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Y2K 교복, 2022 가을/겨울 본봄 컬렉션
2022-03-28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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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코로나 펜데믹은 젊은 브랜드 본봄에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은 듯 하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2020년에 데뷔한 디자이너 조본봄이 이끄는 본봄은 신인 걸그룹 엔믹스와 태연 등이 입으면서 일약 라이징 스타가 되었다.
이번 시즌 학생들의 스쿨 라이프와 반항심에 초점을 맞춘 본봄은 요즘 대세인 Y2K 미학을 통해 바이커-꾸띄르 스타일을 재해석했으며, 페티시코어 크롭 탑, 코르셋이 달린 옷 위에 겹쳐진 오버사이즈 포켓 카고 팬츠, 섹시한 캣슈트, 로우-라이즈의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가 특징이었다.
3년만에 돌아온 서울패션위크 라이브 쇼를 통해 브랜드 런칭 3년차를 맞은 본봄은 데뷔 컬렉션을 오프닝 무대로 선보이며 신인상 이상의 의미있는 출발선에 섰다. 꾸튀르를 지향하는 '본봄'의 아이덴티티는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의 감성이 만나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철학과 DNA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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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본봄의 테마 ‘이게 우리가 영원히 사랑하는 방법이야(THIS IS THE WAY THAT WE LOVE LIKE IT’S FOREVER)’의 영감은 주트 슈트와 스케반이다. 1930년대 미국의 하위문화인 주트 슈트(Zoot Suit)는 경제공황 당시 자재를 아껴야 한다는 국가 정책에 반해 많은 양의 원단을 사용하는 하이웨이스트와 큰 터크가 잡힌 와이드한 핏의 바지, 두툼한 어깨 패드를 넣은 기장이 긴 재킷과 코트 등이 특징이다. 1970년대 일본의 하위문화 중 하나인 스케반(Sukeban)은 일본의 여성 비행 청소년들을 일컫는 말로, 패션에서는 세일러칼라 교복이나 플리츠가 잡힌 롱스커트가 특징이다.
본봄은 그 두 집단들이 입던 옷과 옷을 입는 방식, 그리고 옷을 대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반항과 자유라는 공통의 이미지를 본봄 만의 펑키하고 미래적이고 관능적인 스쿨룩으로 재해석했다.
롱스커트와 플리츠 스커트는 본봄의 아이덴티티인 샹들리에 스커트로 모아지고,재킷의 일반적인 테일러칼라를 세일러칼라로 변형했으며, 디자이너 본봄 자신이 학창 시절 교복과 함께 즐겨 입었던 플리스나 패딩, 그리고 레깅스를 더해 지극히 개인적인 새로운 Y2K룩을 완성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각광받은 원마일웨어에 대한 MZ세대의 꾸준한 관심을 바탕으로 웨어러블한 와이드 핏 트레이닝 웨어를 본봄 만의 쿠튀르하고 하이패션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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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가을/겨울 본봄 컬렉션의 22 피스는 현대 여성들이 많이 즐겨입는 트위드로 구성되었다. 파카나 보머, 다수의 후드 티, 츄리닝 바지들을 트위드로 만들어 하이패션과 스트릿 캐쥬얼의 경계를 허물었다. 본봄 만의 빈티지스러운 패턴으로 완성한 다양한 패턴과 색상으로 자체 개발한 소재도 빛을 발했다. 카키와 베이비 핑크 버전을 추가했고, 기존의 프린트도 이전과 다른 무드로 보여주었다.
특히 타투에서 즐겨 쓰는 독일문자 폰트로 B를 대칭으로 형상화한 무늬들을 활용해 데님 베스트와 데님 팬츠, 후리스 집업, 샹들리에 스커트, 패딩과 민소매 드레스 등으로 해석해 본봄의 레거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타투이스트 준 제이와 다시 한번 협업하여 만든 타투 톱도 인상적이었다. 디자이너 조본봄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보고 온 청화백자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화이트 컬러 메시 소재에 아름다운 푸른빛을 띠는 타투 프린트를 배치해 한국의 미도 은유적으로 담아냈다.
이번 시즌 야심차게 선보인 가방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본봄의 타원형 로고(오발베베)를 45도로 자른 모양의 퀼팅백 45백은 펑키 트위드 스쿨룩에 본봄만의 힙한 무드를 더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더불어 본봄의 시그너처로 자리 잡아가는 페티쉬적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니플피어싱 디테일과 두 버클을 결합한 벨트, 단추로 제작된 초커등이 본봄의 센슈얼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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