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타운이 팔지 않고 성공한 이유는?

2023-08-02 김숙이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김숙이의 일본 트렌드 읽기 08

물건 팔지 않는 ‘어울리는 실험실(niaula, 似合うラ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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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우랩은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AI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타일리스트들이 2시간 동안 스페셜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 초개인화 서비스 구현, 최대 실적 거둬


일본 온라인 패션테크 전문몰인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조조(ZOZO)에서 작년 12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오픈한, ‘어울리는 실험실(이하 니아우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어울리는 실험실(niaulab, 似合うラボ)’에서는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다. AI와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2시간에 걸쳐 고객에게 어울리는 컬러와 스타일링, 헤어 메이크업 등 스페셜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조조의 패션 코디 앱 ‘웨어(WEAR)’에 축적된 약 1300만건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AI가 내놓은 분석을 바탕으로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과 함께 생각하고 제안해준다.


여기에 2~3만엔(200,000~300,000원)정도인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전례없는 과감한 시도를 선보였다.


조조는 온라인 패션 전문 쇼핑몰이지만, 그동안 많은 DX(Digital Experience) 시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미 일본 국내외에서 잘 알려진 신체측정 바디수트인 ‘조조수트’, 귀찮은 옷고르기에서 해방을 선언한 ‘오마카세 정기편(정기 코디네이터 서비스)’, 패션 코디네이터앱 ‘웨어’, 자동생산과 고객 체형 데이터의 활용 등 발빠른 디지털화를 지향하고 있다.


◇ 프라이빗 토탈 패션 케어 서비스 제공


어울리는 실험실은 예약제로 라인(LINE) 전용 계정에서 응모해 당첨되면, 패션 취향과 고민에 대해 상담 설문지를 작성한다. 체험 당일에는 상담 설문지 내용을 근거로 조조 독자적인 AI가 3가지 패턴의 코디를 제안, 이를 활용해 프로 스타일리스트가 고객과 함께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정해가는 방식이다.


매장에는 전문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상주하고 있어, 고객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헤어 메이크업을 받을 수도 있다. 매장 내는 조조타운에서 취급하는 700점 이상의 아이템이 전시되어 있으며, 2시간동안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상담이 끝나면 스타일링 포인트가 적힌 카드를 받을 수 있으며, 추후 라인으로 촬영한 사진과 피팅한 모든 아이템의 상품 정보가 조조타운 홈페이지 URL과 함께 받아볼 수 있다.


오쿠보 마토씨 조조의 CDO이자 어울리는 실험실의 사업 책임자는 “이번 체험형 매장은 ‘어울림으로 사람은 웃는 얼굴이 된다’라는 컨셉으로 상품을 파는 것보다 고객의 어울림을 찾아 패션을 즐기도록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고 전했다.


어울리는 실험실에서 자신의 어울림을 발견한 고객들은 새로운 자신의 모습에 놀라거나 자신감을 갖는 고객들이 많다며, 2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로 지나갔다고 전했다. 실제 체험 후, 설문에서도 구입 의욕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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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미러를 통해 조조AI가 제안하는 3가지 패턴의 코디네이트



◇ ‘어울림’ 경영전략 핵심으로 떠올라


어울리는 실험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일 4~5명, 연간 약 1000명 정도이다. 2022년 12월 개점 이후 사흘 만에 2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으며, 지난 2월 100명 모집에 2만7503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신청자의 약 90%가 여성으로, 주타깃 Z세대를 상대로 한 조조타운 사이트 설문조사에서 ‘옷을 구입하거나 갈아 입을 때 고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80%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고민으로는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릴지 모른다’고 답했다.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가’란 질문에 80%가 그렇다고 했으며, 특히 Z세대에서는 90%를 차지했다.


매장은 스타일링 체험의 효율성을 위해 약 76평의 매장 전체를 피팅룸화했으며 ‘피팅룸으로 뛰어든다’는 매장내 컨셉을 바탕으로 설계, 스타일리스트와 고객이 상담하기 좋은 공간을 실현했다.


공간을 구분하는 커튼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투과성이 있는 소재를 사용해 서로 겹쳐지면서 생기는 다양한 색감과 무한한 ‘어울림’의 다양성을 표현한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외관에는 사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어울림’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어울리는 실험실은 조조의 경영전략 ‘More Fashion×Fashion Tech(두근두근 대는 어울림을 전달한다)를 실행하기 위함이다.  조조는 이번 매장을 오픈하면서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프로세스보다 한 단계 진화에 접근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최종적으로는 ‘패션을 구입하려면 조조에서, 패션의 일이라면 조조’로의 진화를 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2023년 3월(2022년 4월~2023년 3월 실적) 결산에서 알 수 있다. 상품 취급액(유통 총금액, GMV)이 전년 대비 7.0% 증가한 5443억엔(5조4천억원), 매출액은 10.4% 증가한 1834억엔(1조8천억원)으로 순이익 14.6% 증가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한 액티브 회원수도 창사 이래 최대인 1019만명(전년대비 26만명 증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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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고객의 편안한 스타일링을 위해 매장 전체를 피팅룸으로 설계했으며 빛이 투과하는 커튼을 이용해 ‘어울림’의 다양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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