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패션을 바꾸는 6가지 재활용 혁신 기술

2023-12-01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재활용 섬유는 매우 복잡한 작업…기술 솔루션은 아직 초기 단계

Image
2024 봄/여름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



지구촌 기후 변화로 인한 패션업계의 막대한 폐기물 문제로 인해 특히 유럽 각국 정부는 야심찬 재활용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 섬유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며 기술 솔루션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문제다. NGO들은 진짜 문제는 과잉 생산이며, 기술 혁신은 브랜드가 수십억 개의 새 옷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보호막을 제공할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세계 패션계는 대규모로 재활용을 시작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의류 회사들이 의류에 일정량의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EU의 엄격한 새로운 규정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순환 경제 컨설턴트 폴 폴크스-아렐라노(Paul Foulkes-Arellano)는 "브랜드는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의 재활용을 달성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EU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어떤 아이디어가 필 환경적인 지석가능한 패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많은 아이디어가 실패하겠지만, 재활용 섬유의 다양한 과제를 보여주는 몇가지 아이디어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서크: 혼방 소재 분리 기술


대부분의 옷은 여러 가지 소재가 혼합되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미국 기업인 서크(Circ)은 가장 일반적인 폴리에스테르와 면의 혼방 섬유를 각각의 원료로 분리해서 완전히 재생하는 화학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수열 공정을 통해 폴리에스터를 액화시키고 면과 분리한다. 그런 다음 두 가지를 모두 새로운 섬유로 만들 수 있다. 자라는 4월에 출시한 의류 라인에 이를 사용했다.


사실 의류를 의류로 재활용하는(textile-to-textile) 흔치 않은 사례다. 매년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오는 의류 폐기물은 여러 품목 중에서도 재활용이 특히 까다롭다. 그 이유는 섬유 염료 제거가 어려운 데다 대부분 혼방 소재기 때문이다. 그간 의류 폐기물을 다루는 기술들은 특정한 소재만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재활용한 제품의 품질이 충분히 좋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서크는 폴리에스터·면 혼방직물을 폴리에스터와 면으로만 분류하는데, 이때 폴리에스터의 원료인 EG(에틸렌글리콜)와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면의 원료인 셀룰로스 단위까지 분해해서 재생해낸다. 폐섬유를 고품질의 원료로 무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크의 솔루션은 탁월하다. 기존 섬유 재활용 기업들이 폴리에스터 혹은 면과 같은 한 가지 섬유 소재의 시장을 공략하지만, 서크는 전체 섬유 시장의 76%를 목표로 삼고 있다.




수퍼서클: 수거 및 분류


전 세계에는 대량의 헌옷을 수거하고 분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여 다른 쓰레기와 분리하여 깨끗하게 보관해야 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섬유 재활용 물류 플랫폼인  슈퍼서클(SuperCircle)은 배송 회사, 창고, 추적 시스템을 한데 모아 이 과정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한다. 이들은 매장 내 수거함, 무료 배송 라벨 및 기타 장려책을 통해 대중의 태도를 바꾸고자 하고 있다.


공동 설립자 스튜어트 알럼(Stuart Ahlum)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다 사용했을 때 가장 먼저 수명이 다한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쉽고 편리하며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자체 브랜드인 따우전드펠(Thousand Fell)로 시작한 이 회사는 빠르게 확장하여 현재 유니클로 북미를 비롯한 여러 기업과 업계의 모든 재활용 물류를 처리하고 있다.




샌티스 텍스타일: 인-하우스 리사이클링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스위스의 가족 소유 섬유 회사인 샌티스텍스타일(Saentis Textiles)는 섬유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면을 재활용한 고품질의 새 직물을 만들 수 있는 특허받은 기계로 이미 한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했다.  세계 최초의 100% 재활용 코튼 'RCO100'을 개발한 이 회사는 섬유 방적, 직조 및 원단 개발은 물론 의류 및 기술 섬유의 글로벌 시장 소싱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리사이클 코튼은 IKEA, 파타고니아, 타미 힐피거 등의 브랜드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섬유 회사에 기계를 판매하여 공장에 직접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곧바로 잘린 부분과 자투리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영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중국, 이집트, 파키스탄에 지사를 두고 있다.




언스펀: 3D 직조기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이자 택스타일 이노베이터인 언스펀(Unspun)은 세계 최초의 베가(Vega)라는 이름의 3D 직조기를 발명하여 지속 가능한 생산 방법에 대한 시급한 필요성을 해결했다. 독자적인 로봇 기술로 구동되는 이 기계는 원사에서 직접 10분 이내에 맞춤형 바지 한 벌을 직조할 수 있어 마무리 단계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언스펀은 베가를 활용하여 재고가 없는 온디맨드 생산을 실현함으로써 운송 비용과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공급망을 간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제품을 적시 또는 온디맨드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으므로 낭비를 최소화하고 브랜드는 재고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로워카본 캐피탈(Lowercarbon Capital)의 파트너 슈오 양은 품질, 속도, 확장성을 유지하면서 패션 산업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언스펀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슈오 양은 "언스펀은 옷을 만드는 가장 경쟁력 있는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언스펀이 승리할 것"이라며 언스펀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첫 번째 마이크로 공장을 건설하여 이 새로운 개념을 증명하고 있는 베가 3D 직조기는 브랜드가 재고를 대량으로 비축할 필요가 없어져 폐기물 및 운송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티아: AI 기계로 의류 재활용


섬유 및 가죽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는 원료로 전환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프랑스 기업 세티아(CETIA)는 의류 재활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연구팀은 인공 지능(AI)을 사용해 먼저 의류를 스캔하고, 지퍼와 단추와 같은 딱딱한 요소를 식별한 다음, 레이저를 사용해 물건을 손상시키지 않고 잘라내는 기계를 발명했다. 또한 대형 기계 팔로 신발을 잡고 밑창을 떼어내는 기계도 함께 만들었다. 우주 여행과 백신의 세계에서는 초보적인 기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전에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기술이었다.


세티아의 디렉터 클로이 살몬 레가뉴(Chloe Salmon Legagneur)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였다. 신발에서 밑창을 분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재활용을 하지 않았고, 재활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무도 분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밑창제거 기계가 개발되기 전에는 재활용 업체에서 신발을 몇 시간 동안 구워 접착제를 녹인 다음 손으로 밑창을 떼어내야만 했다.


현재 유럽에서 새 옷으로 재탄생하는 섬유는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주택 단열재, 패딩 또는 도로 포장용 아스팔트로 사용된다. 이는 옷이 일반적으로 복잡한 소재의 혼합물이기 때문에 새 옷으로 재생되기를 희망한다면 섬유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세심하게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티아는 보통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이 작업을 인공지능 레이저 기계를 사용하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으며, 기술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초당 한 벌의 속도로 색상과 구성에 따라 옷을 분류할 수 있는 기계도 보유하고 있다.




루비랩스: 탄소 포집 원단


루비랩스(Rubi Labs)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식물이 성장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셀룰로오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셀룰로오스 펄프는 원사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즉 탄소 배출량을 천연 탄소 네거티브 섬유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루비랩스는 무세포 효소 흐름 생촉매 플랫폼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천연 자원으로 전환하여 합리적인 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응용 분야로 패션 산업을 위한 탄소 네거티브 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의류 브랜드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섬유를 면의 절반 가격으로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이 전혀 없고 물과 토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적인 섬유를 생산한다.


이 기술이 합리적인 규모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지난 7월 루비랩스는 거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함께 이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