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오프라인 영업 임원에서 떼어내라

2021-07-01 한실장 


<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27 >



필자는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패션 기업들이 실전에서 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지 그리고 그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 왔다. 그럼에도 아직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 첫 걸음조차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좀 더 명확하게 당장 시작하면 좋을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기존 영업 부서로부터 이커머스 조직을 당장 독립시켜라. 다수의 기업들이 영업 책임자는 백화점과 대리점 등 오프라인 영업을 20년 이상 한 사람들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이커머스 비중과 역할을 키우는 '채널 시프트 전략(Channel shift strategy)'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상충되는 화두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존 오프라인 영업 정책을 그대로 두고, 온라인을 추가로 강화한다는 전략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영업 수장들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이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디지털 포메이션을 시작도 못했다고 한다면 그분들은 채널 시프트를 할 생각이 없거나,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은 기존 영업 수장의 관리 밖으로 부서를 독립시키는 것이 좋겠다. 이때 기존 영업 부서와 신생 이커머스 조직과의 업무 분장은 소비자가 어디서 물건을 구매하는 지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기존의 관계들은 고려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그 관계 때문에 지금도 변하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전문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전문 조직을 이끌 한 사람은(기존 인력들 대비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꼭 전문가로 채용하기를 강력히 추천하고, 도저히 힘들다면 잠재력 있는 인원을 선임하고 외부 전문가로부터 과외라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 여기서 핵심은 기존 영업 조직으로부터 독립이 꼭 필요하며, 일부 기존 조직과의 상충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개별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부여해 자체 경쟁력을 키우도록 육성해야 한다.  이때 최고 경영자의 집중 육성 의지는 기존 인력들의 일부 사기 저하가 있더라도 필수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랫동안 쌓여 있던 조직 문화와 업무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 아무런 문제점도 없이 쉽게 이루어 지기를 바란다면 그래서 아직도 변화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둘째, 이커머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과 전술만 고민해 보자. CEO, 관리, 상품, 물류, CS 그리고 마케팅 부서까지 유관 부서가 모두 모여 이커머스 성장과 이를 통한 이익 극대화만을 고민하고 논의하는 정례 회의를 만들어 보자. 이 회의에서의 주의 사항은 그 누구도 '원래' 라던지 그렇게 되면 기존 비즈니스에 타격이 있다 거나 기존 관계들이 흐트러진다는 '우려'를 얘기해서는 안된다.  여러 차례 얘기한 것처럼 이커머스는 많은 부분에서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 다르기 때문에 기존 틀안에서 잘하게 만들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선수들이 모여 그 관점으로 이커머스를 평가하기 시작하면 우려 투성이고 다 잘못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일단은 이커머스 성장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전략과 전술만 고민하는 정례 미팅을 시작해 보자. 분명히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 관계들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닥에 깔고 있지 않다면.


마지막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손익 관리를 분리하자. 손익만큼 경영 판단을 선명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광고 선전비를 2%만 써도 적자가 나는 것이 오프라인 사업일 수도 있고, 광고 선전비를 15%를 써도 10%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온라인 사업일 수도 있다. 손익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통비를 제외한 직접 비용을 반영한 손익 관리를 별도로 시작해 보면 온라인 사업의 효율성에 대해 최고 경영자 뿐 아니라 관리 부서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다.


이때 주의사항이 있는데, 판매 상품의 구성이다. 필자가 보았던 많은 중소, 중견 기업에서는 아직도 자사몰에서 이월 상품들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정상 상품을 팔며 백화점과 대리점의 관계에 문제점을 만들지 않겠다.'는 점과 "백화점몰에서 (쿠폰이나 카드 후 청구 할인 등을 통해) 더 싸게 팔고 있기 때문에 올려 놔도 팔리지 않는다."는 철저히 오프라인 영업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나온 잘못된 결정이다. 이런 경우에는 판매가가 원가 수준이거나 심지어 그 이하일 테니 (물론 그나마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것보다는 더 이익이겠지만) 당연히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손익 구조를 비교해 볼 필요도 없을 것이고,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이고 백화점몰 등과 같은 모든 판매 채널들과 유사한 가격으로 유사한 상품 구성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이커머스를 성장시킬 의지가 있다면 공통비를 배분할 때 좀 더 이커머스의 성장을 위한 관점으로 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각 기업의 사업 특성에 따라 매출 비중으로 배분할 수도 있고, 원가 기준으로 배분할 수도 있겠지만, 이커머스와 상관없거나 관련성이 낮은 항목들은 제거하고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작은 부분으로 여길수도 있겠지만 매장 간 재고 이동 물류 비용처럼 이커머스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의 비용을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도 기존 관계나 관성보다는 이커머스의 미래 성장에 기준을 두고 판단을 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매출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거나 줄어들다 보니 비용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이커머스와 전사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틀린 말씀이 아닐 수 있다. 분명히 적절한 투자가 동반되지 않고서 성공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투자를 동반하지 않고서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고, 그것들 중 쉽게 그러나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을 제안하였다. 실행을 위한 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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