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미래28ㅣ브랜드 엔트로피 법칙

2022-05-15 정인기 기자, 권민 객원 에디터 unitasbrand@gmail.com

질문 : 마케팅 성공 법칙처럼 리뉴얼도 성공 법칙이 있나요?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성인이 되는 법칙(?)으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죽을까를 고민하면 성자가 된다."


브랜드에도 비슷한 법칙이 있는 것 같다. 브랜드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보다 브랜드가 어떻게 망하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 뉴턴이 보이지 않는 중력을 본 것처럼 리뉴얼 제1 법칙이 보인다. 브랜드 리뉴얼 제1법칙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열역학 제2 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이다. 브랜드는 론칭과 동시에 무질서가 증가한다.


아프리카의 '스프링 벅'이라는 사슴이 있다. 가끔 스프링 벅들이 강가로 몰려들어 스스로 죽는 참사가 있는데, 그 이유는 사자에게 쫓겨서가 아니라 바로 앞에서 풀을 먹는 같은 스프링 벅 때문이다. 서로 앞에 있는 새 풀을 먹기 위해서 뛰어가다가 모두 뛰어가게 되고 결국 멈추지 못해 대참사로 이어진다고 한다.


리뉴얼 법칙에서 갑자기 스프링 벅이 나온 이유는 브랜드 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론칭 그리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에 따른 '공정한 평가와 확실한 보상'을 원한다. 보상이 시작되면서 기업 안에서 스프링 벅 현상이 일어나며 무질서가 일어난다.


집단 자살로 유명한 북극권의 툰드라 지대에 사는 레밍이라는 쥐가 있다. 나그네쥐라고 하는데 이 쥐도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어떤 때가 되면 바다와 호수로 빠져들어 모두 죽어 버리는 집단 자살한다. 그 이유는 스프링벅처럼 '욕심' 때문이 아니라 레밍의 '내장 기관'의 문제 때문이다. 노르웨이 풀은 레밍의 소화액을 중화시키는 액체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중화액이 레밍에게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소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레밍은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체내에서 갈수록 많은 소화액을 생산하게 되고 따라서 체력이 고갈되면 거의 굶어 죽는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그 결과 레밍은 풀을 많이 먹을수록 더욱더 허기가 져서 인근  툰드라지대의 풀들을 모두 먹고 나면 호수나 바다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게 되고 허기져서 물 건너에 있을 새로운 풀을 향해 돌진하다가 빠져 죽는다. 레밍을 죽인 것은 바로 그들이 먹고 있는 풀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이것도 하나의 가설이므로 또 다른 이유가 나오겠지만 스프링벅이든 레밍이든 간에 우리가 알아야 할 마케팅 인사이트는 브랜드를 죽이는 치명적인 이유가 내부(배 속)에 있다는 것이다. 초심이라고 하는 리더십, 가치, 열정과 약속이 무너지면서 브랜드 안에는 함몰의 무질서가 일어난다.


시장 리드 브랜드들의 성장 곡선은 다음(그림1)과 같은 것이 일반적인 유형이다. 산처럼 올라갔다가 산처럼 내려온다. 파란 선은 조직의 에너지이다. 붉은 선은 브랜드 매출이다.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을 파란 선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붉은 선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서 브랜드 미래는 다르게 펼쳐진다. 어떤 선을 주목하느냐, 인정하느냐, 측정하느냐,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에 따라서 리뉴얼 시점을 B로 할 것인가? D로 할 것인가? 가 결정된다. 브랜드 운명이 결정된다.


그림1) 시장 리드 브랜드들의 성장 곡선

◇ 브랜드의 보이지 않는 법칙
이제부터 브랜드 안에 보이지 않는 법칙에 대해서 살펴보자. 브랜드의 성장과 매출을 올리는 조직 에너지를 우리는 코엘 COEL 에너지라고 말한다. COEL의 C는 컴미트먼트Commi tment(약속,전념, 헌신,책무)이다.


브랜드 론칭하는 팀에는 매출은 없지만, 열정이라는 기세는 충만하다. 이런 론칭에 대한 열정이 조직 Organization에 얼마나 넓게 깊게 퍼져있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 L은 리더십 leadership이다. 브랜드가 론칭할 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비전과 방향 그리고 위기의 결정하는 동력과 같은 힘을 가진다. 우주선으로 비유한다면 지구의 중력의 힘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가장 크고 강력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로켓의 1번 엔진 연료와 같다. E는 직원 employee이다.


결국 일은 리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이 함께 하는 일이기에 직원의 지식과 역량과 숙련도에 따라서 COEL에너지를 달라진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계속 다루도록 하겠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COEL의 제 1 법칙은 조직 에너지(COEL)를 그대로 방치하면 매출과 반비례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A 단계에서는 초기에 리더십과 팔로우들은 강렬한 의지로 자신의 모든 자원을 순간 폭발력으로 브랜드를 론칭한다. A 단계의 그림처럼 어느 정도 매출과 함께 올라가면서 조직 에너지, 즉 코엘 에너지는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B 단계에서 조직원들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 내면서 스스로 최대 극점으로 올라가는 코엘 극점에 다다르게 된다. 코엘 극점이 얼마나 올릴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가 바로 브랜드의 성공적인 진입에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A와 B 단계에서의 코엘 에너지의 유출은 리더십 교체나 부재, 조직원 교체, 경쟁 브랜드 증가, 초기 타깃 고객과 불일치, 거시적 경기 악화, 성과급 분배, 공정한 평가와 보상 등에 의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간다. 만약에 이런 어려움이 없고 계획대로 되어간다는 전략적 인도에 의해서 보이지 않는 코엘 에너지는 증가하면서 브랜드의 매출은 올라가게 된다. B 단계는 말 그대로 성장 단계다. 반면에 코엘 에너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내려간다.


일단 타겟에 안착한 브랜드는 조직원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옹호하면서 성장시킨다. 이때 빈번히 일어나는 실수로 경영자들은 황금알을 낳는 오리들을 다른 곳에 사용해서 이와 비슷한 성공을 하려는 유혹을 참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창조의 성공을 했던 핵심 구성원들을 뽑아서 다른 쪽으로 투입한다.


브랜드 성장과 매출을 올리는 조직 에너지 ‘코엘 COEL 에너지’

◇ 성공의 경험, '향상성과 시너지'로 재구성
결국 성공의 경험을 기억했던 사람들은 '향상성과 시너지'라는 명목 아래 재구성된다. 지금까지 노력했던 모든 팀 에너지들이 동시에 소멸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성장과 함께 이제는 쉬려는 사람들과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이제 고성장의 기쁨을 누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서브 리더들이 생긴다. 전혀 눈치챌 수 없도록 코엘은 방출되지만, 탄력을 받은 브랜드는 스스로 성장하게 된다. 지금의 상황은 1,2번 로켓 엔진은 떨어졌지만, 대기권을 지났기에 중력의 저항은 받지 않는 상황이다. C단계는 고성장에서 완만한 성장 혹은 역신장의 단계이다.


전체 성장으로 인해서 역신장의 매장들은 잘 보이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누수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후기 다수층들이 구매하기에 브랜드의 신선도는 이미 심각할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 그 누구도 심각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꺾어지면서 모두 긴장하는 D단계가 되면 그때부터 '긴급 조치'라는 이름으로 여러 회의가 빈번히 일어난다. 삼엄한 마케팅 전략회의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그런 소모성 및 성토대회 같은 회의로 인해 코엘 에너지는 더욱 빠른 속도로 유출되게 된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는 리더가 교체되어서 새롭게 사태 파악을 하게 되고, 결국 기존인원도 교체시킨다.


시장조사와 내부 조사는 시작되지만 각 부서의 책임론이 여러 가지 가설과 함께 경영자의 귀에 흘러 들어간다. 그때 경영자는 갑작스러운 매출 하락으로 인한 불안 때문에 순간적인 지시를 하게 되고 모든 직원이 중구난방으로 뛰어다니게 되는 것이다. 긴급 조치로 어느 정도는 코엘에너지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데 그 이유는 광고비와 판촉 비용을 대량으로 쏟아 부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그 에너지가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E단계가 되면 생존모드가 되고 모두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고 비용 절감을 감행한다. 결국 브랜드가 힘겹게 유지되다가 다른 브랜드에 의해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용광로에 불이 꺼지면 다시 최고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용광로를 계속 사용하려면 최고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브랜드에게 매출은 인격이 아니라 그림자일 뿐이다. 매출로 평가받는 브랜드가 된다면 스프링벅과 레밍의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놓지 말아야 한다.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에서
파란색이 보이는가?
빨간색 선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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