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코비드, 섬유산업 회복의 암초?

2022-03-16 유재부 패션 에디터 UB@fi.co.kr

광둥성 봉쇄로 공급망 차질 ... 상하이 지역 일부도 락다운

중국 방영정책인 제로-코로나 조치로 전면 봉쇄된 심천 지역


세계 최대 섬유·의류 수출국 중국이 기침하면 전 세계 섬유산업은 숨을 죽인다.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전염병이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새로운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 곧바로 대규모 영토를 봉쇄하는 중국식 '제로 -코비드' 정책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이상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인 오미크론이 회복 중인 세계 공급망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현재 심천과 상하이 등 주요 섬유 의류 생산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처럼, 생산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정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중국 북부에 있는 광둥성에서는 66건의 코로나-19 확진으로 1,700만 명이 필수적인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일상 활동의 정지를 의미하는 봉쇄(락다운)에 들어갔다. 최근 몇 년 동안 심천이 있는 이 지역은 섬유 의류 수출 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업체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에 이 뉴스는 전 세계 바이어들을 떨게 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는 2만 8,276개의 중국 섬유 제조업체가 광둥성에서 제품을 수출했다.


중국 의류제조업체 노동자


중국의 또 다른 주요 섬유 의류 생산 지역인 상하이 역시 중국 섬유업계 고객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중국의 가장 인구가 많은 대도시인 상하이가 많은 지역에 걸쳐 봉쇄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 북부의 장쑤성과 남부의 저장성에는 각각 1만3,600여 개와 1만2,300여 개 섬유 수출업체가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설팅회사 커니의 퍼 홍 선임 파트너는 “오미크론은 이미 압박을 받는 공급망에 대한 또 다른 시험대”라며, 중국 본토에서 아직 오미크론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과거에도 도시 전체에 대한 대규모 폐쇄와 강제 방역은 물론 검역 강화와 항만에서의 엄격한 검열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제로 코비드’ 정책을 시행했다”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전문가가 중국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제로 코비드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CNBC는 전했다.


중국 광둥성에서는 66건의 코로나-19 확진으로 1,700만 명이 봉쇄에 들어갔다


이러한 중국의 봉쇄 조치 강화는 연쇄 효과를 촉발해 공급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국에는 세계 기업들의 생산공장이 집중된 만큼 파급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세계선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10개 항구 중 7개가 중국에 있다.


장쑤성의 한 신발 제조업체 대표는 "보건 규정을 완벽하게 준수하면서 영업할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봉쇄 조치는 고객들에게 겁을 줄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쇼핑몰 폐쇄와 사람들이 쇼핑을 꺼리는 경향 때문에 지역 소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며칠 동안 걱정이 된 고객들의 연락을 받았다. 제로-코비드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최근에서야 다시 받기 시작한 수주 실적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급망이 2021년에 확보한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의류 수출은 24% 성장했는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6%나 늘어난 수치다. 한편 바이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계속되는 해상 운송 위기와 치솟는 항공 운송 비용에 대처해야 하고 여기에 추가적인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중국 의류제조업체 노동자


그러나 중국 전문가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시앙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 코비드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전 세계 공급망 문제가 악화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8.1% 달성도 제로 코비드 정책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국민 생명 보호가 우선이라며 중국과 달리 서방국에서 수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의 사망자 수가 90만 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은 제로 코비드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구 바이어들의 불안감도 이해가 간다. 특히 유럽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은 후 유럽 전역에 불어닥친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때문에 소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에 스스로 체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WTO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1,420억 달러(약 176조 8,610억 원) 어치를 수출해 베트남(약 34조 8,740억 원)과 방글라데시(약 33조 6,285억 원)를 크게 앞섰다.


한편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확산은 섬유와 기타 소재들을 아시아 국가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서구의 의류 제조업체들에서 도미노 효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프랑스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중국은 유럽에 113억 유로(약 15조 4,774억 원) 상당의 제품을 수출하는 EU의 주요 섬유 공급국가였다. 이는 약 6조 5,745억 원 수출한 터키와 약 3조 6,981억 원을 수출한 인도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여기에 운송비 급증을 추가하면 전 세계 의류 메이커들의 계산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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