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 리테일의 변화

2023-08-11 최원석 필라멘트앤코 대표 insightprobe@gmail.com

최원석의 리테일 BIZ 07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무엇을 위한 공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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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 재고는 새로운 환경재앙의 일부다. 칠레의 사막에 버려진 패스트패션 의류들이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의 변화


모든 제품은 제품 특성에 따른 구매 사이클이 있습니다. 하나의 제품이 기획되어 개발되고 출시되고, 온전하게 사용되어 최종적으로 다음구매에까지 이르는 하나의 고객 여정에 맞춰 제품들은 기획되고 개발됩니다. 예를 들면 냉장고는 재구매에까지 이르는 시기가 10년 이상, 아파트나 집 역시 10년 이상, 핸드폰은 2년이면 다음 모델 구매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새로운 구매가 필요한 시점마다 구매 및 사용 경험에 기반해 새로운 관점의 구매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더욱이 하루하루가 다른 패션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 빠른 변화가 일어나는 비즈니스입니다. 또한 온라인 기반의 패션 비즈니스가 대세 중에 대세이긴 하지만 패션이야말로 오프라인의 경험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매우 편리하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신체에 딱 맞는 상품을 고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옷과 신발을 고를 때 내 몸에 맞는 것을 고르기가 결코 쉽지 않죠. 그래서 아직도 옷과 신발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착용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패션비지니스에도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해 800억 벌의 재고를 만들어 내고 있는 패스트패션은 온·오프라인의 변화를 기반으로 어떤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있는 모습입니다.


사실 2018년 H&M은 재고만 4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폐기에 대한 리스크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데이터 기반의 생산과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재고 최소화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비즈니스가 된 것이죠. 그래서 온·오프라인 변화의 시기와 맞물려 옷을 살 수 없는 매장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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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16 매장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의 결합


그런 의미에서 근래 옷을 팔지 않는, 재고없는 매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케이스가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16입니다.


온라인 플랫폼 하고(HAGO)가 직접 투자하고 운영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샵 #16은 신선한 형태의 운영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O4O(Online for Offline)’ 편집 매장이기 때문이지요. 100여 평 규모 부티크 형태의 매장 내 16개 브랜드 별로 섹션을 나누고 온라인 브랜드들의 샘플을 전시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것이 특징인데요. 제품은 사이즈별로 1개씩 샘플형태로만 걸려있고, 고객들은 옷을 입어보고 주문과 결제는 모바일 하고에서 자체 개발한 결제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고객들은 쇼핑백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쾌적하고 편안한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16은 고급 부티크에서나 볼 수 있는 극대화된 쇼핑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핵심은 온라인 브랜드의 운영 특성과 재고 관리에 효율성을 주고자 채택한 운영 방식이었습니다. 매장에 의류 재고를 가져다 놓지 않아도 되는 판매 방식은 수월한 재고 관리로 이어져 결국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한 부담을 낮춰 주었습니다. 바로 패스트 패션업계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죠.


물론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식의 쇼핑 서비스는 인식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오픈 후 10일간 2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한달 만에 약 5억 원의 매출을 올려 여성복 분야에서 매출 1위를 했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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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우랩(niaulab by ZOZO, 어울리는 실험실)



일본의 온라인 패션전문몰 조조타운(ZOZO TOWN)을 운영하는 조조는 작년 말 도쿄 오모테산도에 자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니아우랩(niaulab by ZOZO, 어울리는 실험실)’을 열었습니다. 이곳은 오로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스타일링 제안’만을 목적으로 옷을 팔지 않고 무료로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예약제 매장입니다.


초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사람은 어울림으로써 웃는 얼굴이 된다’가 콘셉트입니다. 스타일링 제안은 전문 스타일리스트와 AI가 진행하며, 이들은 물건을 팔기보다는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이에 맞춰 스타일링 체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장 내 공간을 거듭 리뉴얼해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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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팔지 않는 의류 매장 '패브릭 도쿄'


이외에도 일본 도쿄에는 스타일링을 원하는 소비자들만을 위한 의류 매장이 있어 화제입니다. 바로 '패브릭 도쿄(Fabric Tokyo)'라는 양복점인데요,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맞춤정장 전문점으로 변신한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입니다.


아직도 옷과 신발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특히 핏(Fit)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옷을 맞춤 제작해 입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특히 양복은 맞춤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짙습니다. 그런데 이 양복점은 매장에서 옷을 팔지 않습니다.


이곳에 방문한 고객은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수백 가지 양복 견본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피터(Fitter)'라고 불리는 직원은 30분 이상의 시간을 들여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이렇게 측정된 신체 사이즈는 패브릭 도쿄의 전용 앱에 저장되죠. 고객은 앱을 통해 맞춤 양복을 주문합니다. 가격은 37,800엔(한화 약 38만원) 정도로 양복 소재의 종류와 디자인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집니다. 맞춤 정장뿐 아니라 셔츠, 바지 등 다양한 의류들도 앱을 통해 언제든 주문이 가능합니다.


패브릭 도쿄의 매장은 맞춤 양복을 제작하기 위해 들러야 하는 일종의 쇼룸인 셈이죠. 마치 우리나라 옛날 맞춤 양복점처럼 말이죠. 실제 한국에서는 기성품과 고급 맞춤 양복의 선택만이 존재하는데 패브릭 도쿄와 같은 서비스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몸과 스타일에 잘 맞는 맞춤 양복을 선택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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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밖으로 나오는 패션 플랫폼 서비스의 오프라인 진출


패션 인더스트리의 앱 서비스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기 위해 앱 밖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물건을 만져보고 입어봐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특히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존재하는 서비스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합니다.


근래 29CM이나 마켓컬리, 그리고 명품 온라인 쇼핑몰들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29CM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29성수와 더불어 더현대 서울에 29갤러리를 오픈했습니다. 이구성수의 경우 29CM의 첫 번째 공식 쇼룸으로 계절마다 새로운 테마를 선정하고 아트 전시, 브랜드 상품, 입점 브랜드 팝업, F&B(식·음료) 메뉴를 하나로 엮어 선보인다는 방침입니다. 상품은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고요.


실제 뉴발란스는 29CM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을 이구성수로 확장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하면서 지난 10월에만 거래액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하네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은 지난 7월 29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몰에 오프라인 매장 ‘커넥티드 스토어’를 개점해 3개월 만에 월매출 10억원을 달성하며 누적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MZ세대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는’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겨냥해 독특하고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차별성 있는 오프라인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런 행보를 일찍부터 선보였던 주자는 다름아닌 온라인패션 플랫폼서비스의 선두주자인 무신사입니다.


무신사 테라스는 무신사의 쇼핑몰에 입점한 다양한 브랜드들을 위한 공간서비스를 제공하다는 개념으로 공간 운영을 가변적으로 하는 무신사 테라스의 특성에 맞춰 현재 많은 브랜드가 다양한 행사들을 이곳에 다채롭게 펼쳐놓고 있습니다. 팝업 스토어, 브랜드 런칭 및 협업 컬렉션 쇼케이스, 고객 체험 이벤트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브랜드가 브랜드 스토리를 공간 안에 만들면 무신사 테라스는 그 밖의 전시, 미식, 힐링이 가능한 콘텐츠들로 패션과 문화에 대한 복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패션문화 편집 공간을 제공해 사람들이 방문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합니다.




온오프라인 통합 가치와 밸류체인이 문제


결국 점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전방위적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은 온라인 구매 시스템을 오프라인에 구현하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만으로는 경쟁에 한계를 느껴 오프라인에서 서비스 차별화를 목표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쇼핑 전 과정을 중요시하게 된 트렌드에 맞춰 특별한 공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합니다.


앞으로는 ‘온오프라인의 경계와 무관하게 통합적으로 어떤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와 ‘그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된 고객관계를 기반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최적화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 입니다. 이제야말로 하드웨어의 관점에서 벗어나 진정한 고객지향의 시대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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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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