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럭셔리 리셀러와 한판 대결?

2022-03-23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재판매업체의 사재기 막기 위해 실명제 '사전 대기 시스템' 운영

샤넬 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자들의 모습


지난해 말부터 외신이 한국의 오픈런 현상을 주목한 가운데, 최근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로 여행과 면세점 쇼핑이 줄어들면서 한국에서 럭셔리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럭셔리 광풍 속에서, 샤넬이 20%나 그 이상 가격 인상으로 1,200만 원짜리 가방을 되파는 대량 구매자들을 제지하기 위해 쇼핑 희망자의 1/3을 배제했다고 보도했다.


샤넬은 재판매 시장의 다른 업체에 제품을 넘기기 위해 사재기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고객에 대한 선별을 시작한 이후 한국 내 부티크에서의 혼잡이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샤넬은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구매 패턴을 분석해 그들을 식별할 수 있었다. 이 정책이 시행된 이후 부티크의 혼잡은 30%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샤넬은 그 고객들이 어떤 근거로 대량 구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판매량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샤넬의 전략은 최악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럭셔리 제품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할 때 나왔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럭셔리 시장으로, 매출액 상위 7개 시장 중 지난해 매출이 2019년 수준에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단 두 개 시장(다른 하나는 중국) 중 하나다.

그러나 샤넬과 같은 브랜드의 공급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독점성을 유지하면서 화장품, 향수나 일부 소형 액세서리 외에 온라인 쇼핑 옵션 없이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쇼핑객들이 오픈 시간에 샤넬 매장을 향해 질주하는 이른바 동트기 전에 백화점 앞에 긴 줄이 생기는 것은 서울의 욕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샤넬 부티크 앞에서 한 쇼핑객은 로이터통신에 "오픈 런을 위해 오전 5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내 앞에 30명 이상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이 소비자는 거의 10시간 후에 매장에 들어갔는데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이미 매진되었다고 덧붙였다.


명품 수요가 급증하자 희소성 있는 제품을 미리 선점해 차익을 남기려는 리셀러들도 계속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재판매 시장의 뜨거운 수요가 반영된, 샤넬의 미디엄 클래식 플랩 백은 지난 1월 크림(KREAM)에서 표준 소매 가격보다 20% 이상 인상된 1,350만 원에 판매되었다. 크림은 네이버의 계열사로 운동화부터 테크와 럭셔리 제품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다.

운동화 수집에 열광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묘사한 ‘Kicks Rule Everything Around Me’의 앞 글자를 땄으며 크림은 2020년에 런칭했다. 크림은 로이터통신에 지난해 12월 월 거래액이 1,000억 원을 넘었으며 한국의 재판매시장은 가장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1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대기 시스템과 판매유보 고객 제도


크림과 같은 재판매 플랫폼이 다양한 브랜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스위스 시계업체 롤렉스처럼 샤넬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결혼 선물 중 하나라는 부동의 위상과 가장 상징적인 백의 잦은 가격 인상 때문에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샤넬은 이달 초 5% 인상한 한국을 포함 아시아와 유럽에서 핸드백, 액세서리, 시즌 기성복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는 9개월 동안 다섯 번째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대량 구매자에 대한 선별 조치를 위해 샤넬은 사전 대기 관리 시스템인 '큐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매장 방문을 원하는 고객은 모두 이 대기 시스템에 이름과 연락처, 방문 목적을 제출해야 한다. 방문 목적은 제품 구매, A/S, 결제 변경 및 환불 등으로 나뉘는데, 통상 구매를 위해 오픈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A/S와 환불 등은 구매 대기와는 별도로 부티크 입장이 가능하다는 게 샤넬코리아의 설명이다.


대신 줄을 서거나 매장에 대리 입장하는 아르바이트들은 하루 최대 15만원을 받고 있다.


또한 재판매업자들이 구매를 독식하자 샤넬 측은 매장 운영 방식도 바꾸었다. 샤넬은 지난해 말부터 '판매유보고객' 제도를 도입했다. 판매유보고객이란 매장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경우, 상품을 지낯게 많이 사들이는 경우, 다량 매집 고객에게 본인 명의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고객을 말한다. 판매유보고객을 지정해 그들에데 제품을 팔지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브랜드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구매 패턴이 샤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샤넬을 위한 무료 광고를 하고 있다. 부티크 바깥의 캠핑으로 밤을 지새우고, 오프-런을 감행하며, 소셜 미디어에 자기 경험을 올리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모든 현상의 도움으로 샤넬이 자연스럽게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큰돈을 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샤넬은 계속 판매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새벽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오픈런' 행렬은 연일 이어졌다.


일당 15만 원에 '줄 서는 사람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긴 대기 행렬과 대기자 명단이 그들의 흥미를 잃게 했다고 주장했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은 "나는 이미 오래전에 샤넬 제품 구매를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300명 정도인 대기자 명단에 올려있다고 해도 구매하기 힘들다. 내 순서가 돌아와도 남아 있는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를 짜증 나게 만들기 때문에 더는 이 광란의 중심에 서 있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대량으로 사들이는 재판매업체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재판매업체들은 로이터통신에 매장 앞에 줄을 서거나 자신들을 대신해서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하루 최대 15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줄을 서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30대인 한 리셀러는 로이터통신에 보통 20% 이상의 이익률로 구매한 제품을 재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고 수준이 낮을 때는 훨씬 더 이익이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샤넬 플랩 카드 홀더를 중고 마켓플레이스 앱인 캐럿에서 매물이 나온 후 5분 만에 소매가격보다 40%나 높은 100만 원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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