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4대 컬렉션 ‘도장깨기’

2023-04-03 조윤예 기자  choyunye@gmail.com

김보민 / 블루템버린 공동 대표

진정성 담은 옷으로, 신개념 패션 문화 소셜 무브먼트 만들 것


# 뉴욕, 런던, 밀란, 파리 4대 패션위크는 패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무대나 다름없다. 김보민 디자이너에게도 그랬다.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당시 '비디오테이프'로 해외 컬렉션 무대를 보고, 당돌하게 나도 해외 컬렉션 쇼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패션전공학도 시절 그녀의 꿈은, 2023년 이뤄졌다. 그것도 현지 언론들의 굉장한 환호 속에.


김보민 대표

◇ 2023 F/W 런던패션위크 기대주, 포브스 선정 15대 디자이너 선정

"지난 2월 막 마치고 돌아온 런던패션위크에서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아무래도 '블루템버린'이 클래식 브리티쉬 컨셉이기 때문 일까요."

영국에서는 거의 무명이다시피한 김보민 디자이너지만 쇼가 끝나고 나서 현지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마리끌레르는 전체 런던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로 그녀를 뽑았고, 포브스 지에서는 15인의 디자이너에 랭크됐다.

한국에서 진행한 '패션 뮤즈 선발대회'를 통해 직접 선정해 해외 무대에 세운 모델들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처음에는 주최 측에서 인증하고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선발된 모델들 이외에는 무대에 세울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었는데, 막상 데려간 모델을 현장에서 워킹하는 것만 보고도 만족스러워했어요. 무대에서의 호응도 좋았고, 쇼가 끝난 후에는 다른 해외 디자이너들에게 바로 캐스팅도 들어오기도 했답니다."

파리컬렉션에는 후배 한복디자이너 '리슬'을 초청해 본인의 무대에 설 수 있게 해 주기도 했던 그녀다. 이번 해외 진출을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정도의 답을 기대했던 '블루템버린'에 대한 질문에 '패션의 화려함을 뽐내기보다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소셜 무브먼트를 통해 옷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현하고 싶다'는 뜻밖의 답을 내놓은 건 위 두 가지 사실을 보면 이해가 간다.


김보민 디자이너는 블루템버린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현하고자 한다.


◇ 제품 경험과 디자이너와의 만남이 있는  문화로서의 패션 브랜드

"이제 제조업 중심이 아닌 문화산업으로서의 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운동, 즉 기부문화도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블루템버린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건호 대표와 김보민 디자이너의 만남도 이런 생각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됐다. 해외 4대 컬렉션 준비 작업을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

이건호 대표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모으려면 공감을 얻어야 하죠. 그 부분에서 패션이 큰 힘이 될 것 같았고, 그래서 김보민 디자이너와 일을 시작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미 브랜드 '칸쥬'로 서울패션위크 무대를 여러 번 참가했고, 백화점이나 홈쇼핑 진출로 매출 외형도 키워봤던 김보민 디자이너의 이번 해외 진출은 사실 그 당시의 작은 인연에서 시작됐다고.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면서부터 당연히 해외 컬렉션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꿨었죠. 서울컬렉션부터 차근차근 발판을 다져서 10년 내에는 해외무대에 서자는 계획을 했었어요. 4대 컬렉션은 아니지만 서울패션위크를 보고 일본, 중국, 벤쿠버 등에서 패션위크를 운영하는 팀이 연락을 해 왔었고, 당시 벤쿠버패션위크를 통해 뉴욕에서 쇼를 할 기회를 얻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유통 비즈니스와 디자이너로서의 일 두 가지를 혼자 다 병행하기엔 결코 쉽지 않았다. 칸쥬를 정리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하던 중, 벤쿠버패션위크 일을 했던 에이전시가 20년 만에 다시 연락을 해 온 것이 이번 '해외 4대 컬렉션 도장깨기'의 시작이 됐다.

팬데믹 기간이라 참가 수락 이후 3년간의 유예 기간이 있었기에 오히려 모두 참가할 기회가 됐다. 21년 7월 뉴욕컬렉션 쇼를 진행한 이후, 오프라인 무대는 잠정적으로 중단됐기 때문에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준비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해외무대에서의 열광적인 반응은 커머셜 쪽으로도 연결이 됐다.

"바로 수주가 일어나는 쇼가 아니었지만 당장 바잉을 하고 싶다는 바이어들로부터 쇼핑몰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어요. 유력한 패션 플랫폼들도 입점 문의를 해왔어요. 이제는 꼭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나 바이어가 방문하는 전시를 통한 비즈니스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죠."

기나긴 패션위크 여정 때문에 정작 국내 유통은 아직 준비 중인 상황이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기반의 해외 공략에 포커싱하고 있다. 처음 기획했던 '소셜 임팩트'를 위한 패션문화축제도 동시에 준비 중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말하자면 제품 경험과 디자이너와의 만남이 주가 되는 '소통형 브랜드'를 만들 생각입니다. 곧 사무실이자 제 작업실 공간에서 '소녀들의 밤(가제)'이라는 행사도 열 생각이에요. 살롱 문화같은 작은 형태에서 크게 문화축제까지 하나의 '문화'로서의 블루템버린을 기대해 주세요. 옷에 대한 진정성은, 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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