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몰이 어려운 이유 vs 자사몰이 성장하는 환경

2021-03-31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23

최근 들어 패션 리테일에서 확실히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가 많이 올라갔다.


특히 상대적으로 디지털 이해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최고경영자들이 "어떻게 하면 온라인 매출을 올릴 수 있어요?"와 같은 막연한 질문에서 "어떻게 하면 자사몰을 성장시킬 수 있나요?"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뀌었다는 것에서도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지난 에피소드 들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외부의 쇼핑몰에 우리의 상품을 위탁(또는 사입)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은 이커머스라고 하기 어렵다.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하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외부 쇼핑몰에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넓은 의미의 이커머스라고 하려면, 자사몰의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과정에서 전략적인 활용이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이번 에피소드는 최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 중 하나인 "어떻게 하면 자사몰을 성장시킬 수 있나요?"에 대한 얘기해보려고 한다. 자사몰 성장의 장애물들과 성장 전략 등은 그 동안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 조금씩 언급되기는 했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종합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왜 많은 패션 기업들은 자사몰 비즈니스를 힘들어 할까? 첫째, 자사몰 외에 온라인 판매 채널이 많고, 자사몰은 이들보다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전체 매출 대비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은 기업이나 브랜드들은 기본적인 온라인 판매 전략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이 주제에는 해당되지 않겠다. 두 번째는 최종 소비자 관점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 (자사몰, 위탁/사입 방식 외부몰 그리고 백화점몰 등의 총 합계)은 높은데, 자사몰의 비중이 낮은 경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온라인 거래액이 전체 소매액의 38%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한다. 10건 중 4건의 소매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는 어떨까? 설마 '저 수치는 식품이나 기타 생활 용품의 경우에나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애써 부정하고 싶겠지만, 이 자료에 따르면 패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24%로 조사 카테고리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아마도 비즈니스를 백화점 중심으로 하고 있고, 이커머스 팀을 별도로 갖고 있어 외부몰 영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전사 매출 대비 20~50%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사몰이 전사 매출 대비 10%도 차지하지 못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자사몰 외 많은 외부몰 채널을 운영하는 것과 그 채널들 대비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은 가격, 편의성 그리고 배송, CS 등 사후 서비스 품질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격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외부 종합몰 (*관점의 차이로 외부몰, 백화점몰 등으로 구분하기는 하지만 결국 같은 곳들이므로 종합몰로 통칭한다.)의 경우, 강력한 맴버쉽 뿐 아니라 카드 후 청구 할인, 등급별 쿠폰 패키지 각종 프로모션 적립금 등 다양한 할인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외부 온라인 쇼핑몰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러한 혜택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고, 어느 순간 본사에서는 그 종류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우리들의 자사몰은 어떤가? 외부 종합몰들이 우리 상품을 다양한 혜택을 통해 판매하는 동안 계속 해 오던 방식 그대로 '정가 판매'를 고집한다. 자사몰에 어떤 혜택이 주어지려고 하면 영업부를 중심으로 유관 부서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막는다. 시장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최고 경영자로서는 '무조건 정가'에 팔아야만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받는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자사몰이 할인을 해야 한다"가 아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어 우리가 생각하는 '정가'에 물건을 판매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도 종합몰에 판매를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면,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사몰은 최소한 동등하거나 더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해야만 공정한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시 오프라인의 두 매장을 처음부터 가격을 다르게 설정해 두고, 경쟁을 잘 해보라고 촉구하는 영업 책임자나 경영자가 있을까? 한국 내 대다수의 패션 리테일 기업들의 자사몰은 종합몰과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꼭 종합몰을 통해 판매해여 한다면, 자사몰 강화를 포기하던지, 자사몰이 그들 못지않은 혜택을 제공하던지 둘 중 하나의 선택이 필요하겠다. 이 부분을 방관한 채로 전문가 채용, 시스템 투자 그리고 서비스 강화를 해도 자사몰 강화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가격 외에도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쇼핑몰의 이용 편의성과 배송, CS 등 사후 편의성이 있다고 했다. 이 두가지 부분에 있어서도 자사몰의 경쟁자는 역시 외부 종합몰이다. 이들 외부 종합몰이 공통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쇼핑 UX(user experience)를 최대한 따라가는 것이 좋다. 종합몰 쇼핑이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들과 다른 방식을 제안하면 불편함을 느끼고 이탈할 확률이 높다. 배송과 CS 등에서도 이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수준으로 맞춰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이미 여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위탁 방식의 비즈니스에 익숙했던 우리가 직접 유통을 하려고 보니 그 동안 감사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던 곳들이 모두 경쟁자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으부터 자유로운 기업이나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의 상황을 보면 앞의 상황이 더욱 공감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여성복 기업인 한섬은 종합몰 판매를 하지 않다가 자사몰을 런칭한 경우다. 종합몰과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 소신 있게 단기간에 자사몰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또 다른 경우는 자라, 유니클로 그리고 럭셔리 해외 브랜드들의 경우인데, 이들 브랜드들의 자사몰은 종합몰들처럼 한국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 익숙하지도 않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온라인 판매 채널이 없기 때문에 자사몰을 통해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들 브랜드들은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는 '채널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는 주장을 한다면 일부 동의할 수도 있지만, 자사몰 성장의 관점에서는 꼭 참고를 해야 할 경우다. 그 동안 해오던 전략을 유지할 것인지, 자사몰 성장을 위해 전략을 수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 저울질이 한번은 필요하겠다.


둘째, 기존 기여도 평가 방식과 전략 수립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자사몰 성장에 큰 위협 요소다. 특히 채널별 손익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과거에는 매출(Top line) 비중 기반으로 사업의 중요도와 기여도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채널에 대한 기여도 평가는 조직 구성 및 권한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품, 마케팅 등 유관 부서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A 브랜드의 채널별 매출 구성에 있어 전사 매출 가운데 백화점이 60%, 대리점 20%, 아울렛 10% 그리고 자사몰이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백화점이 가장 중요한 채널로 인식될 수 있고, 대리점, 아울렛을 포함한 규모가 90%이니 오프라인 그리고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략 수립이 된다. 인력, 물량, 예산 그리고 유관 부서 지원까지 오프라인과 백화점 쪽으로 집중될 수 있다.


이 경우 자사몰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구호로 그치기 쉽고, 실무 담당까지 그 메시지가 전달되기가 어렵다. 채널별 손익 구조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백화점과 아울렛 등 온오프를 함께 운영하는 채널들의 온오프라인 매출 구분을 통해 자사몰 또는 직접 운영시 흡수할 수 있는 잠재 시장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이익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수수료는 백화점 매장을 통해 판매할 경우, 매장과 동일한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브랜드가 직접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경우, 약 5% 정도의 수수료로 운영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채널 이동(channel shift)을 통해서 취할 수 있는 추가 이익에 대해 시뮬레이션하고, 이동 기간과 양에 대한 목표를 잡고, 이에 따른 채널별 기여도 분석이 필요하다. 더불어 손익 구조와 중장기 채널 이동 전략을 기반으로 채널 별 투자 비중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채널 별 투자 전략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산 투여 비중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물량, 인력 그리고 유관 부서의 지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부서별 R&R 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들릴 수 있는데, 아직 많은 회사들이 매출 기여도 중심으로 영업 조직이 구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자원과 권한도 이에 맞춰 배분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사 매출에 10%밖에 되지 않는 자사몰을 위해 많은 투자와 자원 배분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자사몰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많은 패션 기업들의 자사몰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지 못해 그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 자사몰의 경쟁자는 타 브랜드의 자사몰이 아닌 종합몰인 경우가 다수이며, 내부 지원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전시스템 투자 및 고도화에 들어가기 전에 자사몰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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