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기업을 위한 전략적 자산관리 Framework

2022-03-14 하성호 Simone Investment CFA shha@simonecf.com

[ 하성호의 패션투자 뒤집어보기 21 ]

전략적 자산관리의 시작과 끝 'IPS'






이번 칼럼은 기업내 유휴자금 활용 및 관리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의 대표, 재무 담당자를 위해 작성했다. 전략적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은 개인 또한 유익하게 읽어볼 만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특히 '어떻게 위험관리를 하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는 질문에 대한 실행 방안이 되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IPS(Investment Policy Statement, 투자원칙보고서, 이하 IPS)에 대해 소개를 할 것이다. IPS는 고객(독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적용되는 제약조건과 함께 투자기간 동안의 투자 목표와 위험 허용 범위를 설명하는 문서다. 보통 (특히 미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실행하기 전에 IPS를 작성한다. IPS는 또한 고객의 장기적인 투자목표 달성을 위한 관리 차원의 운영 매뉴얼이기도 하다. 잘 구성된 IPS는 불리한 시장 상황에서 특히 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 입장에서 책임의 이행에 대한 증거 및 로드맵 역할도 한다.


필자가 이번 칼럼을 작성하면서 참고한 자료는 CFA Institute 커리큘럼이다. CFA Institute는 1947년 설립된 투자 및 재무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글로벌 비영리 단체이다. CFA Institute에서 주관하는 CFA(Charte red Financial Analyst, 국제재무분석사) 시험은 Level I, II, III의 엄격한 시험에 합격하고 4년의 유관 경력을 쌓은 합격자들에게 자격을 부여한다. IPS는 CFA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Level III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자산관리 Framework라는 의미다. 필자는 CFA Institute 한국협회에서 보드멤버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칼럼 순서는 IPS를 구성하는 각 내용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필자가 만든 가상의 중견 패션기업 '마커스컴퍼니'를 대상으로 IPS를 작성해 봤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이 칼럼을 출력해 필자의 설명을 바탕으로 IPS를 작성해 보자. 잘 모르겠어도 일단 써보자.


IPS를 작성하면서 막연했던 투자에 관련한 목표와 제약조건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사실 이것 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CFA Institute의 커리큘럼을 뼈대로 필자의 생각을 포함시켰음을 밝힌다)


IPS 항목은 크게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자, 그럼 각각의 항목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살펴보자.


■ 투자 배경 및 목표
(Background and Investment Objective)

■ 투자 변수 (Investment Parameters)
·위험 허용수준(Risk Tolerance)
·투자 기간(Investment Time Horizon)
·자산군 선호도
(Asset Class Preferences)
·기타 투자 선호도
(Other Investment Preferences)
·유동성 선호도
(Liquidity Preferences)
·제약사항(Constraints)


◇ 투자배경 및 목표(Background and Investment Objective)
투자목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투자목표를 세우는 배경(Background)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가능하면 상세하고, 계량화(Quantify)해야 한다. 투자목표를 '성장', '수익극대화' 같이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매년 인플레이션율 만큼 증가하는 금액을 인출하고 싶을 수도 있고, 기업의 경우 해당 금액만큼 신사업을 위한 투자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투자목표가 여러가지라면 어떤 목표가 기본목표인지 정해야 한다. 미래 M&A를 위한 충분한 현금을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를 하고 싶다면, 1차 목적은 원금 손실 방어(M&A 자금 보전), 2차 목적은 스타트업 투자이다.


◇ 위험 허용수준(Risk Tolerance)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 능력(Ability)과 의지(Willingness)는 다른 것이다. 위험 허용치(Risk Tolerance)는 보통 설문지를 통해 전문가가 판단하지만, 본인의 과거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지치와 투자 목적을 감안하여 최대 허용 손실범위를 자가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 투자 기간(Investment Time Horizon)
너무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투자 기간은 반드시 정해야 한다. 중요한 Milestone을 기준점으로 삼아보자.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M&A 목표시기 등 사업 목적에 맞게 설정해보는 것이다. 투자 목표 또는 사업목표가 여러가지일 경우 투자 기간을 구분할 수도(Multipletim e horizon) 있다. 그리고 투자 기간을 범위로 설정해도 좋다. 예를 들어 투자 기간이 긴 경우 '15년 초과', 짧은 경우 '10년 미만'처럼 말이다.


◇ 자산군 선호도(Asset Class Preferences)
IPS의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는 자산배분이다. 고객의 투자목표, 위험성향, 투자기간, 제약조건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물론 자산관리자와 고객과 대화를 통해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만 고객이 선호하는 자산군은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은행의 정기예금, 우량등급의 채권만 원하면서 투자목표를 '기업의 유보 현금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로 정하면 상식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투자목표에 맞게 내가 원하는 정기예금, 우량등급의 채권의 비중을 설정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이다. 일단 감으로라도 정해보자.


◇ 기타 투자 선호도(Other Investment Preferences)
특정 기업의 경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에 관련한 선호도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ESG 투자 차원에서 환경, 사회적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 회사나 산업에 투자하기를 원할 수 있다. 아니면 기업의 'Legacy' 유지를 위한 투자, 또는 피해야 할 투자가 있을 수 있다.

◇ 유동성 선호도(Liquidity Preferences)
투자목표 섹션에서 어느 정도 언급하는 내용일 수 있지만, 좀 더 상세히 적어보자. 예를 들어 일부 기업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현금비중을 유지시켜야 할 수 있고, 기회비용을 줄이고자 현금보다 수익률이 좋은 환금성 높은 자산에 투자를 할 수 있다. 기업의 유동성 선호가 투자 자산군(Asset Class)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반드시 제약사항을 이 부분에 나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속, 증여 또는 M&A 등 기업이 필요에 의해 전체 포트폴리오를 매각해야 하는 경우 사모펀드 같은 비유동 자산군은 투자하지 않거나 비중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 제약사항(Constraints)
특정 투자 또는 전략 실행에 고객이 정한 또는 처한 제약조건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처분시 상당한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지분증권을 보유하고 있다던지, 기업이 처한 특수한 세무, 법률 및 규제에 대한 내용 등이다. 이렇게 작성한 IPS를 토대로, 자산관리자는 투자할 자산군(Asset Classes)을 선택 및 배분 후 시뮬레이션 한 투자수익률을 제시한다. 투자집행 이후 IPS에 대한 정기적인 리뷰와 IPS에서 제시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 모니터링을 통해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Rebalancing)을 한다.


실제 IPS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자산배분과 사후관리는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함께 실행해가는 영역으로 필자의 업무영역이 아니다. 필자가 예시로 만든 아래 케이스와 실제 서비스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핵심 내용은 꿰뚫고 있다고 생각한다.


◇ IPS 작성 예
1980년대 설립한 마커스컴퍼니(가상 기업)는 중견 패션 브랜드 운영사로 탄탄한 인지도와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며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신규 브랜드 런칭에 잇달아 고전하며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보수적인 경영 원칙으로 사내 현금 보유량이 많지만, 전문적인 자산운용인력이 없어 재무팀을 통한 우량등급 채권 투자 통해 유동성 관리 중이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또는 잠재 인수 대상확보 차원의 기업 투자를 계획 중이지만, 어느 정도 재원을 배분해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이 힘든 상황이다.



마커스컴퍼니 경영자는 자산관리 전문가 김 대표를 만나 IPS 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함께 투자목표를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기로 결정했다.





IPS 작성은 잃지 말아야 할 돈, 미래를 위해 써야할 돈 등 돈의 꼬리표를 정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패션 기업들이 성공적인 전략적 자산관리와 투자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진화하는 Genuine Coevolve 생태계를 만들어보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하성호 CFA | Simone Investment (shha@simonecf.com)


필자는 글로벌 1위 명품 핸드백 제조기업집단에 속한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에서 기업투자 및 펀드운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바라본 패션산업에 대해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쉽게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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