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는 네트워크, 팬덤 찾는 스몰 브랜드

2022-05-15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13
영국 'Unknown', 찾아가는 팝업스토어로 팬덤 형성


'unknown' 팝업스토어와 이를 기념한 데이 파티

지난 2월, 패딩 재킷 교환 이벤트로 이슈가 됐던 영국 스트릿웨어 'Corteiz'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호에는 역시 런던 기반의 프리미엄 스트릿웨어 'Unknown'이 기획한 재미있는 팝업 아이디어가 필자의 눈을 끌었다.


20대 젊은 듀오 Joe Granger와 Callum Vineer가 2015년에 론칭한 'Unknown'은 많은 소규모 브랜드들이 그러하듯 한 창고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아이템을 페이스북 스트릿웨어 그룹(The Basement)에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스트릿 씬에서는 이제 클래식이라 할 드롭 방식을 활용하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해왔다. 그래서 여전히 D2C 방식이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Unknown'은 지난해 말 Y2K 대표주자 중 하나인 Ed Hardy와 협업한 빈티지 라인스톤 드롭 컬렉션이 2분만에 매진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2021/22년 시즌에 250만파운드(한화로 약 40억)를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을 포함한 30개의 글로벌 판매처를 확보하며 글로벌 팬덤도 충실하게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왼쪽부터) 팝업투어를 알리는 피드와 댓글, 팝업을 방문하기 위해 늘어선 대기줄, 투어버스 출처: https://www.instagram.com/unknownuk/

Sook Spaces나 Corteiz가 그랬던 것처럼 Unknown도 소셜미디어 기반의 팬덤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스몰 브랜드/기업 형태라 할 수 있을텐데, 굳이 한번 더 소개를 하는 이유는, 얼마 전 Unknown이 기획한 팝업 이벤트가 기존의 방식들보다도 훨씬 커뮤니티 친화적이라고 생각해서다.


이들은 지난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2층 버스를 대여해 리즈, 맨체스터, 노팅엄, 버밍엄, 브리스톨 등 영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팝업 투어를 열었다. 한마디로 '찾아가는' 팝업이다. 마치 푸드트럭처럼 말이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팝업 이벤트를 위해 어느 정도의 재고량을 준비해야 할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완벽하게 대비했다고 여겼지만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했다. 너무나 이례적인 성공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가 느낀 아하 모먼트는 다음의 지점이다. 투어의 마지막 날이었던 런던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팬들이 단지 Unknown 디자이너들이 애써 자신들의 도시를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런던의 '어떤' 브랜드도 다른 도시를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상품의 판매처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직접 만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이들이 팝업 투어를 예고한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자신들의 친구들을 소환하는 댓글로 넘쳐난다. 


2021년 들어 급성장한 Unknown London 출처: 구글트렌드, Unknown London, 5년간 검색량

◇ 스몰 브랜드의 힘 = 끈끈한 유대감
이 점은 두가지를 시사한다. 우선 스몰 브랜드에 고객이 바라는 점이다. 그것은 조금 과장을 더해 표현하자면 '애틋함'이다. 팬덤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는 단순히 창립자만의 것이 아니다. 팬덤은 그 브랜드를 마치 자기가 키운 아이처럼 생각한다. 마치 아이돌의 초창기 팬덤이 그토록 강력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 브랜드의 대표는 우상이라기보다는 친구에 가깝다.


인스타를 통해 팝업을 예고하면 충성된 팔로워들이 친구를 만나고 그 문화를 공유하려고 힘들게 길을 나서는 것이다. 팔로워 100만의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만명 내외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훨씬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보인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Unknown의 10명 남짓한 크루들이 가장 많은 시간 하는 일 역시 인스타그램의 DM에 일일이 답을 해주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 끈끈한 유대감이야 말로 스몰 브랜드의 힘이다.


두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성된 고객을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이 찾아오기 만을 기다려왔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다. 규모의 경제였던 이전의 시스템을 벗어나 소규모 브랜드에게 전에 없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은 네트워크의 힘이다. 아주 작고 특별한 취향의 접점들이지만 연결을 통해 몇 만, 몇 백만의 볼륨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수작업이 통하는 시대라면, DM을 통해 직접 운영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D2C가 가능한 시대라면, 유통의 힘을 빌리지 않고 먼 곳의 팬덤을 직접 찾아가는 일이 왜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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