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명품 화장품 붐’…‘립스틱 효과’ 입증할까?

2023-03-14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03

명품 뷰티 브랜드 빅뱅의 해



'립스틱 효과' 부담 없이 명품으로 나 자신을 만족시키고 싶을 때 '명품 립스틱'에 투자한다. 핸드백에서 꺼내든 명품 브랜드 달린 립스틱은 소비자의 열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주변인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지만 매력적인 뷰티 아이템이다.


글로벌 뷰티 업계는 바야흐로 '명품 화장품' 시대에 접어들었다. 구찌(Gucci) 소유사인 프랑스 본사의 다국적 명품 그룹인 케링(Kering, 최고경영자: 프랑수아-앙리 피노(Fran?ois-Henri Pinault))이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올 2월초 케링은 구치 패션하우스 사내에 자체 화장품 부서를 신설하고 화장품 업계 베테랑인 전(前) 에스테 로더(Est?e Lauder) 임원 출신 라파엘라 코르나자(Raffaella Cornaggia)를 채용했다고 발표했다.

이제까지 케링 소유의 명품 패션 브랜드들인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 포멜라토의 화장품 및 향수 제조 및 공급은 미불(美佛) 화장품 기업인 코티(Coty Inc.)가 담당해왔다. 구찌의 사내 화장품 부서 신설 효과로 향후 누가 케링 그룹 내 브랜드 뷰티 제품 라인 개발 업무를 담당할 것인가와 케링과 코티와의 미래관계는 어떻게 재정립될 것인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케링 소유 입생로랑의 YSL보테 화장품 브랜드는 2008년 로레알에 11억 5천만 유로(약 1조 6,023억 원)에 매각돼 라이센스 기한 만기와 반환을 기다려야 한다. 연간 매출 미화 5억 달러(약 6,614억 원) 가치의 거물급 코티(Coty)사와 구찌 뷰티 브랜드 간 라이센스 기한 만료 후 코티가 구찌뷰티를 반환할 지 혹은 케링이 화장품 제조업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

케링은 앞서 2015년 피복에서 얼굴로 전략적 관심을 전환하고 구치 아이웨어(eyewear) 부서를 신설하고, 중단기 글로벌 매출 실적 20억 유로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2022년 기준, 자료: CCPLuxury). 이번 사내 화장품 부서 신설은 지난 7년 동안 축적해 온 아이웨어 비즈니스에 기초한 뷰티 부문 글로벌 규모 확장 의도를 재확인한 제스처다.

지난 약 5년 글로벌 장업(粧業)계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천지개벽을 거쳤다.

로레알, 레블론, 유니레버 등 기성 다국적 브랜드,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가 탄생시킨 뷰티 인플루언서 및 유명 연예인 자체 뷰티 브랜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진열·결제·배송 방식 D2C 온라인 온리(online-only) 브랜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유럽 명품 패션브랜드의 뷰티사업 진출은 무엇을 뜻할까.

명품패션, 어패럴 기업인 케링의 화장품 사업 확장 전략은 사실상 유럽 명품패션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를 알리는 전쟁터 전진 나팔소리라고 글로벌 뷰티 업계와 언론은 해석한다.



싱가포르의 명소 오차드 거리에 2022년 12월 오프닝한 코티 구치 뷰티 플래그십스토어. 디지털 존재감과 편의성, 오프라인 매장 특유의 물리적 공간체험을 절묘하게 결합한 스위트 스폿 발굴이 오프라인 뷰티 매장 성공의 관건이다. 이미지출처 : Courtesy: Coty Gucci Beauty


◇ '명품 화장품 붐' 분위기 무르익었다


지난 약 3년 사이 화장품 사업은 유럽 명품업계에 큰 매출을 안겨준 막강한 새수익 부문으로 급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소비자들이 경제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치품 소비로 심리적 만족을 느끼고 싶어 한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를 입증시켰다. 화장품과 향수는 의복, 구두, 핸드백 등 명품 빅티켓(고가) 품목에 비해 구매가격이 덜 부담스러우면서도 소비자가 열망하는 브랜드 어필과 소유 만족감을 선사한다. 소비자는 명품의 품질이나 디자인보다는 동경하는 브랜드 속에 깃든 이데올로기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및 봉쇄조치 직후 특히 여성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율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급반등세를 보였는데, 가령 글로벌 제1명품기업 LVMH는 2022년 한해 기업 총 매출액 792억 유로(약 109조 원)중 근 10%에 달하는 77억 유로(약 10조6천억 원)를 화장품 및 향수 영역에서 거둬들였다. 이같은 트렌드를 포착하고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2021년부터 대거 '명품 화장품 붐' 트렌드에 합세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앙 루부탱, 발렌티노, 캐롤라인 헤레라, 드리스 반 노텐, 오프화이트, 스텔라 매카 트니가 뷰티 라인을 런칭했다. 패션하우스 피에르 발망은 오는 2024년 4월 발망 뷰티(Balmain Beauty, 에스티 로더 공급)를 런칭할 계획이며, 프라다 뷰티도 자체 스킨케어 2 of 4 및 메이크업 라인을 런칭(시기 미정)할 것으로 알려져 명품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 Z세대 겨냥 패션+뷰티 크로스오버 관건

팬데믹 이전과 다름없이 쇼핑을 비롯한 대면 활동을 포함한 일상 활동이 정상화 국면으로 회복된 지금, 오프라인 기성 브랜드와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가 온통 수직 시장(verti cal market) 확장을 통한 매출 창출 모색을 탐색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 업계의 뷰티 사업 경쟁 추세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2022년도는 온라인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대거 뷰티 카테고리로 확장한 해였다. 해외 원조 디지털 리테일러 네타포르테(Net-a-porter)와 센스(Ssense)를 비롯해서, 명품 디자이너 패션 이커머스 사이트 파페치(Farfetch)와 브라운스 패션(Browns Fashion), 모다 오페란디(Moda Operamdi)가 그 대표적 사례다. 코티는 앞서 2022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싱가포르의 명소 오차드 거리 ION 쇼핑 지구와 태국 국제공항 킹파워 면세점에 구찌 뷰티(Gucci Beauty) 리테일 플래그십 매장 3 of 4을 오픈하고 팝업풍 오프라인 매장 경험과 디지털 편의를 유려하게 결합시킨 피지털 리테일을 시험했다.

브랜드 벤더 관리, 플랫폼별 차별화된 큐레이팅, 틱톡 등 소셜미디어 경유 인플루언서 활용, 젊은 세대 소비자 취향을 잘 간파한 이미지 콘텐츠와 편집, 창조적 콜래보레이션이 관건이다.

토털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마케팅 방식과 리테일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최근 소비자들은 패션 및 어패럴, 주얼리 및 액세서리, 홈 인테리어를 가로지르며 종합적으로 코디된 포괄적인 뷰티 큐레이션 제안(메이크업, 스킨케어, 향수, 뷰티 전자용품 포함)을 기대한다.

예컨대, 크리스티나 스트룬츠(Kristina Strunz) 코티 동남아 시장 총디렉터 겸 유통 책임자에 따르면 구찌뷰티의 마케팅 광고 예산의 절반가량이 인기 연예인 모델이 출연하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집중, Z세대 소비자 취향잡기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뷰티 및 스킨케어시장이 미화 1천810억 달러(한화 약 234조 4천억 원)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 것처럼 립스틱, 아이새도, 파운데이션 등 베스트셀러 메이크업 3총사로 출발한 명품 화장품 붐은 고수익 스킨케어 시장이라는 최종 고지를 향한 첫 신호탄이다.


오프화이트도 뷰티 라인을 런칭하며 명품 화장품 붐에 합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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