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짝퉁’이 MZ세대를 유혹하고 있다

2023-11-21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최근 SNS '듑' 트렌드로 인한 수요 증가로 일부 유명 인기 제품 판매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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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짝퉁(dupes) 트랜드는 틱톡을 통해서 처음 시작됐으나 지금은 핵심 쇼핑 콘텐츠가 되었다.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32세의 제품 마케터 로렌 매기네스(Lauren Maginness)는 글로벌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의 찐팬이다. 하지만 요즘 그녀는 이-커머스 사이트 아마존을 통해 저렴한 가격의 브랜드 카피 제품을 구입하여 액티브웨어를 보완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그녀가 아마존에서 자주 구매하는 최애 브랜드 중 하나인 CRZ 요가의 32달러(약 4만원) 짜리 하이웨이스트 요가 팬츠는 루룰레몬의 인기 제품인 98달러(약 13만 원)짜리 얼라인 레깅스와 비슷하다. 로렌 매기니스는 자신을 전직 룰루레몬 직원이라고 소개한 쇼트 비디오 플랫폼 틱톡의 듑 인플루언서로부터 CRZ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자상거래으 통한 '짝퉁'의 화려한 부활?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룰루레몬, 아베크롬비앤피치, 버켄스탁, 에스티 로더의 톰 포드 향수 등의 베스트셀러가 로렌 매기네스와 같은 쇼핑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고가의 제품을 상당히 유사하게 복제한 틱톡의 ‘듑(dupe)’ 트렌드에 대한 애정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듑 트렌드는 짧은 동영상과 다양한 해시태그로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틱톡을 통해서 처음 시작됐으나 지금은 인스타그램, 레딧, 버즈피드 등 경쟁 소셜 미디어로까지 번져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동참하는 잇트렌드가 됐다.


듑(dupe)이란 영단어로 진품을 1:1로 베낀 복제품이란 뜻의 명사 ‘듀플리케이트(duplicate)’와 동사 ‘속이다, 사기치다(dupe)’를 축약한 속어다. 전자는 고가 명품의 싸구려 불법 복제품을, 후자는 쉽게 속는 멍청이를 뜻한다.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정글스카우트(Jungle Scout)의 데이터에 따르면, CRZ 요가는 한 달 평균 88,633켤레의 레깅스를 판매하고 월 평균 284만 달러(약 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CRZ는 홍콩 무역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지출 감소와 함께 유사제품(일명 짝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트렌디한 유명 제품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MZ 소비자들 사이에서 '짝퉁'이 널리 퍼지면서 로렌 매기니스는 친구에게 가짜 룰루레몬 액티브웨어 세트 선물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국, 유사제품을 구입하면 쇼핑 예산에 더 많은 여유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스킴스 언더웨어, 데커스의 어그 부츠 등 주요 브랜드의 짝퉁(dupe) 해시태그 검색은 틱톡에서 수백만 회가 조회되었다. 인플루언서들은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받고 월마트, 타겟, 향수 이커머스 업체 도시에(Dossier)와 같은 저가 소매업체에서 비슷한 대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판매 수수료를 받는 디스카운트 블로그 '패시네이트 페니 핀처(Passionate Penny Pincher)'가 팔로워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9.99달러(약 4만원)의 디어폼(Dearfoam) 시어링 '어그 짝퉁 슬리퍼'를 명절 선물로 선전했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모든 사람의 선물 목록에 있는 어그 슬리퍼를 115달러(약 15만 원)에 판매했다.


짝퉁은 다양한 판매업체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짝퉁이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빼앗을 수 있는지 정량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테일 컨설팅업체 도네거 토베(Doneger Tobe)의 부사장 레슬리 기즈(Leslie Ghize)는 브랜드 향수, 화장품, 중가대 의류 및 신발, 특히 카피가 쉬운 표준화된 제품(Commodity)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가 3,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28%는 향수와 같은 뷰티 제품을 연말 선물로 줄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55%는 의류, 신발 또는 액세서리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캐나다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은 지난 5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틀간 '짝퉁 교환'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쇼핑객들이 유사 제품을 얼라인 레깅스와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룰루레몬의 CEO 캘빈 맥도날드(Calvin McDonald)는 지난 6월에 투자자들에게 듀프 스왑(dupe swap)에 참여한 쇼핑객의 약 절반이 30세 미만이었으며 룰루레몬을 처음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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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은 지난 5월 LA에서 '짝퉁 교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패스트 패션부터 이커머스까지, '짝퉁' 전성시대


패션 전문가들은 짝퉁에 대한 현재의 열기가 패스트 패션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1975년 첫 매장을 연 인디텍스 소유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는 명품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의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 이안 태플린(Ian Taplin) 교수는 생산 주기가 짧아지면서 더 많은 스타일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고, 덕분에 더 자주 쇼핑하는 습관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 이베이, 쇼피파이(Shopify), 엣시(Etsy)는 유사한 상품의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짝퉁 판매의 가속화를 도왔다. 구글 렌즈(Google Lens) 앱과 같은 최신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사진으로 찍고 유사한 판매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잠재적인 짝퉁 제조업체(dupe-makers)의 경우 중국 마켓플레이스인 알리바바를 통해 제조업체를 쉽게 찾고 고용할 수 있다. 이-커머스 분석업체인 마켓플레이스플러스(Marketplace Pulse)의 설립자인 패션 분석가 주오자스 카지우케나스(Juozas Kaziukenas)는 "일부 제조업체는 유명 브랜드와 동일한 소재와 원단을 사용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경우, 짝퉁 판매자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저렴한 재료로 고가의 오리지널 제품의 외관을 복제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아마존과 같은 쇼핑 플랫폼의 판매자는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소매업체와 동일한 간접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저렴하게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주오자스 카지우케나스는 "짝퉁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훨씬 더 저렴하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리뷰 플랫폼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이 미국, 영국, 이탈리아의 MZ세대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쇼핑객의 30~49%가 온라인에서 구매한 '짝퉁'에 실망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대변인 마리아 보체티(Maria Boschetti)는 판매자가 사이트에서 제품을 설명할 때 브랜드 이름과 연결된 '짝퉁(dupe)', '가짜(fake)' 또는 '모조품(faux)'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정글스카우트의 중소기업 담당 사장 마이크 셰슈크(Mike Scheschuk)에 따르면, 이 규칙을 위반하는 판매자를 일일이 추적할 수는 없다고 한다.


지난 11월 15일 기준으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여러 제품이 이러한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버켄스탁의 인기 스타일 '짝퉁(dupe)'으로 표시되어 정품보다 100달러 이상 낮은 가격이 책정된 나막신 한 켤레가 포함되어 있었다.


버켄스탁 대변인은 브랜드 및 제품 불법 복제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지적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짝퉁 판매자들이 기존 특허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브랜드 로고와 기타 디자인 특징을 피해가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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