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멀티브랜드 이커머스의 위기

2023-11-21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엔데믹 시대, 명품 소비자들이 다시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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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난 후, 온라인 명품 쇼핑 열풍이 잦아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지금처럼 활기를 보인 적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명품 소비자들은 다시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되었고 온라인 구매, 특히 멀티브랜드 이-커머스 업체들은 현재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이커머스 업체들도 브랜드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개별 사례에 따라 다소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협회 알타감마(Altagamma)는 럭셔리 분야의 도매 및 소매 채널 간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으며, 특히 불과 2년 전만 해도 시장의 새로운 선두주자로 부상했던 멀티브랜드 패션 이-커머스 업체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2024년 오프라인 멀티브랜드 매장의 매출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멀티브랜드 이-커머스 업체의 매출은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럭셔리 브랜드의 이-커머스 직접 판매는 약 4.5% 증가해 과거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반대로, 알타감마가 인터뷰한 애널리스트들은 오프라인 모노브랜드 매장을 통한 명품 판매는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매출은 2022년에 각각 26%, 20% 성장하며 크게 증가했다. 2023년에도 오프라인 매장은 9~13%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온라인 매장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반대로 글로벌 마케팅 컨설팅업체 베인앤코(Bain & Co.)가 알타감마와 함께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20% 증가한 백화점 매출은 2023년에 8~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인앤코의 파트너이자 럭셔리 시장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페데리카 레바토(Federica Levato)는 "팬데믹과 그에 따른 봉쇄 조치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 이커머스 채널이 활성화되어 멀티브랜드 플랫폼에 유리했지만, 팬데믹이 종식된 지금은 사회화 및 관광 활성화로 인해 물리적 모노브랜드 매장의 성과가 자연스럽게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채널은 정체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테일, 디지털 서비스로서 하락?


페데리카 레바토는 "지금은 초점이 달라졌다. 매장은 변화하고 있으며, 문화를 전달하는 목적지이자 체험의 장이 되고 있다. 2019년 이후 명품 브랜드는 신규 매장 수를 40~45% 줄였다. 대신 기존 매장을 확대하여 이를 더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e-테일은 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지원하는 디지털 서비스로만 활용되고 있으며, 고객 구매 여정 전반에 걸쳐 온라인과 오프라인 솔루션이 점점 통합되고 있다.


면세 쇼핑 전문업체 글로벌 블루(Global Blue)의 중부 및 북유럽 지역 COO인 피에르 프란체스코 네르비니(Pier Francesco Nervini)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새로운 열정은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소비자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는 "올해 면세 명품 시장은 밀레니얼 세대와 젊은 소비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 소매업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경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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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후 럭셔리 시장의 유통 채널별 매출 분석



한편, 젊은 세대의 다양한 연령대 사이에는 대조적인 태도가 존재한다. 페데리카 레바토는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는 가치있는 구매를 선호하고 우수성에 관심이 많은 반면에, 현재 전 세계 명품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에는 3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 소비자는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은 체험형 쇼핑에 열광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오프라인 쇼핑이 온라인 구매를 앞지르고 있는 이유다.


베인앤컴퍼니의 파트너이자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클라우디아 다르피지오(Claudia D'Arpizio)는 "문제는 e-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자체 e-숍을 추진하고 멀티브랜드 e-커머스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또한 명품 브랜드들은 멀티브랜드 플랫폼에서 주로 선보였던 할인된 재판매 시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프로모션 채널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사이트의 매출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급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다 강화된 비용 관리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반면, 명품 시장은 침체되고 있어 전토억인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번스타인 컨설팅의 럭셔리 부문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는 패션네트워크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매출과 총 상품 가치를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브랜드가 이러한 유형의 도매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거나 곧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패션 이커머스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브랜드들이 가격을 통제하고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업적 관계를 직접 처리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페치(Farfetch)의 사례처럼 온라인 할인을 활용하더라도 "고객을 유치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지적했다.


루카 솔카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몰락을 설명하는 또 다른 요인을 발견했다. 과거에는 판촉 활동에 드는 비용을 전통적인 소매업체가 부담했다. 이제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할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결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점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리치몬트 그룹 소유의 라이벌 YNAP의 지분 47.5% 인수를 앞두고 있는 파페치는 올 2분기에 매출 부진과 손실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이 회사의 주식 시가총액은 급락했다. 그러나 독일에 본사를 둔 마이테레사(MyTheresa)와 같은 일부 소규모 이커머스 업체는 매출 증가와 높은 총 마진율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통적인 이커머스 업체들이 럭셔리 시장에서 다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 모델을 수정하여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프로모션에 열광하는 고객보다는 디지털 도구가 제공하는 보다 유연한 구매 솔루션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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