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내재가치를 (Intrinsic Value) 찾아서

2022-04-01 하성호 Simone Investment CFA shha@simonecf.com

하성호의 패션투자 뒤집어보기22
Value Chain disruptor 와 Wellness Enhancer는 누구인가?






'기업가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더 정확히 말하면 '내재가치(Intrinsic Value)'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던 시절, 필자는 가치투자자로 유명했던 전 한국밸류자산운용 CIO 이채원의 [가슴 뛰는 기업을 찾아서]를 읽으며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있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공포감, 그 이후의 시장을 경험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원칙에 대한 필요성을 생각했다. 이 당시, 그리고 이후에 읽은 투자서적을 살펴보면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의 그레이엄 증권분석에서 말한 내재가치의 정의 '사실에 의해 평가되는 가치(Value which is determined by the facts)'라는 (부정적 의미가 아닌) 모호한 정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들을 쏟아내는 것 같았다.


미래 '배당'의 합이든, 기업이 창출하는 '과거-현재-미래 현금흐름'의 합이든 기업가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로 통용됐다. 현재 가치가 가격보다 싸면 저평가 되어 있고, 높으면 고평가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주기 곡선 또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르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질(편의성)'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더 많은 소비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기도 한다. 만약 테슬라가 기술발전으로 자율주행 서비스의 가격을 0으로 만든다면,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하락하는 것일까? 필자는 이전 칼럼 '벤처시장과 투자철학'에서 브랜드, 인재, 네트워크 등 '무형자산'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정량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투자자, 시장참여자에게 주어진 숙제 같기도 하다. 우리가 그 동안 내재가치(Intrinsic Val ue)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아왔던 것처럼 말이다.




현재의 성장산업을 바라보는 투자판단 기준에는 시대의 흐름이 반영이 되어있고, 조금은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상장주식, 특히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말이다. 각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철학, 전략 등의 표현으로 각자의 투자판단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증권분석을 집필한 시기는 1930년대이다(1934년 발간). 동 시기에 100년 후의 세계를 고민했던 경제학자가 있었다. 바로 세계적인 경제학자 케인스이다. 케인스는 시장과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 개입을 주장한 경제학자로 COVID19 시대에 더 많이 회자가 되었다.


1930년 케인스는 '우리 손주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이라는 에세이를 통해서 100년후의 세계에 대한 예언을 하였는데,



1. (생산성이 8배나 늘어서) 주당 노동시간이 '15시간'에 불과한 세상
2. 경제적 문제는 해결되고, 관심이 '즐거움, 아름다움'에만 집중되는 세상
3. 화폐를 소유물로 사랑하는 정신병이 사라지고, '선한 것'에 주목하는 세상



*KB증권 이은택 애널리스트의 '케인즈의 예언: 인류는 어떻게 현실을 등지고 메타버스로 귀의하게 되는가'를 인용하였다.


케인스가 말한 100년이 되려면 약 10년이 남았다. 2022년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필자는 현재의 시대상황을 상당부분 설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근무 외 시간들을 사람들은 무언가로 채우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생산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그렇지 못한 국가대비 근로시간은 적고 시간당 소득은 높다.


이렇게 전환해보자. '1)어떤 기업이 생산성 확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1)의 결과로 생긴 줄어든 근로시간을 '2)어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충족시켜주는가'로 말이다. '3) 선한 것'은 요즘 주목받는 ESG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철학적인 문제일 수 있어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도, 줄어든 근무시간을 채워줄 콘텐츠도 결국 고객의 선택이다. 즉, 고객의 경험이 중심에 있다. 필자의 반복적인 주장일 수 있지만 기술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진화한다. 케인스의 예언을 비상장주식, 특히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 초기기업 판단시 적용해 볼 수 있겠다.


고객의 선택을 받은 기술, 그리고 그로 인해 줄어든 근로시간을 채워주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은 미래에 높은 기업가치를 형성할 확률이 크다. 초기기업을 바라보는 프레임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야 하고, 크고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1차 프레임 안에서 유연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부터는 필자의 관점을 소개해보겠다. 필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End-User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업을 Value Chain Disruptor라고 부른다. 이들은 아래와 같은 조건에 부합한다.


1. 기존 산업의 Value Chain 비효율을 개선함
2. 비효율 개선을 통한 제품 및 서비스 질이 기존 대비 뛰어남
3. 비효율 개선이 반드시 End-user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함
4. 회사의 비즈니스가 해당 산업의 크기를 키우고 성장시킴


소비자 선택의 결정변수는 '돈, 시간, 노력'의 최소화이다. 소비자 선택으로 줄어든 근무시간(유휴시간)은 다양한 서비스들이 채우겠지만, 필자는 특히 Wellness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필자는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을 Wellness Enhancer라고 부른다. 즉, 소비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자들이다. 제품 및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부의 격차 또한 커지고 있는 시대상황 속에서 Wellness 카테고리를 High-end 와 범용성을 지닌 분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맞든 틀리든, 애매모호하든, 일관성 있는 판단기준은 반드시 필요하고 사용하면서 정교해질 수 있다.


필자의 2022년은 Value Chain disruptor 와 Wellness Enhancer를 발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자본시장 안에서 필자가 Value Chain disruptor 로서, Welln ess enhancer로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던질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각자의 영역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


 
 












하성호 CFA | Simone Investment (shha@simonecf.com)



필자는 글로벌 1위 명품 핸드백 제조기업집단에 속한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에서 기업투자 및 펀드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바라본 패션산업에 대해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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