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작게 구축하는 커뮤니티 경험

2022-05-01 이현주 미닝시프트 대표 zeki@meaningshft.com

이현주의 강소 패션기업을 위한 트렌드 워치12
개인화 본질은 '관계 맺기'와 '직관'의 영역


bode 창업자 Emily adams Bode(출처: 인스타그램)

4월 25일부터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하향 조정됐다. 완연한 봄날씨와 함께 소비자들의 억눌렸던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커머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지라도 온라인에서 충족할 수 없었던 특정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은 확실히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변이와 신종 바이러스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한 번 자리잡은 습관이나 인식은 쉽게 바뀌기 어려운 법이라, 소비자들은 코로나 이전과는 꽤나 다른 양상의 경험치를 원하게 될 것이다.


유로모니터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외출 시 건강을 위한 예방책에 신경을 쓴다는 응답이 76%에 이른다. Havas Media Group은 최근 일상에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 절반이 넘는 59%가 지출을 줄일 계획으로 나타났고, 특히 소비의 핵심 세대인 18-44세가 감축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경험을 원하겠지만, 보다 매력적이고 한정적인 가치를 지니는 공간을 선택할 것은 분명하다.


최근 해외에서 지역 밀착 매장들의 온오프라인 결합형 커뮤니티 커머스 사례들이 종종 보인다. 뉴욕타임즈는 2019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해 지난해 최고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CFDA상을 수상한 바 있는 Emily Adams Bode의 남성복 브랜드 'Bode' 로스앤젤레스 매장을 소개하면서 이런 흐름을 전했다.


Bode의 로스앤젤레스 매장(출처: Bode 인스타그램)

Bode를 아는 독자들도 많겠지만, 이들은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는 거대 기업과는 반대 노선으로 오히려 수공예와 업사이클링으로 차별화하는 브랜드다. 이들은 자신들의 철학을 매장으로 그대로 가져가 자신들의 타겟은 (Bode의 트레이드 마크인) 퀼팅이나 패치워크 디자인의 제품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이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매장의 분위기부터 디자이너의 직물 컬렉션을 씌운 빈티지 의자 등 업사이클링 가구와 함께 화석, 새의 해골 같은 소품을 놓아 과소비를 경고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철학을 보여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러한 철학을 공유하고, 한껏 브랜드 감성이 밴 매장에서 교육 프로그램이나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스토리를 매장 경험으로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강화한다.


Hampden Clothing의 Proenza Schouler쇼(출처: Hunter Abrams/Courtesy of Hampden Clothing via fashionista.com)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소규모 지역 편집매장인 Hampden Clothing은 럭셔리 브랜드를 다루는 고급 부티크지만,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지역의 특성에 맞게 선별된 아이템과 함께 직통 전화나 프라이빗 쇼핑 등 다양한 툴을 통해 빅데이터가 아닌 스몰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구축한다. 


최근에는 창립 기념 이벤트로 자신의 단골고객과 친구들을 모아 Proenza Schouler의 런웨이를 열었다. 한번도 런웨이에 참가해보지 않은 단골들에게 프런트로우에 초대돼 마치 셀러브리티나 인플루언서가 된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이러한 이벤트가 일회성 판매의 목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커뮤니티 구축을 통한 밀접한 관계 맺기를 위한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어본다.


출처: INTUit via investingnews.com

8,000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INTUit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73%의 응답자가 스몰비즈니스가 지역사회와 직업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여 지역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답했다. 커뮤니티, 강력한 유대감은 작은 기업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개인화는 나도 모르게 모여진 데이터로 생색내는 장삿속이 아니라, 나와 유대를 갖는 진정성있는 관계맺기와 직관의 영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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