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스타와 럭셔리의 찰떡궁합

2023-08-02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동안의 소년·소녀 이미지가 럭셔리 안티에이징 전략과 通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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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의 새로운 홍보대사로 임명된 걸그룹 뉴진스의 해린.



한국을 넘어 글로벌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매김한 K팝 아티스트는 이제 유럽 럭셔리의 간판 스타가 되었다. 최근 몇 달 동안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이 주요 럭셔리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되었다. 럭셔리 브랜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한류 스타들의 저력은 이제 동쪽에서 불어오는 샛바람이 아닌 전 세계적인 태풍이 되었다.


아시아와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적 용광로 한국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지난 4월 29일, 루이 비통과 친한파로 알려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제스키에르는 서울 잠수교에서 2023 가을/겨울 프리 컬렉션 패션쇼를 선보였다. 이어 5월 말에는 구찌가 한강 북단의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한국이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영감의 발상지라는 보여주는 두 장면이 아닐까 한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에너제틱한 영감을 주는 가수와 댄서들이 주로 밴드로 활동하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음악 장르인 케이팝이다. 흔히 '아이돌'로 불리는 이들 중 다수는 현재 유럽 럭셔리 브랜드들의 패션 아이콘이 되어 그들을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두 그룹이 눈에 띈다. 바로 <BTS>와 <블랙핑크>다. <블랙핑크>는 멤버 제니, 지수, 로제, 리사가 각각 최소 두 개 이상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K팝 걸그룹이다. 티파니앤코 주얼리, 샤넬과 생로랑 드레스, 자크뮈스 가방, 까르띠에 시계는 한국 아티스트의 모든 행동과 제스처를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팬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럭셔리 브랜드와 K팝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발표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100만 명을 보유한 보이 그룹 <NCT>의 가수 태용은 지난 6월부터 로에베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이미 '피겨 여왕' 김연아를 비롯해 지수(블랙핑크)와 지민(BTS), 차은우(아티스트), 새훈(엑소) 등 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디올은 4월 말 걸 그룹 <뉴진스> 해린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해 7월 데뷔한 <뉴진스>는 1년도 채 안돼 멤버 전원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앰배서더가 되었다. 해린에 앞서 혜인은 루이비통, 민지는 샤넬 뷰티, 패션, 시계&주얼리, 하니는 구찌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다니엘은 버버리와 생로랑 뷰티 앰배서더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지방시는 에스파 그룹 전체를,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는 지난해 데뷔한 걸 그룹 <엔믹스> 멤버 전원을 앰버서더로 선택했다. 이밖에도 <BTS>의 슈가는 발렌티노, <아이브>의 장원영은 미우미우와 프랑스 보석 브랜드 프레드, <아이브>의 안유진은 펜디 앰버서더로 각각 활동하는 등 K팝 스타 패밀리가 없는 브랜드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일본 디자이너 니고가 이끄는 겐조도 6월 보이 그룹 <세븐틴>의 버논을 영입하며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이 베르사체의 새로운 얼굴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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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버버리 앰버서더인 뉴진스의 다니엘, 펜디 앰버서더 아이브의 안유진, 티파니앤코 앰머서더인 BTS의 지민



K팝 스타나 국내 배우들이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간판 스타가 된 것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다. 2010년 중반 데뷔한 <블랙핑크> 등 3세대 아이돌들이 본격적으로 발탁되면서 ‘인간 샤넬(제니)’ ‘인간 디올(지수)’라는 애칭을 쏟아냈고 그 여세는 4세대인 <아이브>와 <뉴진스>로 이어지면서 연령대도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뉴진스>의 막내인 혜인은 15세로 루이비통의 최연소 앰버서더가 됐다.


럭셔리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불리는 소위 '홍보대사'는 해당 브랜드 제품을 착장해 홍보하는 효과도 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상징하고 각인하는 효과가 더 크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그 영향력을 더 막강하다.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사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물을 앰버서더로 임명했고, 그 대상은 주로 백인 중심의 외국 배우나 팝스타였다. 황인종인 동양인 스타는 거의 드물었다.


물론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가 세계 7위에 이르고, 1인당 명품 소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 때문에 K팝 스타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샛바람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21세기형 럭셔리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위해 K팝 스타들을 글로벌 보 대사로 임명했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미 K팝 스타들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숫자와 BTS 팬덤 아미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K팝 스타들의 영향력은 세계적이다. 그 대표적인 사레로 글로벌 데이터 전문회사 '런치메트릭스'는 블랙핑크 제니가 지난해 3월 샤넬 2022/23 가을·겨울 레디 투 웨어 쇼에 참석해 창출한 미디어 영향 가치(MIV)가 49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럭셔리 브랜드들은 K팝 스타를 발탁한 이유로 “당당한 이미지”, “뚜렷한 자기 표현”, “다양성 포용”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케이팝 팬덤 태풍은 개별 그룹이나 아티스트를 뛰어넘어 한계를 없을 정도로 대세다. 이미 최고의 K팝 스타들이 브랜드 홍보대사로서 입지를 굳힌 가운데, 하이브(Hybe), YG 엔터테인먼트, SM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 등 4개의 대형 기획사의 후원 아래 재능있는 아티스트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데뷔 초창기부터 BTS와 함께 해온 하이브는 지난 5월 산하 기업인 지코가 설립한 케이오지(KOZ)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선보였다. 2022년 1월에는 최근 뮤직비디오 '가지 않은 길(Road Not Taken)'이 공개 2주 만에 140만 뷰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재팬 글로벌 보이그룹 '앤팀(&TEAM)'을 선보였다.


물론 K팝 스타들은 전통적으로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 이미지를 젊은 MZ세대 K팝 스타들이 그들의 기준을 바꾼 셈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의 앰버서더는 슈퍼모델이나 관능적이고 성숙한 백인 배우 일색이었다. 하지만 다양성이 화두인 21세기에 백인 중심의 미의 기준이 달라졌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보이지 않는 글로벌 패션계의 인종 차별적인 유리 천장을 엄청난 인기와 바이럴 영향력을 겸비한  MZ세대 K팝 스타들의 럭셔리 브랜드의 얼굴 기준 자체를 바꾼 것이다. 백인 스타들에 비해 소녀, 소년 이미지가 강한 K팝 스타들의 이미지는 안티에이징을 추구하는 패션과 찰떡궁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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