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애그리게이터가 만드는 뉴 생태계

2022-06-01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14
창업자는 브랜드 IP 구축, 애그리게이터 뒷받침돼 글로벌로




스라시오 비즈니스 모델

코로나 이후 e커머스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소규모 브랜드들이 어느 때보다 큰 기회를 얻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이후 다음 단계의 성장 모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소기업 운영자들은 'Ride or Die', 즉 계속 달리거나 죽거나의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우스개소리를 한다지 않나.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에서 이러한 상황을 사업 기회로 삼는 온라인 브랜드 애그리게이터(OBA, Online Brand Aggregator) 사업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이나 쇼피파이, 국내의 경우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전도 유망한 소규모 전자 상거래 브랜드들을 주목하고, 이들을 인수하거나 합병해 전문적인 지식과 자본을 동원하여 다음단계로 성장시키면서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일종의 소규모 브랜드들의 엑시트를 돕는 모델이지만, 투자시장에서는 이들 역시 새로운 블루칩이다. 대표적인 OBA기업인 스라시오(Thrasio)는 지난해 내로라 하는 투자 기업들로부터 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고, 또 다른 Branded Group은 Target global이 주도하는 라운드에서 1억 5천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스타트업인 Perch 역시 1억 2,3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아마존 애그리게이터 사업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 스라시오, 최단기간 유니콘 가업 성장
투자시장에서 OB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대표적인 기업이 앞서 언급한 스라시오(Thrasio)다.


2018년에 설립해 현재 산하에 1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Thrasio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의 소규모 상점을, 일종의 저평가된 자산으로 보고 이들을 공략해 사업을 성장시켜 왔다. 스라시오가 최초의 애그리게이터 모델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비즈니스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켓플레이스 데이터의 활용으로 보고 여기에 주력해 실질적인 성장을 실현시켰다. 실제로 스라시오는 가장 빠르게 수익을 올린 유니콘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해외에서 이러한 사업모델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아직은 생소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거래액 기준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전세계 5위에 이르는 거대 마켓인데다 이커머스 플랫폼 자체가 매우 다양해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 수준이 상대적으로 적고, 각각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그에 따른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업모델에 최적화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명화학으로부터 투자받은 하고도 아마존 애그리게이터 BM과 닮아있다

실제로 OBA 기업 홀섬(Wholesum)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000만 달러에 가까운 자금 모금 및 5,300만 달러 규모의 부채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화학의 투자를 기반으로 선주문 유통 플랫폼에서 26여개 브랜드를 인수한 브랜드 지주사로 확장된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Hago도 애그리게이터로 볼 수 있다. 단순히 기업을 인수하는 개념이 아닌 창업자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모델이라고 하겠다.


Crunchbase는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의 생존법을 다룬 의 저자인 제이슨 보이스(Jason Boyce)의 인터뷰를 인용해서,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의 3배 이상으로 매각할 수 있다면 애그리게이터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는 지침을 주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에 우리 브랜드를 매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우리 브랜드의 IP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창업자들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충성된 커뮤니티를 확보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어느 정도 확고해진 IP를 시스템적으로 키우며 상생할 애그리게이터들도 성장하고 있어 강력한 K패션 IP가 출몰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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