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젊은 피, 업사이클링 트랜스포머

2022-05-09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이성동 디자이너, K-패션 업사이클링 룩의 개척자

디자이너 이성동

이미 사용됐거나 버려진 유화에 새로운 가치 부여한 리본 크리에이터

지속 가능한 개념있는 브랜드 ‘얼킨(UL:KIN)’의 아트 디렉터 이성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을 만든다. 버려질 운명인 유화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리본(Re-born) 업사이클 가방을 처음 만들어 브랜드 시그니처로 만든 그는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오리지널 브랜드 콘셉트였던 토털패션으로 복귀해 K-패션을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사실 옷이 아닌 액세서리로 성공해 토털패션으로 진화된 경우는 세계 패션에서도 아주 흔하지만 이성동은 결이 다르다.


어쩌면 K-패션에서 ‘얼킨’의 존재는 상상 그 이상이다. 가방을 위해 작품을 내어준 작가들에게 새 캔버스와 재료를 제공하고 주기적으로 협업 전시를 열어 화가와 대중과의 소통을 주선했다. 또한 업사이클을 통한 '생명 불어넣기(Re-born)'로 패션 생애주기를 연장했다. 지금까지 전례없는 디자이너 행보다. 이처럼 이성동은 패션과 예술을 넘나들며 버려진 것에 새 삶을 제공하는 트랜스포머 디자이너의 대표 주자다. 학창 시절, 패션 공모전에서 천재성을 보여준 그는 의류학과 출신치고는 남다른 ROTC 경력처럼 제대 후에도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세계 패션의 변방인 K-패션이 도전할 틈새시장은 현재 지속 가능한 업사이클링 시장이다. 그 힘찬 도전에 나선 트랜스포머 디자이너를 만나보자.


디자이너 이성동


시대 정신 녹아있는 지속가능한 '리본(RE-Born)' 미학


20세기 멋쟁이 여성들은 옷감을 중시했다. ‘메이커’라 불리던 시장 브랜드 옷이 귀했던 시절, 구매 조건은 최신 유행이 아닌 내구성이었다. 그때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 ‘선택적 미덕’이었고, 그것을 딸이나 며느리에게 물려주는 것이 ‘알뜰 주부‘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21세기인 현재 최신 유행을 반영한 고가 패션과 이를 카피한 초저가 패스트 패션에서 내놓은 옷이 사방에 넘쳐난다. 패스트 패션 덕분에 옷이 만만한 소비재로 전락한 지금, 전 세계 여기저기에 썩지도 않는 옷 무덤이 거대한 산과 섬을 이룬다. 특히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로 대표되는 합성 섬유로 만든 패스트 패션은 세탁 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고, 태우면 대기를 오염시키고, 땅에 묻으면 생분해까지는 200년이 넘게 걸린다. 게다가 땅에 묻은 옷의 미세 플라스틱은 썩으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현 상황이라면 2030년에 합성섬유 의류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 전체의 49%에 달할 것이다.


결국 집단 지성은 기후 변화로부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집단 행동에 나섰다. 바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패스트 패션과 작별하기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 지속가능성을 내세운 브랜드는 많지만, 미학적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나타난 MZ세대의 지속 가능한 패션에 관한 관심은 세대 중에서 최고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과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의류 외에도 제품의 생산 과정부터 폐기까지 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의류를 만든 기업에 '돈줄'을 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트렌드에 맞춘 옷을 생산하면 소비자들이 많이 사겠지만 이성동 디자이너 에게는 브랜드 존재가치가 우선이다. 돈을 벌기 위해 예쁜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 파는 기업과 ’얼킨‘처럼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사회적기업은 고민은 다르다. 사실 소비자들을 싼 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에 이 부문에서 소비자와 충돌한다. 이성동 디자이너는 기업이 생산해내는 사회적 가치를 같이 따라줄 수 있는 소비자를 구축하려면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킨은 특유의 '재능 순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어 흔히 소비자들이 말하는 가성비를 고려하기 힘들어요. 대신 가성비를 뛰어넘는 디자인과 가치를 전달해 윤리적 패션, 윤리적 소비에 동참시키고자 합니다"라며 브랜드의 지속 가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바로 지속가능한 '리본' 미학이다.


디자이너 이성동


버려지는 졸작 유화에서 '리본 백' 아이디어 착안


이성동 디자이너는 10대 시절 그림에 관심이 많았지만 친구가 더 잘 그렸다. 결국 화가의 꿈을 포기하고 인문계에 진학한 후 한양대 의류학과에 입학했다. 재학시절 많은 패션 디자인 공모전에 입상했던 그는 지인들과 창업한 브랜드를 접고 입대했다. 의류학과 출신치고는 특이하게 ROTC로 군 복무 후 제대한 그는 친구 졸업 작품전을 보러 갔다가 전시가 끝나면 모두 버린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아깝다는 생각에 재활용 방법을 고민하다가 업사이클링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에는 그에게 버려지는 습작품은 하나밖에 없는 멋진 소재로 보였다.

주저 없이 2014년 버려지는 그림들을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얼킨’을 출시했다. 디자이너로서의 직감과 사업가로서의 직감이 아다리가 맞은 셈이다. 결국 국내 패션 수주 전시회인 ‘패션코드’를 통해 제품을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때 그는 경영자로써 처음 상업적인 가능성을 봤다. 대학 재학 시절, 창업 기회를 상업적인 마인드 부족으로 살리지 못했던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처음엔 친구들의 습작품으로 가방과 지갑 등 패션 소품을 만들었다. 그림을 떼어낸 캔버스는 작가들에게 다시 돌려줬다. 샘플 가방을 만들어 다른 작가들에게도 보여줬다. 그들은 ‘얼킨’의 콘셉트를 쿨하게 받아들였다. 미대 교수 등 사회적 명망이 있는 분들도 응원해줬다. 그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국 연간 8만 장에 달하는 버려지는 습작을 활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을 만드는 K-패션을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이 되었다. 유화 그림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제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림 위를 얇게 코팅하는 기술 개발에만 6개월넘게 걸렸다.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작가들의 어려운 작업 환경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작품을 준 작가들에게 새 캔버스를 사 주기 시작했다.


작가들에게 새 캔버스를 사 준 이유는 간단했다. 작가들의 작품이 제품의 원료기 때문에 따로 원단을 살 필요가 없었고, 원단 살 돈으로 작가들에게 캔버스를 사 주었다. 브랜드 출시 초기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일말의 고민도 없었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 ‘얼킨’의 핵심 키워드인 ‘재능 순환’은 그렇게 시작이었다. ‘얼킨’은 작가들의 그림으로 신제품을 만들고 거기서 얻은 이익 일부를 직간접적으로 작가들에게 돌려주었다. 즉 새 캔버스나 재료를 제공하거나 주기적으로 협업 전시를 열어 작품의 유통과 판매를 지원하는 ‘윈윈’ 방식이었다.


디자이너 이성동


얼킨 실타리를 풀어 '모두 하나'라는 패션 문화 창조


지속적으로 업사이클 제품을 만들면서 브랜드 특유의 패션 철학도 생겼다. 브랜드명 ‘얼킨’에는 ‘얽히고설키다’라는 의미 외에 모두가 하나라는 ‘ultimately we are kin’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얼킨의 세계는 하나의 고리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초기 신진 아티스트들의 협업을 통해 추구했던 '업사이클링'  미학을 오롯이 담고 있다. 여기에 ‘얽히고설키다’의 의미를 살려서 예술과 소비자가 뒤섞여 하나되는 ‘패션 아트월드’를 만들었다. 선순환은 신진 작가 발굴과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버려지거나 소각되는 작품도 막을 수 있어 지구 환경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덕분에 ‘얼킨’의 선순환 구조에는 매년 많은 파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디자이너 이성동이 얼킨을 통해 펼치고 싶은 사명은 명확하다. 시간과 세대를 초월하는 예술 개념을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바로 예술과 소비자의 소통으로 일종의 재능 순환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라는 개념이 들어있다. 이러한 개념이 자연스럽게 용해된 ‘얼킨’ 제품의 특징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가치다. 하나의 디자인으로 수천 개의 옷을 찍어 내는 패스트 패션과 달리, 하나의 그림으로 오직 하나의 제품만 만든다. 향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작가의 작품으로 가방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작가들의 버려지는 작품을 받거나 구매해 소비 가능한 가치로 재탄생 시키는 ‘얼킨’의 본질은 업사이클과 재능 순환의 융복합적 진화다. 또한 소셜벤처로서 소셜 임팩트를 만든다. 패션은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고 소비적이지만 리본 시스템을 혁신하여 이를 사회적으로 리워드가 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때문에 컬렉션 라인에서는 빈티지 제품, 업사이클링 제품, 얼킨의 재고를 활용한 제품, 신제품 등으로 구성해 시즌별 비중을 달리한다.


'얼킨'의 재능 순환 프로세스는 사회적 경제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2018년 참가한 IBK소셜벤처지원사업에서 1등을 했다. 이어 사회연대기금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문화체육관광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얼킨’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소재 개발, 기부,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성 6~70% 상승을 목표로 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냈다.


2022 가을/겨울 얼킨 컬렉션


도전은 즐겁다. 실패해도 배울 것이 많기 때문...


‘얼킨’의 사업은 컬렉션 라인, 소비자 제품 라인, 플랫폼 라인 등 크게 세 분야로 전개중이다. 최근 소비자 제품 라인이 다양해진 덕분에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2020년에는 60만 원을 투자해 대박을 터트린 일화도 소개했다. 남자의 경우 여름에 티셔츠만 입었을 때 유두가 드러나는 게 싫어하는 남성 고객을 위한 아이템을 만들어 팔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4개월 만에 1억6천만 원을 벌었다. 제품를 판매할 때도 ‘얼킨’만의 원칙이 있다. 제품이 브랜드 철학과 맞지 않을 때는 상표를 과감히 떼고 하위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위브랜드만 여러 개다.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이라 더 많은 실험을 하려고 해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제품화하고, 이 제품이 상품성이 있는지는 플랫폼 와디즈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죠. 반응이 좋지 않을 때는 제품화하지 않고, 실패 이유에 대해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 보면 문제점을 찾게 되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되죠.” 이성동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이 즐겁다. 도전했을 때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해도 배울 게 많다. 젊은 청년의 패기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눈빛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그러나 얼킨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유일한 디자인의 핸드백을 만드는 일은 의미가 있었지만, 브랜드를 어느 정도 운영하다 보니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얼킨의 아티스틱 라인을 론칭했다. 아티스틱 라인은 회화 작품을 디지털화하고 리사이클링 원단에 프린트해서 제품에 입힌다. 캔버스 천에 아티스트의 작품을 프린트해서 새 원단을 만들기 때문에 가방뿐만 아니라 패션에도 접목할 수 있어서 브랜드 토털라이징도 가능해졌다.


2022 가을/겨울 얼킨 컬렉션


업사이클링 패션의 대중화는 '얼킨'의 현재진행형 숙제


그럼 국내에서 업사이클링 패션이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간단 명료하게 가격 때문이라고 답했다. ‘얼킨’은 일반적인 제품 생산과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대량 생산하는 일반 패션 브랜드와 달리 업사이클링 제품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든 경우가 많아 비쌀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보면 가치소비에 대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옷을 사면서 환경까지 챙긴다는 거죠. 현재 컬렉션 라인의 경우 오더 메이드 형식으로 전환해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세먼지, 기후 변화 등으로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가치소비를 하는 MZ세대가 늘어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가끔 팝업스토어를 여는데 일부러 찾아와 구매하는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더라고요.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그분들을 볼 때마다 소비에 대한 개념이 깨어 있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인식만 바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요행 심리로는 업사이클링 패션의 대중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업사이클 패션의 대중화는 브랜드 ‘얼킨’의 디자이너이자 경영자인 이성동에게도 현재진행형의 숙제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얼킨’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지난해 시각 IP를 활용해 패션 커스텀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얼킨캔버스’를 론칭했다.


기업의 로고나 심벌, 캐릭터나 연예인, 아이돌, 인플루언서, 아티스트 등 다양한 라이센서가 보유한 시각IP를 활용해 무궁무진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소비자는 얼킨캔버스 내에서 직접 시각 IP를 구입하면 프린팅과 자수 등 패션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이미지를 옷에 프린트하거나 생산해 유저, 팬들과 소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된다. 소비자는 얼킨캔버스 내에서 직접 시각 IP를 구입하면 프린팅과 자수 등 패션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이미지를 옷에 프린트하거나 생산해 유저, 팬들과 소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이 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본인이 디자인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고객도 흥미를 느끼고 제작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라이선스를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어 수익 창출이 쉽다.


2022 가을/겨울 얼킨 컬렉션


지속 가능한 가치와 디자인의 K-패션으로 세계 시장 도전


그는 “저희가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회사인데, 점검해 보니 실제 매출에서 3%만이 소셜 임팩트가 발생하고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너무 적어서 놀랐어요. 그래서 소셜 임팩트를 더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게 플랫폼 사업이에요. 앞으로는 이 플랫폼이 ‘얼킨’의 메인 사업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플랫폼에 대해 디지털화 음원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음원을 구매해 듣는 것처럼 디지털화된 그림을 ‘얼킨’의 플랫폼에서 구매해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에 얹히는 방식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라이선스를 보면 데이빗 보위, 에드 시런, 비틀즈, 뽀빠이, 나사 등 인데 베타 버전이라 제품군과 라이선스가 채워지는 과정이다. 현재 얼킨캔버스는 론칭과 동시에 유명한 시각 IP를 다수 확보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 초기에는 그림으로 가방을 만들었자만, 가죽을 더한 아이템들이 더욱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고 가죽 가방도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물론 리얼 가죽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이슈도 있어서 최소한의 가죽 혹은 빈티지 가죽이나 재생 가죽 등을 적극 활용해 가죽 사용량을 줄인다. 그는 최소한의 가죽만을 사용하는 것도 친환경으로 다가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의 버려지는 회화 습작을 수거하고 가공 후 남은 가죽을 선별한 후 단 하나밖에 없는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동물과 사람, 환경 모두 지속가능한 제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얼킨이 기대하는 업사이클링 패션의 대중화는 멀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업사이클 패션이 이벤트 의류라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업사이클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핵심은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가치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서 업사이클링은 ‘저렴한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남아있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직접 손으로 작업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지는 ‘업사이클 가치’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의 지속 가능 시장에서 트랜스포머 디자이너 이성동의 역할은 ‘얼킨’을 통해 하이-앤드 패션과 업사이클링을 동시에 추구해 소비자들이 과감히 지갑을 열고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집단 지성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의 지속 가능한 노력이 나비 효과가 되어 K-패션의 확실한 무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2 가을/겨울 얼킨 컬렉션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