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헤어 스타일은 무죄!

2022-03-22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인종과 국적 관련 머리 모양에 근거한 차별 금지법 통과

미국 하원에서 인종에 기초한 모발 차별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하원은 지난 18일 특정 인종이나 국적과 관련된 헤어 스타일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크라운 (CROWN)법을 통과시켰다.


'자연 모발에 대한 존중과 열린 세상 만들기(Creating a Respectful and Open World for Natural Hair)'를 표방하는 이 법안은 고용, 주택 프로그램, 공공시설에서 인종에 따른 모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이 당론을 따라 235대 189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에서 모발과 관련된 인종차별의 길고 지속적인 역사를 끝내기 위한 투쟁의 중요한 순간이다. 학교와 스포츠팀부터 고용주와 주택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블랙 헤어에 대한 차별적 규제와 감시는 노골적이든 사실적이든 미국 문화에서 만연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뉴저지주의 보니 왓슨 콜만 하원 의원은 공식 성명을 통해 "선천적인 검은 머리카락은 단순히 백인의 미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종종 프로답지 못한 것으로 여져진다"라고 말하면서 "검은 머리카락에 대한 차별은 곧 흑인에 대한 차별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의 머리 결이나 스타일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크라운 법도 '통상적으로 아프리카계 혈통의 사람들은 교육과 고용 기회를 박탈당한다'라는 구체적인 맥락을 제공한다.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적 틀을 마련함으로써, 이 법안은 콘로우(여러 가닥으로 딴 머리), 아프로(70년대 유행했던 둥근 곱슬머리), 반투 올림머리, 레게머리, 땋은 머리와 같은 전통과 타고난 머리 모양을 제한해온 수 세기 동안 지속되어온 인종 차별 정책의 종식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의 코리 부시 의원은 투표 직전 국회 연설을 통해 "나의 땋은 머리를 좋아하는 흑인 여성으로서, 나는 내 머리 스타일 때문에, 고립감을 느끼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강요하는 머리 모양 때문에 흑인들이 비하당하고 차별받는 것에 대해 언급하는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 흑인들은 더 이상 일자리를 얻기 위해 레게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흑인들이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기 위해 머리를 곧게 펴야 한다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크라운 법은 차별 금지 외에 주거 및 고용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보호 조치 제공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헤어 스타일 차별에 관한 수많은 사례가 미국에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말, 텍사스의 한 흑인 10대는 학교에서 정학당했는데, 길이가 너무 길다고 여긴 학교 관계자들은 그녀가 레게머리를 자르지 않는다면 퇴학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이 사건은 학교에서의 체계적 인종차별에 대한 열띤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사건은 2018년 12월, 한 심판이 흑인 레슬링 선수의 머리 모양이 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실격 처리하겠다고 강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화당의 짐 조던과 같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민주 당원들이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휘발유 가격과 같은 미국인들이 관심을 두는 이슈들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텍사스의 흑인 대표인 쉴라 잭슨 리는 "나는 사소한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한다."라며 쏘아붙였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을 지지한다며 말하면서 "어떤 사람도 머릿결이나 머리 모양 때문에 직업을 얻거나, 학교나 직장에서 성공하거나, 주거를 확보하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거부당해서는 안 된다"라는 대통령의 소신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의 표를 얻었지만,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져서 양당 의원들이 고르게 분포된 상원에서 이 특별한 법안의 통과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의 몇몇 주들은 이미 2019년 여름,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모발 차별 금지 조처했다.


그리고 수년 동안 군대에서 여성들에게만 빡빡한 쪽을 진 머리만을 허용한 후, 미 육군은 2021년 1월에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기준을 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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