정말 좋아했다. 그 때는 선수들이 지금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근성을 가지고 좀 더 치열한 경기를 치뤘던 것 같다. 처음 수집도 전부 안정환 선수가 입었던 유니폼들로 했었다. 이적을 자주한 편이라 수집할 거리도 많았다. 직접 사인한 유니폼들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특정 선수나 팀을 응원 한다기 보다 축구 자체를 좋아한다.  


Q  /  지금 가지고 있는 유니폼 중에 가장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아이템 가격은?


150만원 정도.


Q  /  다른 유니폼들보다 10배 이상 가격인데 이유가 있나?


축구 유니폼이 한 팀에 시즌마다 3가지 정도가 지급된다. 150만원대로 책정한 유니폼의 경우 레알마드리드 선수들한테만 지급되는 유니폼이고, 입었던 옷이 아니라 완전히 새 거다. 또 긴 팔 유니폼이라 희소가치가 있다.


Q  /  결국 제품 자체로 뒀을 때 판매가 제 값에 이뤄지기 어렵지 않다는 말인가?


맞다. 스토리를 알아야 상품의 가치도 알게 된다. 인스타그램(@myho_0218)을 통해 유니폼에 얽힌 이야기들을 하나씩 서사로 풀고 있다. 이런 기능을 오래된 인터넷카페인 ‘레사모’에서 했었는데 요즘은 인스타그램으로 새롭게 공유되는 것 같다. 공유의 장을 오프라인까지 연결시키고 싶다.


Q  /  빈티지 유니폼 수집은 어디서 주로 이뤄지나?


본래 동묘나 동남아 등지의 구제마켓에서 찾아내곤 했다. 요즘은 빈티지 매장마다 기본적으로 풋볼 레플리카 아이템들을 갖추고 있어 수집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대략 2년여전쯤부터였던 것 같다. 해외 리그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는 손흥민, 이강인 같은 선수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본다. 쿠팡플레이에서 해외 프리미어 리그 팀을 국내 초청해서 경기를 열고 있다는 점도 저변 확대에 밑받침이 된 듯하다. 처음 풋볼컬쳐만으로 플리마켓할 때 20-30명 소수 마니아층만 모이던 때를 생각하면 시장이 엄청 커진 듯 하다.


Q  /  어렵게 수집한 만큼 안 팔고 싶은 것들도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어렸을 때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너무 갖고 싶은 마음에 진품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모으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덕업일치’를 이루게 된 것만으로 행복하다.


Q  /  앞으로 풋볼컬쳐의 전개 방향은 어떻게 될까?


이름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도록 하고 싶다.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좋아하는 팀과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을 형성하는 게 목표. 여름이면 나이트 마켓을 열고 경기를 같이 보면서 맥주 한 잔도 하고, 서로 수집한 유니폼들도 나누는 문화 교류의 현장을 만들고 싶다. 축구가 모두의 스포츠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럽에서처럼 지역사회와의 협업도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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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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