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력 쟁탈전

2021-03-16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22>
"우리 회사는 도대체 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잘 안되는거야?"




최근 들어 뉴스에서 'IT 개발자 소개만해도 1000만원 준다?', '올해만 1만명 부족…뺏기면 죽는 개발자 쟁탈전' 등 IT 개발 인력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다룬 기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IT 개발자를 직접 채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패션 리테일 업계에서 직접적으로 와 닿는 기사들은 아니지만, 패션 리테일 업계에서도 이미 이커머스 인력 수급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거의 모든 패션 리테일 기업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을 기점으로 이커머스를 시작했거나 강화하고 있다. 그 대다수의 기업들은 '이커머스 강화 전략의 성공'을 위해 '이커머스 전문가' 채용을 희망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만한 인재들은 시장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패션 리테일 업계에서 지난 15년 간 이커머스 관련 업무가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소위 이 업계 엘리트 (?)들이 이커머스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임원급에서 전문가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중간 관리자급에서도 기업들이 원하는 잘 준비된 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기업들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대처를 할 수 있을지 제안해 보려고 한다.


첫째, 이커머스 조직 및 인력 관리에 대한 별도 관리 방안에 대한 대책 논의를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커머스 관련 인력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잘 훈련된 우수한 인력을 찾기는 아주 힘들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전문 인력 확보와 기존 인력의 이탈 방지가 동시에 이루어 져야 한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잘 수립했다 하더라도 관련 인력이 제대로 확보되고, 관리되지 못한다면 이를 일관성있게 지속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전문 인력 확보와 기존 인력 이탈방지 관리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반복적으로 얘기한 것처럼 사장에서 우수한 인력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수한 인력들은 기존 내부 유사 연차 인력 대비 높은 수준의 급여를 요구하여 기존 급여 체계에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고, 기존 내부 이커머스 인력들 중 준수하다고 판단되는 인력들은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외부에서 끊임없는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있다.


인사 부서 입장에서는 기존 급여 체계를 흔들어 가며 외부에서 우수한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내부 인력의 이탈 방지를 위해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근거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커머스 관련 직군의 급여 상황에 대한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내부 급여 체계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면 관련 직군 채용과 기존 인력에 대한 조정 방침에 대한 수립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이커머스 인력 채용을 위해 검증에 대한 자문 의뢰를 받기도 하는데, 기존 타 부서 인력들 대비 연차나 관리 경험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나 그 이상의 포지션이 주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냉정히 바라보았을 때, 분명 부족함이 보이지만 시장 내 인력 수급상황을 고려하면 기업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면 하나의 기업 조직 내에서 상품 또는 영업 부서와 비교를 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연차에 관리자가 되거나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 리테일 시장이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내부 형평성을 고려하여 우수 전문 인력 확보를 주저하기 보다는 시장 상황이 반영된 이커머스 직군에 대한 급여 체계를 만들고,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현재는 필요해 보인다.


둘째, 전문 인력 채용에 대해 새로운 내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어떤 인력을 어떻게 채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다섯 번째 에피소드, 5. 도대체 어떤 사람에게 온라인 사업을 맡겨야 됩니까? 편을 참고하면 좋겠다.)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채용함에 있어서 여러가지 주의 사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면접관의 선정이 될 수 있겠다. 면접 과정을 통해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면접관이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서 후보자의 역량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적합하지 않은 자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흔히 실수하는 사례로 외부몰 영업을 주요 업무로 했던 MD를 자사몰 MD로 채용한다거나, SNS 채널 관리와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했던 인력을 디지털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담당자로 채용을 하기도 하고, 디지털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을 담당하던 인력을 MD로 채용을 하는 등 실제 경험과 맞지 않는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렇게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인력을 채용할 경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과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거나 브랜드 이미지 실추 또는 불필요한 비용 낭비 등으로 연결된다. 내부에 이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원이 있다면 직급, 직책을 떠나 인사책임자와 함께 면접을 진행하거나 내부에 적합한 인원이 없을 경우, 외부 전문가를 인사 책임자가 함께 면접을 진행하는 것도 제안한다. 잘못된 인원을 채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이들을 통한 반복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실패로 인한 최고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내부 인력에 대한 교육과 육성이 필요하다. 상품기획이나 디자인 등 직무의 경우, 외부 교육 기관들도 다양하게 있지만, 이커머스 영역에서는 아직 실무를 학습할 만한 외부 기관의 과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최소한 중간 관리자 이상의 우수한 전문가 1인은 채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이를 통한 내부 인력 교육과 육성이 필요하겠다.


이 경우, 여러 팀에서 모집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당장에 실무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을 인력만을 모집 또는 차출하는 것 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숫자로 진행하기를 제안한다. 우수한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인력의 이탈로 수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이들 중 몇 명이 우수한 이커머스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많은 인력들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것이 좋겠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유 있게 인력을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들을 이커머스로 보직 변경하고,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 그러나 외부 전문 인력 수급이 쉽지 않고, 현재 인원의 이탈도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에서 이 마저도 어렵다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위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직 내 형평성, 비용 절감 또는 최고 경영자 등과의 특수 관계 등의 이유로 계속해서 비 전문가들에게 이커머스를 맡긴다면 성공적인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쉽지 않을 것이고, 변화하는 시장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디지털 인력 쟁탈전이 시작되었고,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선두 기업들은 이에 맞는 대책들을 세워가며 대응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개발자 연봉 도미노 인상 소식과 삼성전자 임원의 쿠팡 이직 소식 등을 더 이상 다른 세상 얘기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다. 우리 패션 리테일 기업들도 지속 성장을 위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전문 인력 흡수와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에 대해 서둘러 고민해 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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