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은 사기 비즈니스다

2022-11-01 신광철 플러스앤파트너스 부사장 gdewa002@naver.com

신광철의 패션 ESG Biz 07
합성 섬유가 에코레더, 비건레더?






가을 대표 패션 아이템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가죽 자켓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가죽 아이템은 동물의 종류, 가공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한 패션 감각을 보여줘 터프함과 섹시함, 빈티지함 등을 연출하기에 가장 좋은 아이템 중 하나다.


하지만 의류 소재로 사용할 가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두질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인 크롬이 들어가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한 무분별한 동물 착취 문제가 환경 문제로 대두되면서 가죽아이템 역시 친환경을 생각한 에코레더, 비건 가죽 자켓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알아보면 그냥 합성피혁일 경우가 많다. 일반 합성피혁, 보통 레자라고 부르는 이것은 폴리우레탄이나 PVC가 주성분이다.


합성 섬유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매립, 소각, 온실가스 배출, 미세 플라스틱 배출 등 중대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는 등 의류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사용되는 섬유 중 합성 섬유는 69%에 달한다. 2030년까지는 7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중 85%는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폴리에스터 소재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석유의 양은 전세계 석유 소비의 1.35%에 달하며, 이는 스페인의 연간 석유 소비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동물보호단체 PETA가 분류한 비건 소재의 기준은 유기농 면, 마, 해조류 섬유, 폴리에스터,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 인조 모피, 가죽 등을 포함하고 자연사한 동물이나 식용으로 도축된 동물 가죽과 털도 포함한다. 또한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매스 물질, 예를 들어 파인애플, 바나나껍질, 사과껍질, 버섯, 선인장 등의 식물성 폐기물 소재를 사용한 '비건레더'는 물질 성분의 함유량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국가별 재생섬유시장 규모

◇ 눈가리고 아웅, 그린워싱은 위장환경주의다
그린워싱이란 그린(Green)과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 친환경은 아니지만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것으로 녹색 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속담에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것처럼 한마디로 '위장환경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국제 친환경 캠페인 단체 '체이징 마켓 파운데이션'(CMF)이 2021년 6월에 발표한 '합성직물. 패션브랜드 화학 연료 중독(Synt hetics Anonymous. Fashion brands' ad diction to fossil fuels)'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기업들의 그린워싱 중독에 대해 언급하고 유럽 및 영국 패션 브랜드의 전체 친환경 관련 광고의 59%가 소비자의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린워싱을 하는 많은 기업들은 사회의 공적인 동기 없이 자사의 이익만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H&M'의 친환경 라인인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 제품에 메인상품보다 더 많은 합성물을 사용하고 20%를 화석연료에서 파생된 물질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일반 소비자가 그린워싱을 알기란 쉽지 않다. 패션산업이 원단, 부자재, 봉제 구조 등의 기준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고 상품 정보를 자세히 알기 어려운 점 등이 있다.


이러한 어렵고 모호한 기준 때문에 영국 정부는 '친환경 주장 규정(Green Claims Code)'를 만들어 6가지 핵심 사항을 발표했다. 첫째는 진실하고 정확해야 한다. 둘째는 명확하고 모호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는 중요한 정보를 생략하거나 숨기지 말아야 한다. 넷째는 공정하고 의미 있는 비교만 해야 한다. 다섯째는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 여섯째는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증거로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


체이징 마켓 파운데이션(CMF)은 영국 CMA의 6가지 핵심사항을 기준으로 대형 패션브랜드 및 소매업체 46개 브랜드를 조사했고 그중 12개 브랜드의 4,028개 제품에 대해 심층 분석을 했다. 'H&M'과 'ZARA'는 친환경 제품 관련 단어를 각각 42%, 38%를 사용했고 'ASOS'는 53% 제품에 친환경이라고 표기했다.


반면 '유니클로' '루이비통' 'FOREVER21' 등은 친환경을 표방한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 4,028개 제품 중 39%의 제품이 친환경이라고 주장했지만 CMA규정을 적용해본 결과는 절반이상인 59%가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영국 국민들은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지속가능성 정보를 18%만이 신뢰한다고 말해 그린워싱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영국정부는 올1월부터 패션 브랜드를 시작으로 CMA규정을 지키지 않는 친환경 마케팅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에서도 집단 소송이 제기되는 그린워싱이 법적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는 글로벌 패션업체인 H&M을 상대로 '그린워싱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오인시켰다'는 집단소송이 제기됐고, 동물 보호 단체인 PETA는 '올버즈' 울 런닝화에 사용되는 양모가 생산과정에서 동물 학대가 발생했다고 미국 뉴욕 법원에 제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PETA는 '올버즈' 스니커즈에 부착된 카본 라벨이 의류 지속가능 지수인 '히그 지수(Higg Index)'에 맞게 표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hanging Markets Foundation '친환경'제품을 분석한 보고서

◇ 친환경은 제품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오염물질 감소가 따라야 한다
버려진 페트병의 재활용한 제품을 '친환경 옷'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재활용이라는 자원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친환경적인 옷이다'라고 할 수 있으나 세탁 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배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일반소재로 만들어진 것과 같은 환경 오염의 주범에서는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이다' '친환경이 아니다'의 판단기준은 단순히 제품이 분해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제품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오염물질의 감소등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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